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성장률↓, 무역수지↓…미국·이란 장기전 리스크, '트리플 악재' 어쩌나
2026.03.03 17:00
한국, 에너지 의존도 OECD 국가중 1위
최악 시, 성장률 0.8%p↓ 물가 2.9%p↑
"유류세 감면·건설 경기 부양 등 대응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을 언급하는 등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 조짐에 따라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 구조상 유가 상승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유가가 급등할 경우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처럼 경제성장률은 둔화되는 반면 물가는 오르고 무역수지까지 악화되는 '트리플 악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일 발간한 ‘미국·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이번 전쟁으로 국제 유가는 네 가지 경로를 밟을 것으로 예상됐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80달러 내외(연평균)로 움직이는 것을 기준으로 △긍정적(70달러 미만) △비관적(100달러 내외) △오일 쇼크(150달러 이상)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우선 수개월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는 비관적 시나리오 땐 한국 성장률이 최소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하고 경상수지는 260억 달러 감소할 거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2024년 기준 원유의존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아 유가가 오르면 경쟁국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주원 현경연 연구본부장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기업 비용이 증가하면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장기화 시 글로벌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면서 해외시장 수요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우리 수출 경기가 크게 하강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일 쇼크 시나리오 땐 더 심각하다. 미군이 지상군을 이란에 투입하고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해 두바이유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때 성장률은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는 2.9%포인트 오르고, 경상수지는 767억 달러 하락할 것으로 봤다. 만약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올해 성장률은 1%대 초반까지 떨어지고, 물가 상승률은 5%를 넘어설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올해 성장률을 2.0%, 물가는 2.2% 상승할 것으로 제시했다. 이는 국제유가를 배럴당 64달러로 전제해 내놓은 전망치다.
문제는 미국·이란 전쟁은 대외 변수인 만큼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가 쓸 수 있는 거시 정책수단이 거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내수가 받쳐줘야 대외 변수로부터 경제를 방어할 수 있는 만큼 인프라 투자를 통해 건설경기를 회복시키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비축유로 단기 수급 문제는 해결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전이 되면 쉽지 않다"며 "유가 급등으로 고통받는 서민이나 배송 노동자들에게 유류세 감면이나 바우처 등 재정·조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이형일 1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개최하고 중동 상황 및 국내외 금융시장·실물경제 영향과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100조 원 이상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활용해 필요한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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