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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美 골든돔 구축 필수 함정 수주 따냈다

2026.07.20 00:34

필리조선소, MRIV 건조 맡아
미국 한화 필리조선소가 수주한 미사일 해상 계측선(MRIV)의 조감도. MRIV는 미군의 미사일 시험 발사 시 속도·고도·궤적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해상 계측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추진 중인 본토 방어용 차세대 미사일 방어 체계 ‘골든돔’ 구축의 핵심 함정이다. /토트서비스

한화그룹이 2024년 인수한 미국 한화 필리조선소가 미군의 미사일 비행 시험 데이터를 수집하는 해상 계측선(MRIV) 건조 사업을 따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추진하는 본토 방어용 차세대 미사일 방어 체계 ‘골든돔’ 구축에 없어서는 안 될 함정이다. 미국 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사업에서 한국 조선소가 한 축을 맡게 된 것이다.

이번 수주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출범 이후 국내 업체가 미국에서 수주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그간 업무협약(MOU)이나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수준에 머물던 한미 조선 협력이 미국 측의 선박 발주라는 결실로 이어지면서, 후속 발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 필리조선소는 현지 선박건조관리 기업 ‘토트 서비스’와 함께 미 교통부 산하 해사청의 MRIV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필리조선소가 설계·건조를 맡고, 토트 서비스가 원자재 조달 등 사업 관리를 담당한다. 한화 측은 계약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3척을 건조하는 것으로 총 15억달러(약 2조2400억원) 규모라고 알려졌다. 신형 MRIV에는 ‘골든 디펜더’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2030년 6월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그래픽=양인성

MRIV는 미군이 미사일이나 요격체를 시험 발사할 때 해상에서 속도·고도·궤적을 추적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종의 ‘해상 계측소’다. 전투함이나 군수지원함은 아니지만, 수많은 시험 발사를 거쳐야 완성되는 골든돔에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미군이 운용 중인 계측선은 1960~1970년대 건조된 노후 선박으로, 이번 사업은 이를 대체하는 성격이다.

앞서 필리조선소는 미 해사청의 국가 안보 다목적 선박(NSMV)을 건조해왔다. 평시엔 훈련선, 비상시엔 재난 구호선으로 쓰이는 배로 5척을 수주해 3척을 인도했고 나머지는 건조 중이다. 이 과정에서 미 정부의 신뢰를 쌓은 것이 이번 수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땅에서 미국 인력으로 운용되는 조선소이기 때문에 미군 함정과 주요 구성품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없도록 한 ‘번스-톨레프슨 수정법’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미 해사청이 잇따라 수주를 맡기는 건 한화 선박 플랫폼의 품질을 인정했다는 뜻”이라며 “점점 군사 목적에 가까운 선박을 발주하고 있는 만큼, 추후 마스가 진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번 MRIV 수주는 한화그룹에 앞서 러셀 보우트 미 백악관 관리예산실(OMB) 국장이 먼저 공개했다. 그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NSMV 4호기 명명 행사에서 “한화 필리조선소가 건조하는 골든 디펜더는 미국의 골든돔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트 국장은 마스가를 비롯한 미국 조선 재건 정책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백악관 조선업 재건 전담 조직이 OMB 산하에 설치돼 있는 데다, 보우트 국장이 관련 예산·입법·규제 조정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다른 조선사들의 미국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는 19일 미국 유력 설계·조달·시공(EPC) 기업 키윗과 현지 선박 공동 건조 및 블록·모듈 생산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한화가 미국 조선소를 직접 보유해 정부 발주를 따내는 길을 택한 반면 HD현대는 헌팅턴잉걸스·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에 이어 키윗까지 현지 기업 연합으로 미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오는 23일엔 워싱턴DC에서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이 열린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물론, 조선 재건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미국 관련 부처 및 의회 관계자가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장관과 조선업계 관계자들도 대거 모인다. 이 센터가 현지 네트워크 구축과 미국 조선소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며 마스가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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