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상반기만 1만 가구 착공…올해 수도권 8.6만호 '첫 삽' 뜬다
2026.03.02 18:02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주택 착공 계획을 앞당기고 임대 물량도 늘려잡으며 공급에 속도를 낸다.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로 매수 수요를 억제하면서 집값 상승세를 꺾은 상황에서 신규 주택을 서둘러 공급해야 부동산 시장 안정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정부는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 LH에 대한 구조개혁방안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LH는 올해 수도권 8만 6000가구를 포함해 전국에 9만 5000가구 이상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 중 3기 신도시 1만 7000가구 등 공공택지에만 4만 5000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 전년대비 2000가구 증가한 1만 가구를 착공해 연말 물량 집중을 해소하기로 했다. 입주자 모집 목표로는 수도권에 분양 2만 5000가구, 건설임대 7000가구, 매입임대 1만 가구 등 4만 2000가구를 포함해 전국 6만 2000가구를 계획 중이다.
공공임대주택의 물량도 늘리고 품질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 당초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공급물량을 3만 7000가구로 계획했으나 5만 3000가구로 늘릴 방침이다. 전체 5% 수준인 전용면적 60∼85㎡ 규모의 중형임대를 올해 10% 이상으로 상향 추진해 소형 평형 쏠림 현상도 방지할 방침이다. 민간 브랜드를 도입해 임대 아파트에 대한 차별된 인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입주자가 선호하는 가구 브랜드를 선정하고, 디자인 선택권을 제공하는 비스포크 시범사업도 시행·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공급물량을 확대하고 공공아파트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한 사업성 개선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는 공공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본회의 통과만 남겨둔 상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현재 추진중인 3기 신도시의 용적률을 현행 200% 전후에서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300~350% 수준으로 상향한 것처럼 높이면 수익성이 그만큼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 LH를 개발과 주택공급을 맡는 분야와 주거복지와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분야로 분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LH가 170조 원에 달하는 과도한 부채 부담 때문에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LH는 2020~2025년 사업 승인을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건설형 공공임대주택과 공공분양주택 물량이 약 20만가구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이중 사업 승인을 받은 후 3년이 지나도록 착공하지 못한 물량도 2만790가구, 5년 이상 미착공 상태인 물량은 1만636가구에 이른다. 사업 승인 후 미착공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사업성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LH의 부채가 늘면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토지 보상과 택지 조성이 지연된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주택공급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LH 분사를 통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LH의 부채 비율을 지적하며 “기술적으로 부채·자산을 떼어내 전문화해 관리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조직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지난 달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시간을 너무 끌면 안 하는 것과 같다”며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LH가 분사할 경우 2009년 10월 이명박 정부 당시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하며 지금의 LH로 통합한 이후 17년 만이다. 신도시 정보 사전 유출로 인한 직원 투기 사태가 발생한 2021년과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로 인한 부실 공사와 배후의 비리·부패가 드러난 2023년에도 분사 가능성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실제 분사로 이어지진 못했다.
구체적인 개편안은 이르면 이달 중 나올 방침인데, 주택공급을 담당하는 기관(토지주택개발공사)과 공공 임대사업 등 서민 주거복지에 집중하는 기관(비축공사)으로 구분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LH는 그동안 공공택지를 조성해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했으나 앞으로는 직접 사업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 경우 과도한 부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임대사업을 담당할 조직이 부채를 대부분 가져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LH의 부채는 총 165조 원가량으로 이 중 100조 원에 달하는 공공임대 관련 부채를 떼어내면 이 대통령이 제시한 방식의 개혁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교수는 “분사를 통해 부채 부담을 덜고 자금 조달 등을 용이하게 할 경우 사업속도가 늘어날 수 있다”며 “현재 임대아파트를 지을 때마다 늘어나는 부채를 LH가 직접 개발, 시행을 하면 사업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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