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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AI에 뭘 명령할텐가, 얕은 지식 힘 더 커진다" [알파고 쇼크 10년]

2026.03.04 05:00

“에이, 그건 바둑이라서 그래요.”
2016년 알파고 대국 직후 이세돌 9단은 “사회 전체가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AI)이 몰고올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그때마다 주위에선 이렇게 만류했다. 프로 바둑이 AI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도 반응은 비슷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만난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대국 이후) 그렇게 AI에 대비하지 못한 채 떠나보낸 시간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2019년 은퇴한 이 9단은 이후 바둑의 룰을 접목한 보드게임을 만들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자주 받는 이 질문은 그에게 10년 전 그날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교수님, AI 시대에는 도대체 뭘 해야 하나요?”

이세돌 9단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추상 전략 게임인 바둑의 교육적 가치는 AI 시대에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Q : 요즘 학생들을 만나보면 어떤가.
“방향성이 비교적 명확한 과제는 참 잘하는데, 추상적 사고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당연하다. 이 세대는 스마트폰을 쥐고 태어나, 어릴 때 AI를 접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오래 생각하고 결정 내리는 과정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아이러니하게 이럴 때일수록 바둑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생각이 든다.”


Q : 왜 그런가.
“바둑은 정해진 답이 없는 상태에서 길을 만들어가는 유일무이한 추상 전략 게임이다. 지금 세대에게 전략적 사고를 길러줄 최고의 교육적 도구다. 룰을 익히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렵긴 하다. 시대의 변화상을 봤을 때 익숙한 게임은 아니다. 그래서 더 필요하다.”


Q : 프로 바둑은 알파고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았나.
“예전에도 조훈현·이창호 등 대가의 기풍이 시기마다 유행하곤 했지만, 다들 자신만의 포석을 연구했다. 그런데 AI가 들어온 이후, 프로 기사들은 연구가 아닌 AI 기보를 정답지로 외우는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현재 신진서 9단이 정말 잘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로 바둑계가 대중에게 ‘AI로 이만큼 인간의 사고력이 확장될 수 있구나’ 식의 자극을 더 줬으면 한다.”

10년 전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알파고와 대국을 펼쳤던 이 9단은 연이은 패배 후 4국에서 ‘신의 한 수’를 뒀다. 앞선 세 번의 대국을 통해 알파고의 패턴을 짐작한 그는 78수에서 알파고가 이미 배제했을 법한 수를 일부러 던졌다. 50초 안에 다음 수를 둬야 하는 알파고는 예상치 못한 이 9단의 수에 버그를 일으켰다. 인간이 알파고를 이긴 처음이자 마지막 승부였다.


Q : 1승의 의미를 현재는 어떻게 평가하나.
“78수는 ‘정상적으로는 이기기 어려우니 버그를 일으켜 보자’며 낸 꼼수였다. 이렇게 이기는 게 무슨 의미인지 대국이 끝난 뒤 오랫동안 고민해봤다. 지금은 당시 내가 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인간적인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곁에 있던 가족과 이 대국을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을 위해 한 판이라도 이겨야겠다는 절박함, 수세에 몰려있다는 불안감 같은 것들 말이다.”

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마지막 대국 당시 딸 이혜림 양과 함께 대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Q : 그게 무슨 의미인가.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따라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 거기 있다. 이제 AI가 둔 완벽한 기보보다 인간이 고뇌하며 둔 한 수에 담긴 스토리에 더 감동하는 시대다.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다. AI가 고도화될수록 어느 업계든 이런 인간만의 개성과 감정이 담긴 스토리가 빛을 발할 것이다.”


Q : 평소 AI를 자주 쓰나.
“보드게임이나 강연 자료를 만들 때 챗GPT와 제미나이를 수시로 쓴다. 내가 뭐 살면서 발표 자료를 만들어본 일이 있었겠나. AI가 척척 만들어주는 걸 보며 ‘없었으면 무지 힘들었겠구나’ 싶다. (웃음) AI를 쓰면서 느끼는 건 갈수록 ‘얕은 지식’의 힘이 굉장히 커질 것 같다는 거다. AI에 입력하는 명령어(프롬프트)가 중요해진 만큼, 여러 분야를 얕게 많이 알고 이를 조합해 AI라는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Q : 갈수록 AI를 통제하기 어려워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쎄. 나는 빅테크 같은 소수 집단이 AI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환경이 더 무섭다. AI는 인간의 판단에 개입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기에 통제권을 쥔 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 어떤 기술보다 위협적일 수 있다. AI 스스로 인간을 공격할 이유는 없다. 진짜 무서운 건 AI 없이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인간의 ‘자발적 종속’ 상태다.”

지난달 21일 만난 이세돌 9단. 2019년 은퇴한 이 9단은 이후 바둑의 룰을 접목한 보드게임을 만들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정현 기자


Q : 인간은 무엇으로 가치를 증명해야 할까.
“다른 강연에서 ‘사고에 의미를 지닌다면 그것이 존재함이다’라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기술이나 시장 트렌드는 과거에도 계속 바뀌어왔고, 근시안적으로 우왕좌왕하는 건 소모적이다. 내가 하는 생각과 일에 스스로 의미부여 하며 묵묵히 나아가는 것 자체가 인간으로서 가치 있는 존재 증명이다.”
더중앙플러스 : 팩플
AI로 바뀔 비즈니스이 미래가 궁금하시다면, 주소창에 링크를 붙여넣으세요.

AI 마스터 클래스 PDF북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그록…. 인공지능(AI) 모델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데, 정작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생활은 뭐가 달라졌을까. 주변에 생성 AI 써서 덕봤다는 사람들은 줄줄이 나오는데. 막상 쓰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하다. ‘AI 마스터 클래스’ PDF북은 챗GPT, 제미나이부터 클로드, 그록까지 지금 가장 뜨겁게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표 생성 AI 서비스의 실전 활용 법을 다뤘다. AI뿐만 아니라, 노션·슬랙·옵시디언처럼 요즘 많이 쓰지만 막상 편리한 기능을 낱낱이 알기는 어려웠던 생산성 도구 활용법도 함께 소개한다.
이 정도는 너무 쉽다고? MCP 연결하기, X에서 여론 파악하기 같은 상위 1%만을 위한 심화 과정도 담았다. 챗GPT 한 번도 안 써본 사람부터 아직도 인터넷 검색을 수십 번 해가면서 보고서를 쓰고 있는 사람, 인포그래픽을 PPT 수작업으로 한땀 한땀 만들고 있는 사람, 하나하나 버튼을 눌러 메일을 보내고 있는 사람까지. 직장 업무부터 연구조사, 학업에 각 분야에 똑똑해진 생성 AI, 어떻게 쓰면 좋을지 싹 다 정리했다.
https://www.joongang.co.kr/pdf/1019

멍청한 챗GPT? 질문이 틀렸다…AI 일타강사의 똑똑한 활용법
AI도구 직접 만들어 쓸수 있지 않을까.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소속 7년차 개발자 남동준 씨로부터 평소 쓰는 말(자연어)로 간편한 AI도구를 만들어 업무시간을 줄이는 비결에 대해 들었다. 발표자료를 자동으로 만드는 도구부터, AI프롬프트 최적화 도구까지 직접 만들어서 AI비서를 쓰고 싶다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2889

“24시간 논문 지도합니다” N잡러 교수님의 ‘츤데레 AI’
한국원자력연구원 유용균 인공지능응용연구실장의 N잡러 비결을 모았다. 그는 똑똑하기로 소문난 AI에이전트(비서) 클로드 코워크부터 AI에이전트 간 소셜미디어(SNS)로 화제를 모은 오픈 클로까지 싹다 동원해, 본업부터, 학생 지도, 학회 관리까지 1인 3역을 소화중. 지도 교수 챗봇을 만들어 24시간 학생들을 응대하게 하고, 중구난방 PPT 발표 자료도 한방에 정리한다. 월마다 정산해야 하는 영수증은 이메일함 뒤지는 대신 AI에이전트에 찾아오라 시킨다. AI 비서, 신기하긴 한데 내 업무에 어떻게 써야할지 난감했다면 그를 따라가보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7615

인간 심부름 시키는 AI도 떴다…몰트북이 예고한 섬뜩한 미래
인간은 가입 금지. 수만 개 AI 에이전트들이 모여 상호작용하는 소셜미디어(SNS) 몰트북이 등장했습니다. 일시적인 소동일까요. 아니면 자율형 AI 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인터넷의 주체가 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까요. 내 AI의 은밀한 사생활, 보안에는 문제가 없을까요? 주요 쟁점들을 하나하나 짚어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3737

“아직도 인사팀에 연차 묻니?” 열받은 실장님, AI로 만든 것
문제는 AI가 아니라 쓰는 사람이다. 당신이 뻔한 프롬프트(명령)로 AI 챗봇과 씨름하는 사이, 옆자리 동료는 이미 오전 회의록을 정리했고 다음 보고서 초안까지 뽑아냈다. 분명 같은 AI를 쓰는데 결과는 천지차이. 비결이 뭘까? 팩플이 옆 회사 AI 고수들의 비법을 대신 물었다. 번개장터 남동득 인사실장이 인사팀에 매일 같이 오는 인사 규정 문의를 AI 챗봇을 만들어 해결한 사례를 전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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