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장관' 자르자 수천명 "총사령관 아웃"…젤렌스키, 장군들과 연쇄 협의
2026.07.20 10:54
젤렌스키, 양측 당사자·전선 지휘관들과 이틀째 협의
페도로우 복귀 땐 시르스키 교체…유임 땐 시위 확산 딜레
시위대는 페도로우가 아니라 그와 전쟁 전략을 놓고 충돌해 온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군 총사령관을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해임 결정이 군 내부에 잠복해 있던 갈등을 공개적인 권력투쟁의 장으로 끌어낸 것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탄도미사일을 중심으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가운데 군 수뇌부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이틀째 군 지휘관들과 협의를 이어갔다. 이날 미하일로 드라파티 소장을 비롯한 고위 지휘관들의 의견을 들었고, 전날에도 최전선 부대를 지휘하는 장성들을 만났다.
이번 사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주 미하일로 페도로우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하면서 시작됐다. 35세인 페도로우는 국방정책과 군수조달을 맡았고, 60세인 시르스키는 군사작전을 총지휘해 왔으나 두 사람은 전쟁 수행 방식을 놓고 충돌했다.
페도로우는 드론을 전장의 핵심 무기로 끌어올려 일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기와 군수품 조달에 전자입찰제를 도입해 부패를 줄이려 한 점도 지지를 얻었다.
시르스키는 개전 초기 여러 전투를 성공적으로 지휘했지만 이후 전쟁 전체의 전략보다 세부 전술에 지나치게 매달리고, 자신에게 충성하는 일부 부대를 편애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과도한 병력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영토 사수에 집착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르스키와 원활하게 협력할 새 국방장관을 원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시르스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페도로우를 복귀시키려면 자신이 직접 발탁한 시르스키를 해임해야 하지만, 반대로 페도로우 해임 결정을 유지하고 시르스키도 유임하면 거리 시위가 더 확산될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반부패 수사기관의 권한을 축소하려다 거센 시위에 부딪힌 전례도 있다. 당시에는 결국 시민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결정을 되돌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밤 페도로우·시르스키와 각각 대화한 뒤 군과 관련한 후속 방침을 정하겠다고 했다. 페도로우도 소셜미디어에 대화가 진행 중이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적었다.
시르스키는 같은 날 북동부 전선을 방문해 현장 지휘관들의 요청을 듣고 부대 전력 강화에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페도로우와의 갈등이나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밤사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미사일 41발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 가운데 18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당국을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에서 최소 1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전장에서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미사일 공격에 의존하고 있다며 동맹국들에 요격미사일 추가 지원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과 관련한 후속 결정을 예고했지만 시점과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의 결정이 페도로우 해임 후폭풍을 잠재울지, 군 내부 갈등을 더 키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신문은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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