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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는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 모두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업계 1위 사업자인 미래에셋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결합이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어떤 식의 화학적 결합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컨설팅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와 2대주주인 SK플래닛과 지분 인수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지분 60.5%, SK플래닛이 31.5%의 지분을 각각 보유 중으로, 이번 거래 규모는 약 1000억~14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그룹은 인수 주체로 비금융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내세웠는데, 이를 통해 이른바 '금가분리'(금융·가상자산) 원칙에서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사업자를 소유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그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온 미래에셋그룹이 가상자산 분야 투자를 결정한 것은 신사업 확장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금융사들이 잇따라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 역시 코빗 인수를 통해 디지털 자산으로의 사업 전환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가상자산 생태계가 기관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상당한 만큼, 양사가 결합을 통해 만들어 낼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인공지능(AI)과 웹3 등에 기반한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웹3 디지털화를 추진해왔다. 원화거래소 라이선스(허가증)을 보유한 코빗 인수로 자체 유통망을 확보할 경우, 디지털 사업 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코빗의 경우 그간 보수적이고 투명한 상장 정책을 통해 금융권과 결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제도권 금융 편입 관점에서 리스크가 적은 파트너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미래에셋그룹의 자본력과 증권업 노하우가 더해질 경우 수탁(커스터디) 거래와 토큰증권(STO) 등 주식과 코인을 아우르는 통합 금융 플랫폼으로 입지를 세울 수 있다.

제도권 편입을 통해 코빗에 대한 신뢰도가 개선되며 가상자산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경우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가 장기간 고착되면서 중소 거래소들은 법인 시장 수요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아직까지 법인 투자가 본격적으로 허용되지 않았지만, 금융 당국이 올초 기본 로드맵 발표에 이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내년 상반기 중 전면 허용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번 인수로 코빗이 전통 금융시스템을 흡수할 경우 신뢰도 측면에서 법인의 선호도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점유율도 개선될 것이란 의견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법인 투자 시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큰 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전통 금융권과 결합한 코빗이 신뢰도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가질 것"이라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정부의 가이드라인 논의도 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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