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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察 집중 지적한 보완수사권 보도… 刑事절차 전반으로 비판 넓혀야

2026.07.19 23:33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7월 정례 회의]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홍석철 위원, 김도연 위원장, 김태수·하상응·김현석·서혜진·박선희·신자은·최윤재·마상윤 위원, 조중식 부국장. /고운호 기자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위원장 김도연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가 지난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지난 한 달 조선일보 지면과 온라인 기사에 대해 토론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태수(변호사), 김현석(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마상윤(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 박선희(GS문화재단 대표), 서혜진(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변호사), 신자은(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최윤재(KAIST 김재철AI대학원 교수), 하상응(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홍석철(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위원, 조중식 편집국 부국장이 참석했다. 김경희(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장), 이성주(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위원은 따로 의견을 보냈다.

▨ 모병제

-<李, 中 어선 불법 조업 목격 “그냥 방치해서는 안된다”>(조선닷컴 6월 24일)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연평도 해병대 부대를 방문해 병사들 앞에서 한 얘기를 보고 매우 놀랐다. ‘여러분이 군대 왔으니 많이 억울할 수 있는데, 그걸 풀기 위해 앞으로 모병제를 하겠다’는 논리로 보였다. 자원입대하고 그 경력에 자부심을 갖는 해병대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심각한 발언이다. 국군통수권자가 병사들이 복무한 시간을 억울한 일로 규정한 것이 비판의 핵심이 됐어야 한다.

-<[박정훈 칼럼] ‘호남 홀대’라는 오랜 통념>(7월 11일 자 A22면), <[장부승의 海外事情] 권력이 된 호남, 차별의 기억 넘어 대한민국 미래 비전 보여줄 때>(B11면)는 우리 사회에서 일종의 금기 영역인 ‘호남 차별론’을 과감하게 건드렸다. 대단히 용기 있고 의미 있는 시도다. 정치·경제적 문제를 넘어 사회·문화적 문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심층적으로 파헤치는 보도가 이어지면 좋겠다.

-<속전속결 ‘호남 투자’… 정치에 휘둘리는 반도체>(6월 25일 자 A1·3면)는 제목에서 관점을 바로 드러냈다. ‘정치에 휘둘리는’에 대한 중요한 근거는 ‘호남 정치권’ ‘이번 사안을 잘 아는 한 관계자’ 등 익명 취재원 멘트로 처리했다. 이들의 발언은 기사의 전체적인 관점(프레임)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팩트’인데, 취재원 투명성의 관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해당 취재원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할 근거가 없게 된다. 발언 내용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익명이라도 취재원의 신원과 발언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단서를 제공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전남광주 지역 당협위원장급 인사’처럼 소속과 위상을 구체화하거나, ‘해당 정책을 논의한 정부 부처 고위 관계자’처럼 사안에 어느 정도 접근 권한을 가졌는지 밝히는 식이다.

▨ 보완수사권

-<우발 살인, 검찰이 파보니 계획 살인… 보완수사로 진실 밝힌 사례 잇따라>(7월 10일 자 A2면)는 검찰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암장 될 수 있었던 구체적 사건을 발굴·보도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지난 한 달간 검찰 보완수사권 관련 기사는 특정·개별 사건의 반복 환기와 피해자의 불안에 기댄 정서적 호소에 치우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한민국 형사법 체계의 근간이 달라지는 제도 변화이기에, 단순히 경찰의 수사 미진이나 역량 부족 차원을 넘어 형사 절차 전반으로 확장해 지적하고 비판하길 바란다. 논의를 수사 단계에 한정하지 말고, 무죄율·파기율 같은 재판 결과 지표를 추적해 실제 형사재판 과정의 문제점까지 집중적이고 전면적으로 다루길 기대한다.

-<벌어진 격차, 멀어진 세대> 기획은 한국 사회가 겪는 큰 문제인 세대 간 격차와 갈등에 대해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2030세대 내 격차, 젠더 갈등, 수도권·지방 격차, 학력 격차도 함께 다뤘으면 보다 균형 있고, 깊이 있는 분석이 됐을 것이다. <월세 100만원 내면 ‘텅장’… 부모찬스 없는 나, 믿을 건 레버리지 한탕>(6월 12일 자 A3면)은 ‘부모찬스’라는 개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세대 간 격차만큼 세대 내 격차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암시했지만 관련 내용이 보이지 않았다. <청년 유권자 비율 43%→18%… “비례 할당제 도입해야”>(7월 6일 자 A3면)는 외국 사례 몇 개를 해결책으로 들고 마무리해 아쉬웠다. <[데스크에서] ‘청년 정책’ 말잔치는 그만하자>(7월 10일 자 A26면)는 솔직한 글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이 칼럼이 없었으면 많이 섭섭했을 것 같다.

-<학폭 처벌 완화해야 소송전도 줄어든다?>(7월 11일 자 A12면)는 자칫 ‘가해자 옹호’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의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형식으로 공론장에 던진 시도가 돋보였다. 피해 회복은 철저히 하되 학교를 다시 교육이 가능한 곳으로 만들고 무너진 교권도 함께 회복하자는 논의와 연관된 중요한 문제임에도, 가해자 옹호라는 비난 여론 때문에 쉽게 던지기 어려운 주제였다. 학폭 신고를 악용하는 일부 학부모의 실태, 실제 신고·처리 건수와 소송 추이, 신규 변호사의 변론 시장처럼 되어버린 학폭 사건 처리 실태 등 관련 의제를 정밀하게 설정해 후속 기획으로 이어가길 기대한다.

▨ 결혼 페널티

-<“결혼했는데 미혼입니다”… ‘결혼 페널티’ 없애겠다는 정부, 효과는 “글쎄”>(6월 20일 자 B3면)는 변화하는 가족 형태를 포착해 매우 유익했다. 다만, 미혼 부부 증가세를 단순히 ‘결혼 페널티’의 직접적인 결과로 해석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추이는 결혼의 법적 구속력에 대한 심리적 부담,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의 근본적 변화, 생애 주기에 따른 결혼·출산 순서의 유연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이 지났지만, 국가 인구 정책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수립과 시행이 6개월째 지연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행정적 무능이자 직무 유기다. 정책적 공백과 로드맵 부재 문제를 더욱 집요하고 날카롭게 지적해 정부가 책임 있는 인구 정책 청사진을 조속히 내놓도록 독려하길 바란다.

-<[뉴스 저격] 대통령이 공들인 ‘청년 탈모 건보’, 중증질환 환자들 절규가 막았다>(7월 3일 자 A25면)는 건강보험 급여 우선순위와 탈모 급여화 문제를 중증질환자 시각에서 호소력 있게 담아냈다. 탈모 급여화의 정치적 배경과 재정 소요 문제를 통계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객관적으로 다뤘다. 다만, 중증질환이 탈모보다 우선순위가 있는 질환인 것과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를 급여에 포함할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

-<서울대·고려대 총장, 연임 도전하기로… 성공 땐 40~50년만>(7월 7일 자 A12면) 등 대학 총장 선거 관련 기사가 잇따라 실렸다. 다수 후보가 이미 캠프를 꾸리고 지지세 확장에 나섰다는 소식만 전달해 아쉬웠다. 총장 선거에서의 포퓰리즘과 집단 이기주의 등 우리 대학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드는 총학장 선출의 문제점을 부각하길 바란다. 총장 임기를 4년 이내로 규정하는 등 대학을 옥죄는 각종 규제 해소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 호남 반도체

-최근 ‘호남 반도체’ 관련 기사가 많았다. 정치가 주도하는 ‘팔 비틀기식 투자 결정’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부지·전력·용수·인재·생태계라는 입지 필수 조건을 여러 각도에서 추적하며 논리적 연결성도 놓치지 않아 돋보였다. 다만 ‘왜 호남이냐’에 몰입돼 ‘왜 지금 이런 규모의 반도체 투자냐’ ‘호남이 아니라면 어디냐’에 대한 궁금증은 명쾌하게 풀어주지 못한 것 같다. 시장 수요가 구조적으로 변할 시점에 정부가 인프라 공급 중심의 물리적 확장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사이클과 엇박자를 내는 ‘비합리적 자원 배분’이 될 우려가 있다. 국가의 자원 배분 결정이 2030년 이후 바뀌게 될 시장 지형을 내다보는 냉철한 산업·경제학적 근거 위에서 이뤄지도록 날카롭게 짚어주길 기대한다. 에너지 대전환을 부르짖던 현 정부가 원전으로 급선회했다. 에너지 정책과 환경단체들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하길 바란다.

-<AI가 데이터 무단수집 못하게 ‘벽’ 쌓는다>(6월 29일 자 B4면)는 AI 기술 발전에 따라 적극적 혹은 소극적 대응 사례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줘 흥미로웠다. 생성형 AI의 발전에 따라 강하게 대두하는 ‘죽은 인터넷 이론’ 개념까지 확장해 거대 담론을 다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인터넷이 AI와 기계의 공간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진실한 콘텐츠가 쌓이던 곳이 반복·재생적인 ‘AI 슬롭’으로 가득 차 결국 AI 발전이 멈출 것이라는 이론이다.

-<벌어진 격차, 멀어진 세대> 기획은 전국 남녀 1만2362명을 상대로 실시한 ‘청년 실태·인식 정밀 설문조사’ 결과를, <7월 7일, 온라인 표현의 룰 바뀐다… 더 깨끗해질까, 더 조용해질까>(7월 4일 자 B4면)는 20대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했다. 두 설문조사는 모집단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려운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돼, 조사 결과를 매우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한다. 이런 ‘비확률표본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할 때는 독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대표성에 한계가 있는 표본’이라는 사실을 꼭 알려줘야 한다. ‘팩트 퍼스트’를 강조하는 조선일보에서 그런 관행을 먼저 만들었으면 한다.

▨ 월드컵 축구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초반 탈락은 매우 아쉬웠다. 하지만 승패에 따른 여론의 커다란 진폭을 조선일보가 공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체코와 첫 경기에 승리한 뒤 <눈·두뇌·발·심장, 4박자가 통했다>(6월 13일 자 A3면)라고 감독의 지능적인 용병술과 빼어난 팀 전술을 상찬했지만, 멕시코·남아공전 패배 후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6월 20일 자 A1면), <32강 가는 것도 부끄럽다>(6월 26일 자 A1면)로 비판의 칼날이 매서워졌다. 탈락 확정 후 <하늘도 버렸다>(6월 29일 자 A1면)는 우리 축구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었다. <[특파원 리포트] 일본에서도 축구로 실점한 한국>(7월 8일 자 A26면), <[태평로] 손흥민까지 부른 국회의 습관적 구태>(7월 13일 자 A31면)에서 잘 지적한 것처럼, 대통령이 감독을 ‘무능한 지휘관’이라 질타하고 국회 청문회까지 여는 현실이 안타깝다. 감정이 과잉된 헤드라인을 억제하고 우리 축구를 진단하는 차분한 비판이 요구된다.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숙한 스포츠 문화를 위해 조선일보가 노력하길 바란다.

-<[태평로] 배재고 스타벅스 응원 논란에서 놓친 것>(7월 4일 자 A23면)은 징계의 실질적 효력을 구체적으로 검증하고, 책임 소재를 학생 개인을 넘어 지도자·학교·협회까지 넓힌 점에서 이 사안을 다룬 여러 보도 중 가장 입체적이었다. <강원팀엔 “감자” 대구팀엔 “막창”… 존중보다 조롱부터 배우는 야구>(7월 6일 자 A4면)는 ‘무엇이 문제의 근본 원인인가’라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정확하게 다가섰다.

-<침대 위 첫만남, 성별 불문… 설렘 잃고 자극만 찾는 ‘연프’>(6월 30일 자 A18면)는 연애 예능의 소재 고갈과 자극적인 경쟁의 실상을 비평했다. “정체성, 성적 긴장감, 가족 관계처럼 예민한 소재를 다룰수록 세심한 맥락과 제작 윤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한 것은 유효한 비평적 관점이지만, 미성년자 시청을 우려하면서 자극적이고 상세한 재현을 글로 풀어낸 서술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정리=김정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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