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4 넘어섰다”…中 가성비 ‘키미 K3’에 AI-반도체업계 발칵
2026.07.19 14:10
제미나이-클로드 취상위 모델 맞먹어
AI 칩 확보 어렵자 알고리즘 최적화
美 반도체지수 20%↓…‘딥시크 모먼트’ 재현 우려
이번에 문샷AI가 공개한 키미 K3는 매개변수(파라미터·AI 연산 능력 지표)가 2조8000억 개에 이르는 초대형 오픈소스 모델이다. 1조8000억 개 수준으로 추정되는 오픈AI의 기존 ‘GPT-4’를 웃도는 규모로, 구글 ‘제미나이’와 앤스로픽 ‘클로드’ 최상위 모델에도 맞먹는다는 평가다. 미국 빅테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초대형 모델을 중국이 자체 개발한 것이다.
문샷AI는 이달 27일 모델 가중치(신경망 핵심 데이터)를 전면 공개해 누구나 서비스 목적에 맞게 활용·변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거액을 들인 폐쇄형 모델로 수익을 내는 미국 기업들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개방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키미 K3의 이용료는 입력 토큰 100만 개당 3달러 수준으로 경쟁 모델보다 크게 낮다. 즈푸(Z.AI)가 최근 내놓은 ‘GLM-5.2’도 제미나이 등 미국 최상위 모델을 앞선다는 평가를 받으며 저비용·고효율 경쟁에 가세했다.
중국 AI 기업들의 추격은 단순히 모델 규모를 키우는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s)’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중국 연구소들이 제한된 하드웨어를 보완하려고 데이터 처리 효율을 끌어올리는 소프트웨어 공학 기술을 고도화했다고 분석했다. 최신 AI 칩 확보의 어려움이 알고리즘 최적화 기술 발전을 재촉한 셈이다.
중국 AI 기업들의 약진은 금융시장에도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인사의 매파적 발언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겹친 가운데, 제한된 자원으로도 고성능 AI를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 고가 AI 하드웨어 수요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하며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월 중국 딥시크가 저비용 AI 모델 ‘R1’을 공개한 뒤 미국 기술주가 급락했던, 이른바 ‘딥시크 모먼트’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산 고성능 AI의 잇단 등장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 조절 우려로 이어지며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AI 연산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전방 산업의 수요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JP모건의 앤드루 타일러 애널리스트는 “키미 K3가 시장 불안에 기름을 부었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산력 제약 속에서도 중국 대표 모델이 한 단계 도약했다”며 AI 패권 경쟁이 투자 규모를 겨루는 물량전에서 알고리즘 최적화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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