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아기의 죽음…홈캠은 다 봤다, 23군데 골절 ‘학대 지옥’
2026.03.03 13:50
아동학대 치사에서 살해로 혐의 변경
친모가 생후 4개월 아기의 얼굴을 발로 밟고 침대로 내동댕이치는 등 학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홈캠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에스비에스(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여수 4개월 영아 살인사건’을 조명했다. 지난해 10월22일, 전남 여수시에서는 30대 여성 ㄱ씨가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애초 이 사건은 ㄱ씨가 자택 욕실에서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 아기를 욕조에 방치한 뒤 텔레비전을 보다가 욕조에 빠진 아기를 뒤늦게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워기로 물을 틀어놓고 자리를 비웠다는 것이다. 이날 ㄱ씨는 119에 신고하면서 “아이가 물에 빠졌다”고 말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이 의식이 없는 아기를 병원으로 옮겼는데 병원 쪽은 아기의 몸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아기는 입원 나흘 만에 세상을 떠났다.
검찰이 확보한 안방 홈캠 영상은 그간 알려진 바와 크게 달랐다. 사건 당일 ㄱ씨가 아기를 폭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음성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방송이 공개한 사건 당일 홈캠 영상을 보면, 이날 오전 ㄱ씨는 아기를 씻기기 위해 욕실로 데려간 뒤 홈캠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공간에서 “너 같은 건 필요 없어! 죽어!” “제발 좀 죽어!”라고 소리쳤다. 이와 함께 둔탁한 것으로 무언가를 치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큰 소리로 울던 아기의 숨소리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ㄱ씨가 인지한 시점은 이날 낮 12시3분께. ㄱ씨는 당황한 듯 “야 너 왜 그래. 어떡해! 엄마가 미안해!”라며 아기를 품에 안고 급한 걸음으로 안방으로 들어왔다. ㄱ씨는 허둥지둥 아기에게 옷을 입혔고 축 늘어진 아기를 안고 방에서 나갔다가 들어오길 반복했다. ㄱ씨가 119에 신고한 시점은 아기 숨소리에 이상을 느끼고도 27분이 지난 낮 12시30분이었다.
당시 아기의 치료를 맡았던 의사는 “개복을 했을 때 피가 엄청 쏟아져 나와서 너무 깜짝 놀랐다. 배 속에 500cc 정도 혈액이 들어있었다”며 “아기가 조그만데 500cc 정도 있었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출혈이 있었다는 것이다. 익수라고 하기에는 안 맞는다”고 말했다. 외력에 의해서 간이나 비장 등이 찢어지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아기에게서는 복강 내 출혈뿐 아니라 뇌출혈, 갈비뼈 등 23곳에서 골절도 발견됐다. 의사는 “여러 번에 걸쳐서 외력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골절이라든지 뇌출혈의 양상이라든지 이런 것이 전형적인 아동학대의 정황들”이라고 설명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다발성 외상에 따른 출혈성 쇼크 및 다발성 장기부전’이었다. 법의학 전문가는 “(익수) 이전에 반복적이고 강력한 힘이 작용한 외상성 손상에 의한 사망이라고 판단된다”고 봤다.
ㄱ씨와 친부 ㄴ씨는 사건 발생 8일 전인 지난해 10월14일 아기가 침대에서 혼자 기어가다가 바닥으로 떨어진 낙상 사고로 생긴 상처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과 달리, 검찰이 확보한 사건 발생 열흘 전부터의 홈캠 영상에는 지속적인 아동학대 정황이 담겨 있었다. ㄱ씨는 누워 있는 아기 얼굴을 밟거나, 양 발목 또는 양팔만 잡은 채 아이를 흔들고 다니다 바닥에 던지듯 눕혔다. 침대로도 여러 차례 아기를 내팽개치고 누워 있는 아기를 향해 주먹을 쥐고 때릴 듯이 위협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아기의 머리와 몸이 심하게 흔들렸고 그럴 때마다 아기는 괴로운 듯 울음을 터뜨렸다.
방송에 나온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아기가 저 상황에서 4개월까지 살아간 게 어떻게 보면 기적”이라며 “언제든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ㄱ씨가 아기를 향해 “잘 좀 하자. 알았지?”, “행복했지? ㅇㅇ이모 만나가지고. 다시 지옥이야. 왜 태어났어 XX야” 등의 폭언을 하는 장면도 홈캠에 고스란히 담겼다.
현재 ㄱ씨는 아기를 때린 사실, 욕조에 홀로 넣어 놨다는 사실은 모두 인정하고 있지만 “살해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부 ㄴ씨는 “친모의 아동학대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가 홈캠 영상이 발견되고 난 뒤 “이것이 학대인 줄 몰랐다. 이 정도는 아이를 키우면서 다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아동학대방임 혐의로 구속된 ㄴ씨는 “남아있는 첫째 아이를 돌봐야 한다”며 보석을 신청하기도 했지만 기각됐다.
검찰은 ㄱ씨의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에서 아동학대살해로 변경했다. 현재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ㄱ씨 부부에 대한 결심 공판은 이달 26일 열릴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는 ㄱ씨 부부 엄벌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ㄱ씨 부부의 재판 사건번호 등을 공유하며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내자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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