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민주화 후 ‘유일한 백인 수반’ 스콧 전 잠비아 부통령 별세
2026.07.19 20:16
“겉모습은 백인…내 피는 흑인”
아프리카 대륙에서 민주화 이후 백인으론 유일하게 국가수반을 지낸 가이 스콧 전 잠비아 대통령 권한대행(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로이터통신은 잠비아 정부가 그의 공적을 기려 국가장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잠비아 독립 이후 최초의 백인 부통령이자, 권한대행으로 국가원수 역할을 맡은 인물이었다.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FW 데클레르크 대통령 퇴임 후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국가원수의 역할을 수행한 유럽계(백인) 인물이기도 하다.
1944년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북로디지아(현 잠비아) 리빙스턴에서 태어난 그는 1964년 잠비아가 독립하자 잠비아 국적을 취득했다. 1991년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마이클 사타 전 대통령과 애국전선(PF)을 공동 창당했다. 2011년 사타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부통령에 취임했다.
2014년 10월 사타 대통령이 재임 중 사망하자 헌법에 따라 이듬해 1월까지 약 3개월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부모가 잠비아 태생이 아니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는 헌법에 따라 대통령 선거에는 나서지 못했다. 권한대행 기간 중 헌법 질서를 유지하며 민주적 정권 이양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
그의 등장은 잠비아 정치가 인종보다 시민권과 정치적 절차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관심을 받았다. 1990년대 다당제 민주화 과정에 참여했고, 정치적 경쟁과 선거를 통한 권력 교체를 일관되게 지지했다. 농업·식품·수산부 장관으로 있던 1992년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난이 닥치자 긴급 곡물 수입을 통해 기근을 막아냈다.
그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겉모습은 백인이지만 내 피는 흑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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