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FA 계약' 강민호, '마지막 목표' 이룰까
[KBO리그] 28일 삼성과 2년 총액 20억 원에 FA계약체결한 포수 강민호
[양형석 기자]
강민호가 KBO리그 역대 최초로 4번째 FA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FA 포수 강민호와 계약기간 2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10억+연봉 총액 6억+인센티브 4억)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강민호는 "계약이 늦어져서 죄송한 마음이다. 그래도 2025년 안에 계약을 마무리해서 기분 좋고 팬 여러분께 새해 선물이 됐으면 한다. 준비 잘 해서 2026년 한국시리즈를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 수 있도록 할 테니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8월 만 40세가 된 강민호는 프로 22년 동안 통산 2496경기에 출전해 타율 .277 2222안타350홈런1313안타1006득점의 성적을 올렸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 번, 삼성과 3번의 FA계약을 체결한 강민호는 총 211억 원의 계약 총액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최정(SSG 랜더스,302억 원)과 양의지(두산 베어스,277억 원), 김광현(SSG,257억 원), 김현수(kt 위즈,255억 원)에 이어 역대 다년 계약 총 수입 5위 기록이다.
각 구단의 '왕조시대' 이끌었던 베테랑 포수들
오랜 기간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야구팬들에게 '왕조'로 불렸던 구단들은 모두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던 뛰어난 포수를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팀이자 내년에도 더 강해진 전력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로 '왕조'를 노리는 LG 트윈스가 2023년 '28년 무관'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왕좌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도 FA 시장에서 포수 박동원을 영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1980년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했던 해태 타이거즈의 왕조에는 장채근이라는 포수가 있었다.야구 만화에 나올 법한 듬직한 체구를 자랑하는 포수 장채근은 통산 타율이 .228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이 뛰어난 포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큰 체구를 바탕으로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줬고 걸죽한 입담으로 흔들리는 투수들을 다독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해태 왕조'의 안방마님으로 맹활약했다.
역대 최고의 포수를 이야기할 때 언제나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박경완은 현대 유니콘스에서 2개, SK 와이번스에서 3개의 우승 반지를 차지했을 정도로 두 개의 왕조를 이끌었던 걸출한 포수다. 2000년에는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을 제치고 홈런왕을 차지했고 SK 이적 첫 시즌에도 홈런왕에 등극했다. 칭찬에 인색한 김성근 감독도 SK 시절 "박경완은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극찬했을 정도.
고려대 시절부터 OB와 LG가 치열한 영입전을 벌였던 진갑용(KIA 2군 감독)은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끈 주역이었다. 규정 타석을 채우고 3할 타율을 기록한 시즌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타격에서는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투수 리드와 블로킹, 송구, 플레이밍 등 포수가 갖춰야 할 기본기를 두루 갖춘 포수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도 9회 교체 투입돼 과감한 리드로 한국의 금메달을 견인했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9개)를 보유하고 있는 양의지는 2010년대 중·후반 두산의 왕조를 이끌었던 포수다. 두 번의 타격왕과 함께 통산 타율 .310 1968안타282홈런1195타점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역대 포수들 중 타격에서는 독보적인 능력을 자랑하고 수비 역시 리그 정상급이다. NC 다이노스 시절에는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양의지를 "한국의 (야디어) 몰리나"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통산 350홈런-황금장갑 7회 포수의 마지막 목표
강민호 역시 개인으로 쌓아 올린 커리어는 그 어떤 전설적인 포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강민호가 받은 통산 7개의 골든글러브는 김동수(서울고 감독)와 함께 역대 2위에 해당하고 강민호가 기록한 통산 350개의 홈런은 포수 중에는 독보적인 역대 1위, 현역 선수 중에도 최정(518개), 최형우(삼성,419개)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강민호는 다른 레전드 포수들과 달리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가 하나도 없다.
2004년 롯데에 입단해 2017년까지 14년 동안 활약한 강민호는 롯데 시절 5번의 가을야구를 경험했지만 우승은커녕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특히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2011년 SK에게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승3패로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것은 롯데와 강민호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강민호는 2017 시즌이 끝나고 4년80억 원에 삼성으로 이적했다.
삼성 이적 후 4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강민호는 작년 삼성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끈 후 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프로 데뷔 21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강민호는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에 출전해 타율 .154(13타수2안타)무홈런 무타점으로 부진했고 4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첫 번째 한국시리즈를 완주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마감했다.
삼성은 작년에도 정규리그 4위를 기록한 후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에서 한화 이글스를 만났지만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정규리그에서 타율 .269 12홈런71타점을 기록한 강민호는 가을야구 11경기에서 타율 .143(35타수5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강민호의 대안이 없었던 삼성은 28일 강민호와 2년 20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강민호는 불혹이 된 올 시즌에도 포수로 104경기에 선발 출전해 876.2이닝을 소화했다. 삼성은 지난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포수 장승현을 지명했지만 장승현 영입은 백업 보강의 성격에 가깝다. 삼성으로서는 내년에도 강민호가 많은 경기에서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KBO리그 최초로 4번의 FA계약을 체결한 강민호는 앞으로 2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마지막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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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석 기자]
강민호가 KBO리그 역대 최초로 4번째 FA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FA 포수 강민호와 계약기간 2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10억+연봉 총액 6억+인센티브 4억)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강민호는 "계약이 늦어져서 죄송한 마음이다. 그래도 2025년 안에 계약을 마무리해서 기분 좋고 팬 여러분께 새해 선물이 됐으면 한다. 준비 잘 해서 2026년 한국시리즈를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 수 있도록 할 테니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8월 만 40세가 된 강민호는 프로 22년 동안 통산 2496경기에 출전해 타율 .277 2222안타350홈런1313안타1006득점의 성적을 올렸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 번, 삼성과 3번의 FA계약을 체결한 강민호는 총 211억 원의 계약 총액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최정(SSG 랜더스,302억 원)과 양의지(두산 베어스,277억 원), 김광현(SSG,257억 원), 김현수(kt 위즈,255억 원)에 이어 역대 다년 계약 총 수입 5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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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O리그에서 통산 4번의 FA계약에 성공한 선수는 강민호(왼쪽)가 유일하다. |
| ⓒ 삼성 라이온즈 |
각 구단의 '왕조시대' 이끌었던 베테랑 포수들
오랜 기간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야구팬들에게 '왕조'로 불렸던 구단들은 모두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던 뛰어난 포수를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팀이자 내년에도 더 강해진 전력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로 '왕조'를 노리는 LG 트윈스가 2023년 '28년 무관'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왕좌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도 FA 시장에서 포수 박동원을 영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1980년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했던 해태 타이거즈의 왕조에는 장채근이라는 포수가 있었다.야구 만화에 나올 법한 듬직한 체구를 자랑하는 포수 장채근은 통산 타율이 .228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이 뛰어난 포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큰 체구를 바탕으로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줬고 걸죽한 입담으로 흔들리는 투수들을 다독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해태 왕조'의 안방마님으로 맹활약했다.
역대 최고의 포수를 이야기할 때 언제나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박경완은 현대 유니콘스에서 2개, SK 와이번스에서 3개의 우승 반지를 차지했을 정도로 두 개의 왕조를 이끌었던 걸출한 포수다. 2000년에는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을 제치고 홈런왕을 차지했고 SK 이적 첫 시즌에도 홈런왕에 등극했다. 칭찬에 인색한 김성근 감독도 SK 시절 "박경완은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극찬했을 정도.
고려대 시절부터 OB와 LG가 치열한 영입전을 벌였던 진갑용(KIA 2군 감독)은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끈 주역이었다. 규정 타석을 채우고 3할 타율을 기록한 시즌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타격에서는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투수 리드와 블로킹, 송구, 플레이밍 등 포수가 갖춰야 할 기본기를 두루 갖춘 포수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도 9회 교체 투입돼 과감한 리드로 한국의 금메달을 견인했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9개)를 보유하고 있는 양의지는 2010년대 중·후반 두산의 왕조를 이끌었던 포수다. 두 번의 타격왕과 함께 통산 타율 .310 1968안타282홈런1195타점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역대 포수들 중 타격에서는 독보적인 능력을 자랑하고 수비 역시 리그 정상급이다. NC 다이노스 시절에는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양의지를 "한국의 (야디어) 몰리나"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통산 350홈런-황금장갑 7회 포수의 마지막 목표
강민호 역시 개인으로 쌓아 올린 커리어는 그 어떤 전설적인 포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강민호가 받은 통산 7개의 골든글러브는 김동수(서울고 감독)와 함께 역대 2위에 해당하고 강민호가 기록한 통산 350개의 홈런은 포수 중에는 독보적인 역대 1위, 현역 선수 중에도 최정(518개), 최형우(삼성,419개)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강민호는 다른 레전드 포수들과 달리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가 하나도 없다.
2004년 롯데에 입단해 2017년까지 14년 동안 활약한 강민호는 롯데 시절 5번의 가을야구를 경험했지만 우승은커녕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특히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2011년 SK에게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승3패로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것은 롯데와 강민호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강민호는 2017 시즌이 끝나고 4년80억 원에 삼성으로 이적했다.
삼성 이적 후 4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강민호는 작년 삼성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끈 후 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프로 데뷔 21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강민호는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에 출전해 타율 .154(13타수2안타)무홈런 무타점으로 부진했고 4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첫 번째 한국시리즈를 완주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마감했다.
삼성은 작년에도 정규리그 4위를 기록한 후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에서 한화 이글스를 만났지만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정규리그에서 타율 .269 12홈런71타점을 기록한 강민호는 가을야구 11경기에서 타율 .143(35타수5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강민호의 대안이 없었던 삼성은 28일 강민호와 2년 20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강민호는 불혹이 된 올 시즌에도 포수로 104경기에 선발 출전해 876.2이닝을 소화했다. 삼성은 지난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포수 장승현을 지명했지만 장승현 영입은 백업 보강의 성격에 가깝다. 삼성으로서는 내년에도 강민호가 많은 경기에서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KBO리그 최초로 4번의 FA계약을 체결한 강민호는 앞으로 2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마지막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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