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
아빠 무관심이 대입 성공 조건? 치맛바람보다 거세진 ‘바짓바람’
2026.07.20 00:46
5년 전에 비해 2~3배 늘어
지난 10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 한 입시업체에서 열린 ‘고교 학년별 대입 설명회’. 참석자 50여 명 중 10명 이상이 고교생·수험생 자녀를 둔 아버지들이었다. 이들은 설명회 시작 전부터 주요 대학 내신 합격선을 5등급제로 환산한 표, 의대 대학별 지원 가능 점수표 등에 동그라미를 쳐 가면서 자료를 꼼꼼히 읽었다. 퇴근 후 달려왔다는 아버지 손모(51)씨는 뒤편 간이 의자에 앉아 자료집에 없는 분석표가 스크린에 뜰 때마다 일어나 내용을 확인했다. 재수생과 고1 두 아들을 둔 그는 첫째가 고2 때부터 입시 설명회를 다니기 시작해 올해만 네 차례 참석했다고 한다. 손씨는 “낮 설명회는 아내가, 저녁 설명회는 제가 맡는다. 집까지 1시간 30분이 걸리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는 이 정도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한때 자녀 교육을 제대로 시키려면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필수라고 했는데, 지금은 옛말이 됐다. 교육계에도 ‘바짓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학교 담임 교사 상담과 학원 상담은 물론 입시설명회에도 아버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직장인 임성식(41)씨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학원으로 매일 데려다준다. 주말에는 예술중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아들과 전국 무용 콩쿠르를 함께 다니면서 입시 정보도 수집한다. 그는 “회사에서도 자녀 교육 이야기가 가장 큰 화제이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일수록 아버지가 학습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의 아버지인 안모(49)씨는 자녀의 중학교 진학과 학원 문제를 고려해 이달 말 노원구에서 강남구로 이사가기로 했다. 안씨는 “지금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해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내가 아내에게 대치동으로 이사가자고 적극적으로 주장했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설명회장을 찾는 아버지가 5년 전보다 2~3배는 늘어난 거 같다”며 “예전엔 아버지들이 주로 설명회장 밖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직접 참석할 뿐 아니라 노트북을 가져와서 중요 내용들을 받아 적는다”고 했다. 본지가 종로학원과 함께 학부모 654명에게 “‘아버지의 무관심이 자녀 교육과 대입의 성공 조건’이라는 말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더니, 65%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교육계에선 “40대 중반~50대 초반인 아버지들은 학력고사가 아닌 수능 체제를 경험한 첫 세대인데다, 이전 세대보다 육아를 아내와 공동으로 해온 세대여서 자녀의 교육 문제에도 더 적극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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