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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뉴런 62만 개 분석해보니… ‘전문가’보다 ‘만능맨’ 많았다

2026.07.20 00:32

美 연구팀 단일 뉴런 활동 분석
동일 행동 과제 수행 생쥐 뇌 연구
시각 영역에선 전문가형 많이 분포
그 외엔 한 뉴런이 여러 정보 반응
뉴런의 기능 특성을 둘러싼 오랜 논쟁에 답을 제시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쥐 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뉴런은 한 가지 기능에만 특화되지 않고 여러 정보를 함께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뇌 속 뉴런이 하나의 기능만 담당하는 ‘전문가’인지,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만능형’인지는 신경과학계의 오랜 논쟁거리다. 생쥐 뇌를 대규모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뉴런은 여러 정보를 함께 처리하는 만능형이라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미국 컬럼비아대 주커먼연구소 국제연구팀은 생쥐 대뇌피질 43개 영역에서 측정한 단일 뉴런 활동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5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뇌는 시각이나 후각 등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들로 나뉘어 있어 개별 뉴런도 기능이 세분화됐을 것으로 여겨졌다. 반면 뇌가 다양한 상황과 과제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만큼 뉴런도 여러 정보를 함께 처리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지금까지 이뤄진 연구는 서로 다른 동물이나 뇌 영역 및 행동 과제를 대상으로 진행돼 결과가 엇갈렸다. 일부 연구에서는 전문화된 뉴런이 뚜렷하게 발견됐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여러 자극에 반응하는 뉴런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국제뇌연구소(IBL)가 생쥐들에게 동일한 유형의 행동 과제를 수행하게 한 뒤 기록한 대규모 생쥐 뇌 데이터를 분석했다. 12개 연구기관이 생쥐 139마리를 대상으로 탐침 699개를 활용해 총 279개 뇌 영역의 62만1733개 뉴런의 활동을 기록한 데이터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생쥐 대뇌피질 43개 영역에서 개별 뉴런이 보인 반응을 비교해 뇌 영역과 뉴런의 기능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는지 살폈다.

분석 결과 시각 정보를 처음 받아들이는 1차 감각 영역에서는 특정 자극에 전문적으로 반응하는 뉴런이 비교적 많이 나타났다. 그 밖의 뇌 영역에서는 한 뉴런이 여러 정보와 행동 변수에 반응하는 만능형 특성이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또 특정 과제에 대한 뉴런의 반응 유형을 분석해 해당 뉴런이 속하는 뇌 영역을 높은 정확도로 구분했다. 다만 같은 뇌 영역에 있다고 모든 뉴런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각 영역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는 뉴런들이 함께 분포하고 있는 것이다.

개별 뉴런은 한 가지 정보에만 반응하지 않았다. 색깔과 모양처럼 여러 정보를 동시에 처리했다. 뉴런마다 반응하는 정보의 조합도 서로 달랐다. 서로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뉴런은 드물었다.

연구논문의 공동 1저자인 왕수치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 박사과정생은 “각각의 뉴런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며 “이러한 특성이 뇌의 유연성과 계산 능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로 개별 뉴런 하나만 관찰해서는 뉴런이 처리하는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확인됐다. 여러 뉴런으로 이뤄진 그룹의 활동을 함께 분석해야 뇌가 어떤 정보를 처리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스테파노 푸시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신경과학과 교수는 “뇌를 각각 정확한 목적을 가진 톱니바퀴들로 이뤄진 기계처럼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대부분의 뉴런이 매우 다양한 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에 뇌가 수많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전문화된 뉴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푸시 교수는 “전문적인 역할을 하는 뉴런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 예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연구팀과 함께 인간의 뉴런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뇌가 수행하는 과제의 종류에 따라 뉴런이 일반형이나 전문형으로 다르게 작동하는지도 추가로 연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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