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한 해 되길"…전주 제야축제에 모인 새해 소망
2026.01.01 09:27


영하권 추위에도 웃음 가득…불꽃놀이 아래서 새해 덕담 오고 가
(전주=뉴스1) 문채연 문재욱 기자 = "병오년(丙午年)에는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붉은 말의 해, '병오년' 새해를 앞둔 12월 31일 오후 7시께, 전북 전주시 노송동의 전주시청 노송광장. 지난해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여파로 2년 만에 열린 '2025 전주 제야축제' 현장에는 새해를 맞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영하권 추위 속에 두툼한 외투로 무장한 시민들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서로의 손을 잡고 광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친구·연인과 함께 온 이들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축제를 찾은 시민들의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인근 도로는 원활한 행사 진행과 안전을 위해 교통경찰관의 통제로 차량 출입이 제한됐다. 통제 구간에는 신년운세 보기, 새해 복 키링 만들기 등 체험 부스와 푸드트럭, 플리마켓이 들어섰다.
특히 윷을 던져 결과에 따라 새해 운세를 점치는 '신년운세' 체험 부스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세 차례 던진 윷의 조합에 따라 운세 결과가 나오자, 곳곳에서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서로 알지 못하는 시민들이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며 응원을 건네는 모습도 보였다.
전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박승혜 씨(30대)는 "체험 행사도 다양하고 먹거리도 많아 한 해 마지막 날을 재밌게 즐기고 있다"며 "올해는 경기도 안 좋고 유독 힘든 일이 많았는데, 오늘 이곳에 다 내려놓고 개운하게 새해를 맞고 싶다. 내년에는 잘 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해 스무살이 되는 송 모 씨(20대)는 "성인이 된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며 "2026년이 되면 처음 들을 노래도 미리 골라뒀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노래를 들으면서 새해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광장 중앙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는 지역 예술인과 초청 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자, 시민들은 어깨를 들썩이거나 손을 맞잡고 광장을 빙글빙글 돌며 공연을 즐겼다. 광장 뒤편에는 추위를 피해 몸을 녹이거나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구매해 나눠 먹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기다리던 타종 시간이 다가오자, 광장에서는 기대에 찬 목소리가 가득 찼다. 전광판에 새해 카운트다운 숫자가 나타나자, 시민들은 함께 소리 내 외쳤다.
"오, 사, 삼, 이, 일!"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는 순간, 마침내 2026년 병오년의 새해가 밝았다.
색색의 불꽃과 시민들의 하얀 입김이 어우러진 가운데, 곳곳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도 행복하자" 등 덕담이 오갔다.
아내와 함께 축제를 방문한 김 모 씨(50대)는 "병오년에는 더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지러 왔다"며 "올해 건강도 회복돼 아내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박 모 씨(30대)는 "해가 넘어가면서 이제 결혼한 지 4년 차가 됐다"며 "새해에는 여유가 생겨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빌었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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