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
[기고] 정답 찾는 교실에서 연결하는 학교로
2026.07.19 18:04
노벨상 성과도 공동연구서 나오지만
학교는 개인 평가 등 협력 유인 약화
연결·조정·협업 평가항목 반영해야
영국의 신경과학자 한나 크리츨로가 ‘초연결 지능’에서 던지는 질문도 이것이다. 지능은 ‘나의 것’인가, ‘우리의 것’인가. 산업과 학문·기술의 최전선은 이미 소수의 천재에서 연결된 지능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구글의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수한 성과를 내는 팀의 비결이 IQ나 화려한 이력에 있지 않음을 보여줬다. 결정적 요인은 심리적 안전감과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는 대화 구조였다.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성과를 가른다.
노벨상 수상 연구의 공동 저자 수가 늘고 국제 공동 연구에서 결정적 성과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이다. 서로 다른 전문성과 관점을 지닌 사람들이 연결돼야 도달할 수 있는 발견의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데 학교는 여전히 연결보다 분리를 더 잘 가르친다. 첫째, 개인 성취 중심의 평가는 협력의 유인을 약화한다. 개인 성취의 측정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척도가 되면 함께 생각하고 타인의 사고를 확장하는 능력은 평가하기 어렵다. 경청과 질문·조정·연결은 미래의 핵심 역량이지만 교실에서는 부차적으로 취급된다.
둘째, 교실 구조도 연결을 가로막는다. 줄지어 놓인 책상과 정면의 교탁, 빈틈없는 진도는 지식이 교사에게서 학생에게 한 방향으로 흐르는 구조를 전제한다. 학생과 학생, 학생과 지역사회, 학생과 세계를 잇는 통로는 교육과정의 중심에 놓이지 못했다.
셋째, 우리는 ‘똑똑함’을 혼자 빠르게 정답을 찾는 능력으로 좁게 이해한다. 이 능력도 중요하지만 서로 다른 관점을 매개하고 갈등하는 생각 사이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는 능력 역시 중요하다.
이제 학교는 개인의 성취와 협력에 대한 기여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확장했는지, 어떤 질문으로 논의를 깊게 했는지, 갈등을 어떻게 조정했는지를 행동 지표로 보아야 한다. 협업은 결과를 함께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서로의 지능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교실도 폐쇄형 지식 전달 공간에서 개방형 연결 플랫폼으로 바뀌어야 한다. 클라우드 협업 도구, 화상 연결, 인공지능(AI) 교습은 이미 존재한다. 필요한 것은 이를 정규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제도적 결단이다. 교사는 지식의 안내자이자 서로 다른 생각들이 융합되는 장의 설계자가 돼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함께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원체험을, 중학교에서는 협업을 통한 자기 탐색을, 고등학교에서는 개인 역량과 협업 역량을 함께 반영하는 평가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개인의 우수성을 낮추자는 것이 아니라 개인 역량이 관계 속에서 더 큰 사회적 가치로 확장되게 하자는 제안이다.
지능은 개인 안에서 시작되지만 연결 속에서 완성된다. 뛰어난 개인이 되라고 가르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뛰어남이 타인과 연결될 때 더 큰 지능이 된다는 사실을 가르치지 못한다면 학교는 시대를 뒤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개인의 우수성을 존중하되 그것을 연결하는 법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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