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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올해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인구(경제활동인구)가 사상 처음 연평균 7천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9일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이미 일하고 있는 취업자와 일자리를 찾고 있는 실업자를 더한 노동시장 인구는 7033만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7개월 연속 7천만명을 넘었다. 올해 11월까지 전체분 평균을 따져도 700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40만명 이상 늘었다. 이번달 큰 이변이 없는 한 사상 처음 한해 전체 평균 기준으로 노동시장 인구가 7천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일본 노동시장 확대는 여성, 고령자, 외국인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된다. 우선 일하는 여성이 최근 45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규모가 3228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6만명이나 늘었다. 상대적으로 여성들은 낮은 임금 일자리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최저임금을 한해 5%대까지 끌어올린 정책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하는 노인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65살 이상 노동시장 인구는 961만명으로 전년 대비 15만명 늘었다. 사실상 정년이 65살인 일본에선 정부와 기업이 나서 최근 70살까지 일할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 19일 후생노동성이 낸 ‘고연령자 고용현황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 전국 23만7700여곳 기업 가운데 65∼70살 고령자의 취업이 가능한 곳은 8만2748곳으로, 조사 대상 기업의 34.8%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일찌감치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대비해 1995년부터 65살까지 계속 고용 노력을 의무화하도록 했고, 3년 뒤에는 60살 이상 고용 의무화를 시행(법 개정은 1994년)했다. 이어 2012년부터는 노동자가 희망할 경우 65살까지 사실상 고용을 의무화했다. 또 2020년에는 기업들이 70살 고령자들에게 취업 기회 확보하려는 노력을 강제하는 법을 시행했다. 실제 1995년 445만명이던 65살 이상 고령 노동력 인구가 3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노동시장 확대의 또 다른 축은 외국인 노동자다. 후생노동성의 가장 최근 집계인 지난해 10월 기준 외국인노동자는 230만명에 이른다. 지난 2년 연속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 폭을 기록하며 일본 노동시장에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일본에선 1986년 노동력 인구가 6020만으로 올라선 뒤, 지난해까지 40년 가까이 6천만명대를 유지해왔다. 일본 인구가 지난 2011년부터 해마다 줄어들고 있지만 여성, 고령자, 외국인을 중심으로 빈자리를 메워가고 있다. 가와구치 다이지 도쿄대 교수(노동경제학)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유연한 근무방식이 확산하면서 일하는 여성과 고령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사회보장이나 근로소득세 등의 ‘벽’을 낮추는 문제 등이 되는 만큼 노동 공급이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