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님이 준 핸드크림 팝니다"…지금 당근엔[사(Buy)는 게 뭔지]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사(Buy)는 게 뭔지:사는(Live) 게 팍팍할 때면, 우리는 무언가를 삽니다(Buy). 경제지 기자가 영수증 뒤에 숨겨진 우리의 마음을 읽어드립니다. 다이소 품절 대란부터 무신사 랭킹 1위까지. 도대체 남들은 뭘 사고, 왜 열광할까요? 물건의 스펙보다는 ‘그걸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장바구니를 보면 시대가 보이고, 결제 내역을 보면 내 마음이 보이니까요. 소비로 세상을 읽는 시간, <사(Buy)는 게 뭔지>입니다.
26일 아침, 산타클로스는 북극으로 돌아갔지만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산타들이 출몰한다. 장소는 굴뚝이 아닌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이다. “크리스마스 선물 받았는데 제 취향이 아니라서요. 포장도 안 뜯은 새 상품(미개봉) 싸게 내놓습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어머, 너무 감동이야!”라는 탄성과 함께 건네졌던 선물들이, 하룻밤 사이에 매물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시장에 쏟아진다. 바야흐로 크리스마스 선물의 대이동이 시작된 것이다.
연말연시 중고 장터는 거대한 취향의 용광로가 된다. 단연 1순위 매물은 핸드크림과 립밤, 그리고 텀블러다. 무난해서 주고받기 좋지만, 그만큼 내 취향이 아니거나 이미 집에 쌓여있을 확률이 높은 물건들이다.
과거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을 받아도 예의상 장롱 깊숙이 처박아두는 것이 미덕이었다. 하지만 실용주의로 무장한 MZ세대는 다르다. 쓰지 않는 물건은 곧 죽은 자산이다. “어차피 안 쓸 거, 필요한 사람에게 싸게 팔아서 치킨 사 먹는 게 낫지 않나요?” 이들에게 선물 되팔기는 비정한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자원의 낭비를 막고, 나의 통장 잔고와 구매자의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가장 합리적인 경제 활동이다.
이러한 선물 세탁 현상을 부추긴 건 모바일 선물하기 시스템의 보편화다. 터치 몇 번으로 선물을 보내는 편리함은 얻었지만, 상대방의 취향을 깊이 고민하는 시간은 생략되기 쉬워졌다.
그 결과, 연말이면 서로가 서로에게 카카오톡 베스트 랭킹에 있는 똑같은 핸드크림과 비타민을 쏘아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결국 중고 앱에 동일한 브랜드의 핸드크림이 수십 개씩 줄지어 올라오는 진풍경은, 고민 없는 선물이 낳은 예고된 참사다.
흥미로운 건 이 시장이 꽤 활발하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누군가의 실패한 센스는 누군가에게 더할 나위 없는 득템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정가 5만원짜리 백화점 브랜드 립스틱을 3만원에 ‘줍줍’하려는 하이에나 같은 구매자들과 빠른 처분(쿨거래)을 위해 가격을 후려치는 판매자들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오늘도 중고 앱에는 “상무님 죄송합니다”라는 마음의 소리와 함께 미개봉 새 상품이 올라온다. 겉포장은 뜯겼을지언정, 그 속에 담긴 자본주의의 합리성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이고 있다. 2025년의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현금화되며 마무리된다.
▶ 관련기사 ◀
☞ 비트코인 충격…“금으로 갈아타야” Vs “1월 코인 반등”
☞ ‘시세 100억' 메이저리거 김하성 사는 잠실 최고급 단지는[누구집]
☞ 父 살해 후 시신에 케첩 뿌린 이유는…도주 중 '또' 살인[그해 오늘]
☞ 로또 2등, 한곳에서 ‘10개' 나왔다…‘광주 복권방' 어디?
☞ 상무님이 준 핸드크림, 팝니다…선물의 당근 대이동[사(Buy)는 게 뭔지]
26일 아침, 산타클로스는 북극으로 돌아갔지만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산타들이 출몰한다. 장소는 굴뚝이 아닌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이다. “크리스마스 선물 받았는데 제 취향이 아니라서요. 포장도 안 뜯은 새 상품(미개봉) 싸게 내놓습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어머, 너무 감동이야!”라는 탄성과 함께 건네졌던 선물들이, 하룻밤 사이에 매물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시장에 쏟아진다. 바야흐로 크리스마스 선물의 대이동이 시작된 것이다.
|
과거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을 받아도 예의상 장롱 깊숙이 처박아두는 것이 미덕이었다. 하지만 실용주의로 무장한 MZ세대는 다르다. 쓰지 않는 물건은 곧 죽은 자산이다. “어차피 안 쓸 거, 필요한 사람에게 싸게 팔아서 치킨 사 먹는 게 낫지 않나요?” 이들에게 선물 되팔기는 비정한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자원의 낭비를 막고, 나의 통장 잔고와 구매자의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가장 합리적인 경제 활동이다.
이러한 선물 세탁 현상을 부추긴 건 모바일 선물하기 시스템의 보편화다. 터치 몇 번으로 선물을 보내는 편리함은 얻었지만, 상대방의 취향을 깊이 고민하는 시간은 생략되기 쉬워졌다.
그 결과, 연말이면 서로가 서로에게 카카오톡 베스트 랭킹에 있는 똑같은 핸드크림과 비타민을 쏘아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결국 중고 앱에 동일한 브랜드의 핸드크림이 수십 개씩 줄지어 올라오는 진풍경은, 고민 없는 선물이 낳은 예고된 참사다.
흥미로운 건 이 시장이 꽤 활발하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누군가의 실패한 센스는 누군가에게 더할 나위 없는 득템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정가 5만원짜리 백화점 브랜드 립스틱을 3만원에 ‘줍줍’하려는 하이에나 같은 구매자들과 빠른 처분(쿨거래)을 위해 가격을 후려치는 판매자들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오늘도 중고 앱에는 “상무님 죄송합니다”라는 마음의 소리와 함께 미개봉 새 상품이 올라온다. 겉포장은 뜯겼을지언정, 그 속에 담긴 자본주의의 합리성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이고 있다. 2025년의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현금화되며 마무리된다.
▶ 관련기사 ◀
☞ 비트코인 충격…“금으로 갈아타야” Vs “1월 코인 반등”
☞ ‘시세 100억' 메이저리거 김하성 사는 잠실 최고급 단지는[누구집]
☞ 父 살해 후 시신에 케첩 뿌린 이유는…도주 중 '또' 살인[그해 오늘]
☞ 로또 2등, 한곳에서 ‘10개' 나왔다…‘광주 복권방' 어디?
☞ 상무님이 준 핸드크림, 팝니다…선물의 당근 대이동[사(Buy)는 게 뭔지]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새로워진 '이데일리 연재 시리즈' 취향대로 PICK하기]
[뉴땡 Shorts 아직 못봤어? 뉴스가 땡길 때, 1분 순삭!]
[10대의 뉴스는 다르다. 하이스쿨 커뮤니티 '하이니티']
[다양한 미국 주식정보! 꿀 떨어지는 '이유TV'에서 확인!]
[빅데이터 AI트레이딩 솔루션 '매직차트']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상무님이 준 핸드크림 팝니다"…지금 당근엔[사(Buy)는 게 뭔지]](https://news.nateimg.co.kr/orgImg/ed/2025/12/28/PS2512280010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