노태악 대법관 퇴임 "정치의 사법화,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것"
2026.03.03 11:06
"사법부 디딤돌은 사법독립과 국민신뢰"
"정치적 사안, 사법부 가져오는 현상 심화"
"법관에게 용기라는 덕목이 더 크게 요구"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을 지낸 노태악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3일 퇴임했다.
노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명감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법 본연의 역할과 책무에 집중하고 신뢰와 지혜를 모은다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사법부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사법부를 위협하는 불신과 압박 속에서도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한다는 당부도 이어갔다. 그는 "사건은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으며 사회적 갈등은 법정 안으로까지 깊게 들어와 있다"며 "특히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그렇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안을, 사법부로 가져오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정치의 사법화는 지금처럼 양극화된 사회에서 결국은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말한다"며 "사법의 결론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어느 한쪽의 비난과 공격을 피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 가운데서도 법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합니다. 법관에게 용기라는 덕목이 점점 더 크게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언급했다.
사법부의 디딤돌로는 '사법권의 독립'과 '국민의 신뢰' 두 가지를 지목했다. 노 대법관은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법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나 혜택은 더욱 아니다"라며 "오직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법치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여 궁극에는 국민의 법적 평화와 행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설마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마주하며 마음이 무겁습니다만,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존경을 받을 때까지 노력해주시고, 저도 법원 바깥에서 한없는 응원을 보내겠다"고 했다.
노 대법관은 1987년 사법연수원 16기로, 1990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고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대법원 형사법연구회장, 국제거래법연구회장을 역임한 뒤 2020년 3월 대법관에 취임했다. 2022년 5월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청와대의 후임 대법관 임명 제청 논의가 길게 이어지면서, 노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임명에는 4주 이상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관 임명을 위해서는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 본회의 표결, 대통령 재가 등 임명 절차가 필요하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 질의에 "협의 중이기 때문에 대법원이 일방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전문] 노태악 대법관 퇴임사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동료 대법관님, 그리고 사랑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1990년 3월 처음 법복을 입으며 느꼈던 그 엄숙함과 생경함을 기억합니다. 한순간도 가볍지 않았던, 이제는 익숙해진 그 법복의 무게를 내려놓으려 합니다. 돌이켜 사법부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책무를 온전히 다하였는지 스스로 물어봅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것은 동료 대법관님들을 포함한 법원 가족 여러분들 모두의 덕분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누군가에게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으로 남아 있다면
그분들께도 진정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법관으로 취임하면서, ‘제가 다루는 것은 단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사건 기록에는 당사자들의 치열한 삶의 흔적이 담겨 있었고, 기록의 행간에서 법리와 사실이라는 엄중한 기준을 놓지 않으며 최선의 정의를 찾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미 정해진 답을 어딘가에서 찾아내는 기계적인 발견의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첨예한 이해관계와 가치관의 충돌 속에서 우리 사회가 마땅히 지켜야 할 정의를 만들어가는 것이었고, 때로는 인식의 한계 내에서 차선의 정의라도 구하고자 분투해야 했던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회에 대한 통찰 없이는 만족할 만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도 없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을 풀어나가는 가운데서, 때로는 ‘좋은 결론’과 ‘맞는 판결’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하였습니다. 좋은 결론을 찾아가면서도, 그것이 맞는 판결인지 드물게 그 차이와 간극을 느낄 때면, 당혹스러움과 고민으로 밤잠을 설칠 때도 없지 않았습니다.
법관은 끊임없이 시대의 변화를 바로 보면서 시대와 호흡을 같이 해야 합니다. 또한 그 고민의 결과는 우리가 내리는 판결에 투영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변화하는 시대에도 포기할 수 없고 지켜내야 하는 핵심적인 가치가 있음이 분명합니다. ‘법원의 판결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법률의 해석에는 사법의 본질이라는 뛰어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법의 지배’라는 원칙을 포기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사건은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으며 사회적 갈등은 법정 안으로까지 깊게 들어와 있습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그렇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안을, 사법부로 가져오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정치의 사법화는 지금처럼 양극화된 사회에서 결국은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사법의 결론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어느 한쪽의 비난과 공격을 피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법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합니다. 법관에게 용기라는 덕목이 점점 더 크게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명감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법 본연의 역할과 책무에 집중하고 신뢰와 지혜를 모은다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사법부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제도가 불신 받고 권위가 상처받는 시대에서, 어느 언론인께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도 상식과 원칙의 힘을 믿습니다.
한편, 디지털 전환시대에서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법부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인공 일반 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등장하고 이른바 특이점(Singularity)을 넘는 지점에서, 인류는 인공지능과 동반자적인 관계를 새로 설정해야 할지 모릅니다. 의식과 감정도 기술의 영역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판단작용을 통한 사법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정의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전과 급격한 사회변화에서도 다행히 법원은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사법의 중심에는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한 법관의 통찰력이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해사국제상사법원을 설치하는 법률이 통과되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좋은 법률과 예측 가능한 법적 환경을 갖추는 것이 한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여 왔습니다.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하고 복잡한 국제상사거래 분쟁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법원은 그와 연계되는 중재나 조정 등 대체적 분쟁해결기구와 함께, 다양한 분쟁해결방법을 통하여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사법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력자원을 바탕으로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우리 법원이 국제사회 속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합니다. 국제분쟁해결의 궁극적인 목표는 절차적 정의의 실현과 법의 지배 및 나아가 국제사회의 보편적 상식을 실현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사법부의 디딤돌은 사법권의 독립과 국민의 신뢰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법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나 혜택은 더욱 아닙니다. 오직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법치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여 궁극에는 국민의 법적 평화와 행복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를 추구한다고 해서 달성되는 것은 아니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함께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 제대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설마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마주하며 마음이 무겁습니다만,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존경을 받을 때까지 노력해주십시오. 저도 법원 바깥에서 한없는 응원을 보내겠습니다.
지난 6년은 부족하고 불민한 능력으로, 아파도 아프다고 느낄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우연히 책장에서 본 어느 책 제목처럼 ‘모든 삶은 서툴다’라는 말은 스스로의 모자람에 대한 위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동안 저를 믿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올립니다. 대법원장님과 동료 대법관님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사법부를 지켜온 법원가족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36년을 보내온 법복의 무게를 벗으려 합니다. 사법부의 무궁한 발전과 모든 법원 가족들, 그리고 이곳에 계신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축복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가족들에게 한마디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너무 고마웠고, 사랑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2026. 3. 3.
대법관 노 태 악
1990년 3월 처음 법복을 입으며 느꼈던 그 엄숙함과 생경함을 기억합니다. 한순간도 가볍지 않았던, 이제는 익숙해진 그 법복의 무게를 내려놓으려 합니다. 돌이켜 사법부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책무를 온전히 다하였는지 스스로 물어봅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것은 동료 대법관님들을 포함한 법원 가족 여러분들 모두의 덕분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누군가에게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으로 남아 있다면
그분들께도 진정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법관으로 취임하면서, ‘제가 다루는 것은 단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사건 기록에는 당사자들의 치열한 삶의 흔적이 담겨 있었고, 기록의 행간에서 법리와 사실이라는 엄중한 기준을 놓지 않으며 최선의 정의를 찾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미 정해진 답을 어딘가에서 찾아내는 기계적인 발견의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첨예한 이해관계와 가치관의 충돌 속에서 우리 사회가 마땅히 지켜야 할 정의를 만들어가는 것이었고, 때로는 인식의 한계 내에서 차선의 정의라도 구하고자 분투해야 했던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회에 대한 통찰 없이는 만족할 만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도 없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을 풀어나가는 가운데서, 때로는 ‘좋은 결론’과 ‘맞는 판결’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하였습니다. 좋은 결론을 찾아가면서도, 그것이 맞는 판결인지 드물게 그 차이와 간극을 느낄 때면, 당혹스러움과 고민으로 밤잠을 설칠 때도 없지 않았습니다.
법관은 끊임없이 시대의 변화를 바로 보면서 시대와 호흡을 같이 해야 합니다. 또한 그 고민의 결과는 우리가 내리는 판결에 투영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변화하는 시대에도 포기할 수 없고 지켜내야 하는 핵심적인 가치가 있음이 분명합니다. ‘법원의 판결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법률의 해석에는 사법의 본질이라는 뛰어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법의 지배’라는 원칙을 포기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사건은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으며 사회적 갈등은 법정 안으로까지 깊게 들어와 있습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그렇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안을, 사법부로 가져오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정치의 사법화는 지금처럼 양극화된 사회에서 결국은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사법의 결론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어느 한쪽의 비난과 공격을 피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법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합니다. 법관에게 용기라는 덕목이 점점 더 크게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명감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법 본연의 역할과 책무에 집중하고 신뢰와 지혜를 모은다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사법부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제도가 불신 받고 권위가 상처받는 시대에서, 어느 언론인께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도 상식과 원칙의 힘을 믿습니다.
한편, 디지털 전환시대에서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법부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인공 일반 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등장하고 이른바 특이점(Singularity)을 넘는 지점에서, 인류는 인공지능과 동반자적인 관계를 새로 설정해야 할지 모릅니다. 의식과 감정도 기술의 영역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판단작용을 통한 사법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정의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전과 급격한 사회변화에서도 다행히 법원은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사법의 중심에는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한 법관의 통찰력이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해사국제상사법원을 설치하는 법률이 통과되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좋은 법률과 예측 가능한 법적 환경을 갖추는 것이 한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여 왔습니다.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하고 복잡한 국제상사거래 분쟁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법원은 그와 연계되는 중재나 조정 등 대체적 분쟁해결기구와 함께, 다양한 분쟁해결방법을 통하여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사법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력자원을 바탕으로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우리 법원이 국제사회 속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합니다. 국제분쟁해결의 궁극적인 목표는 절차적 정의의 실현과 법의 지배 및 나아가 국제사회의 보편적 상식을 실현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사법부의 디딤돌은 사법권의 독립과 국민의 신뢰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법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나 혜택은 더욱 아닙니다. 오직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법치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여 궁극에는 국민의 법적 평화와 행복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를 추구한다고 해서 달성되는 것은 아니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함께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 제대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설마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마주하며 마음이 무겁습니다만,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존경을 받을 때까지 노력해주십시오. 저도 법원 바깥에서 한없는 응원을 보내겠습니다.
지난 6년은 부족하고 불민한 능력으로, 아파도 아프다고 느낄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우연히 책장에서 본 어느 책 제목처럼 ‘모든 삶은 서툴다’라는 말은 스스로의 모자람에 대한 위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동안 저를 믿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올립니다. 대법원장님과 동료 대법관님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사법부를 지켜온 법원가족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36년을 보내온 법복의 무게를 벗으려 합니다. 사법부의 무궁한 발전과 모든 법원 가족들, 그리고 이곳에 계신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축복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가족들에게 한마디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너무 고마웠고, 사랑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2026. 3. 3.
대법관 노 태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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