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병기 차남, '편입 조건' 취직 뒤 근무태만…보좌진이 관리 정황

‘중소기업 10개월 이상 근무’ 편입 조건을 충족해 숭실대 계약학과인 혁신경영학과에 편입학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차남이 중소기업 재직 중 회사에 출근하지 않거나 근무를 태만히 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보좌진들의 메신저 내용을 통해 드러났다.
한겨레가 29일 확보한 김 원내대표 전 보좌진 2명의 2022년 10월6일 메신저 대화를 보면, 전 비서관 ㄱ씨는 김 원내대표 차남의 숭실대 계약학과 편입에 필요한 서류 내역을 공유했다. 전 보좌관 ㄷ씨는 “영감님 와이(아내)랑 연락하느라 정신없음. 근퇴(근태)로 개불안 중”이라고 말하고, ㄱ씨가 “걍(그냥) 출근을 시키면 되지 뭘 또 근로조건을 바꿔”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금 바꾸면 문제 된다고 얘기했는데”, “원칙대로 출근을 시켜야지”, “아무것도 안 하고 그게 말이 되냐”는 대화도 오갔다. 2022년 4월 중소기업 ㄹ사에 입사한 김 원내대표 차남은 당시 숭실대 계약학과 편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학과 편입 조건은 ‘중소기업 10개월 이상 근무’였다. 하지만 근태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보인다.

ㄱ씨는 당시 상황과 관련해 “(숭실대) 입학 즈음에 차남이 출근을 안 하니까 의원과 사모가 근태 관련해서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며 “저희가 ‘출근을 시키라’고 얘기했더니 (김 원내대표가) ‘요새 재택근무도 많으니까 근태에 관해 자유로운 직이라는 점을 근로계약서에다 쓰면 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보단 앞선 2022년 4월 김 원내대표 보좌직원과 동작구의원이 숭실대를 방문해 숭실대 계약학과 편입 방법을 문의한 사실도 드러났고, 그즈음에 김 원내대표 차남은 중소기업 ㄹ사에 입사했다. 이어 이듬해 숭실대 계약학과 편입에 성공해 올해 초 졸업했다. 이 학과는 대체로 회사에 재직하는 직장인들이 다녀 주로 주말에 수업이 이뤄진다고 한다. 편입 조건에는 ‘편입 이후에도 졸업까지 중소기업 재직 유지’ 항목도 포함돼 있는데, 김 원내대표 차남이 ㄹ사 근무를 태만하게 했다는 추가 정황도 파악됐다. 김 원내대표 차남이 서울 강남에 있는 ㄹ사 재직 중 일과시간에 여의도에 있는 헬스장을 수시로 방문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김 원내대표 차남이 다녔다는 서울 여의도의 한 헬스장 쪽은 김 원내대표 차남의 방문 기록을 확인해 2021년부터 2024년 9월18일까지 헬스장에 다녔다고 전했다. 헬스장 관계자는 “(출입) 기록이 2024년치만 있는데, 일주일에 5번 정도,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오후) 2시, 3시, 6시, 8시 이런 식으로 일과시간에도 대중없이 왔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 차남은 ㄹ사에 2022년 4월 입사해 2025년 초까지 재직했다.

김 원내대표 쪽은 이와 관련해 “허위 사실”이라며 “수사 중인 사안으로 수사기관에 매일 근무기록들을 제출했으며 (헬스장 출입은) 일과시간 후 체력 단련”이라고 해명했다.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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