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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77년간 쌓은 필리핀 파트너십 확대" 방산협력 '금거북선' 선물

2026.03.04 04:31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필리핀 중단 원전, 韓이 기술 지원… 조선-AI 등 신성장 분야 MOU도

오늘 韓-필리핀 비즈니스 포럼… 호위-초계함 이어 잠수함 논의할듯





이재명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필리핀을 국빈 방문해 싱가포르에 이어 대(對)아세안(ASEAN) 외교를 본격화했다. 이 대통령은 6·25전쟁 참전국으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필리핀과 조선·원전·인공지능(AI) 등 신성장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물론 인프라, 방산 등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 방산, 원전, AI 분야 협력 강화키로

이 대통령은 필리핀 국빈 방문 첫날인 이날 오후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열린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 대통령은 “1949년 수교한 이후 양국은 교역과 투자, 방위산업, 인프라, 개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77년간 쌓아온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협력의 지평을 더욱 넓히는 문턱에 서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친환경에너지, 조선, 문화산업 등 양국이 함께할 미래 유망 분야가 활짝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

양국은 이날 10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안보 및 신성장 분야에서의 전방위적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방산물자 조달 관련 시행 약정’을 통해 한국 방산기업이 필리핀군 현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또 필리핀 내 유일한 원전으로 공정이 중단된 ‘바탄 원전’에 대한 기술 지원에 나선다. 한수원과 수출입은행은 필리핀 최대 전력기업 메랄코와 ‘신규 원전 건설사업 공동 개발 및 인력 양성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여기에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니켈 생산량 2위 국가인 필리핀과 ‘핵심 광물 협력 MOU’를 맺었고, AI 및 차세대 통신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필리핀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 심화 상황에서 규칙 기반 국제 질서를 단호하게 지속적으로 수호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해양 분야를 포함한 국제법 분야 원칙을 수호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4일에는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롯데 신동빈 회장도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한다. 필리핀은 HD현대중공업의 호위함, 초계함을 꾸준히 구입 중인 가운데,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대응과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해 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인 만큼 관련 논의도 이어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필리핀에서 직접 건조한 선박이 전 세계를 누비며 양국 조선업의 공동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했다.

● 李 방산 협력 상징 ‘금거북선’ 선물

필리핀은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맞아 예포 21발을 발사하고 합창단이 아리랑을 부르며 예우했다. 이 대통령은 필리핀 국기를 상징하는 푸른색과 붉은색이 섞인 넥타이를 착용했다.

이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순금 도금한 ‘거북선 모형’을 선물하며 방산 협력에 힘을 실었다. 청와대는 “세계 최강 수준인 대한민국 조선업의 역사와 기술력을 상징하는 거북선을 통해 양국의 방산 협력 강화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마르코스 대통령이 어린 시절 조종사를 꿈꾼 점을 감안해 오른팔에 ‘3377’이라는 패치가 부착된 한국 공군 조종사의 항공 점퍼도 선물로 전했다. 3377은 양국이 수교를 맺은 1949년 3월 3일로부터 77년이 되는 이날 양 정상이 만난 것을 기념하는 숫자다. 영부인인 리자 아라네타 마르코스 여사에게는 비취와 호박, 산호로 장식하고 명주실로 만든 ‘정흥 금화 노리개’와 한국 화장품 세트를 전달했다.

마닐라=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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