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러 S-400 방공미사일 UAE에 넘기고 美F-35 구매 추진
2026.07.20 09:50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튀르키예가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 도입을 위해 문제가 된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체계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역 당국자들은 중동 전쟁 과정에서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이 걸프 국가들의 방공망에 부담을 주면서 이전 가능성이 부상했다고 WSJ에 전했다. 특히 전쟁 기간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이 집중됐던 UAE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공망 확충에 나선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UAE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한 UAE의 역할을 높이 산다는 점도 이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다.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는 S-400 방공미사일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 최대 600km 거리에서 공중 위협을 탐지해 최대 400km 범위의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다.
앞서 미국은 2019년 튀르키예가 러시아로부터 S-400 방공 체계를 도입하자 이듬해 튀르키예를 F-35 공동 개발 사업에서 배제하고 제재를 가했다.
당시 미국은 튀르키예가 S-400을 도입하면 이 시스템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F-35의 레이더 신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공망 등 민감 군사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튀르키예에 F-35를 판매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 전 기자들과 만나 F-35 판매와 관련해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많은 사람이 '왜 그렇게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것"이라며 승인 가능성을 언급했다.
WSJ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논의는 에르도안 정부가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새로운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론 스타인 외교정책연구소(FPRI) 소장은 "튀르키예 정부의 입장이 거의 180도 바뀌었다"며 "이러한 변화가 성공으로 이어질지, 얼마나 빨리 성공을 거둘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적어도 이 주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튀르키예의 이러한 구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여러 난제가 해결돼야 한다.
튀르키예가 S-400을 재수출하려면 러시아의 승인이 필요하다. UAE 역시 외교적 위험을 피해 S-400을 인도받으려면 러시아와 미국 양국으로부터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승인을 받아야 할 수 있다.
튀르키예는 이전이 완료되면 미국에 F-35 인도 보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지만, 2020년 미 의회가 통과시킨 법을 극복해야 한다. 이 법은 튀르키예가 더 이상 러시아제 미사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될 때까지 F-35 판매를 금지시켰다.
일부 미국 의원들은 이스라엘과 그리스의 반대를 이유로 튀르키예의 F-35 프로그램 복귀에 여전히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F-35 판매를 지지하더라도 의회는 무기 판매를 막거나 지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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