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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in 파크골프]“세대를 잇고 삶을 넓히는 운동” 김영아 여주대 겸임교수의 파크골프 이야기

2026.07.19 13:14

슈올즈 대학동문 파크골프 최강전에 참여한 김영아 선수

[스포츠서울ㅣ이승무 기자] 김영아 여주대 겸임교수는 이제 막 파크골프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젊은 여성 지도자다. 1987년생, 올해 39세. 아직은 “젊은 선수”라는 시선을 더 자주 받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이미 오랜 시간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중심이 자리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비교적 늦게 골프를 시작했지만, 이후 20년 가까운 시간을 골프와 함께해왔다. 체육학 석사라는 학문적 기반과 긴 골프 경력은 자연스럽게 그녀를 지도자의 길로 이끌었고, 2026년 2월부터는 여주대에서 학생이면서 겸임교수로 학생들도 만나고 있다.

그녀의 파크골프 인생은 의외로 아주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2024년 제주도의 한 카페. 그곳에는 파크골프채 다섯 개가 전시돼 있었고, 잔디 위에서 직접 시타를 해볼 수 있게 마련돼 있었다. 오랜 골프 경력을 가진 그녀에게도 그 장면은 낯설고 신기했다. 가벼울 것 같았던 채는 생각보다 헤드가 크고 무거웠고, 깃대를 향해 공을 쳐보니 예상과 달리 공이 멀리 뻗어나가지는 않았다. 익숙한 골프와는 분명 다른 감각이었다. 바로 그 지점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이 운동은 뭐지?’ 하는 호기심은 곧 관심이 됐고, 관심은 파크골프에 대한 본격적인 탐색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파크골프만의 매력이었다. 홀컵에 공이 들어갈 때 들리는 경쾌한 소리,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자녀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크게 와닿았다. 오랜 시간 골프를 해온 사람에게 파크골프는 단순히 ‘쉬운 골프’가 아니었다. 오히려 다른 결의 즐거움과 사람 냄새, 그리고 생활 속으로 훨씬 가까이 들어온 스포츠였다. 그렇게 그녀는 2025년 3월, 파크골프에 정식 입문했다.

20년 골프 경력을 뒤로하고 파크골프로 방향을 튼 데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그녀는 골프를 지금도 좋아한다고 말한다. 다만 골프는 늘 팀을 맞춰야 하고,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동안은 골프 현장 일을 도맡으며 그 세계 안에서 버텨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지속 가능하고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을 찾게 됐다. 그 대안이 바로 파크골프였다. 비용 부담이 적고 접근성이 뛰어나며, 굳이 거창한 준비 없이도 누구나 운동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골프가 경쟁과 숙련의 스포츠였다면, 파크골프는 관계와 확장의 스포츠에 가까웠다.

타이 시암 파크골프장에서 김영아 선수가 경기에 임하고 있다

실제로 그녀가 느끼는 파크골프의 가장 큰 차이는 ‘사람’이다. 파크골프장에서는 세대를 초월해 금세 가까워질 수 있다. 혼자 운동장에 가서도 “같이 쳐도 될까요?”라는 한마디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 골프에서는 쉽지 않았던 풍경이다. 김 교수는 여행을 좋아한다. 해남, 완도, 부여 등 전국 곳곳을 혼자 여행하면서도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늘 그 지역의 파크골프장이다. 낯선 도시에서 가장 먼저 파크골프장을 찾는다는 건, 그곳이 단순한 운동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지역의 분위기를 체감하는 창구가 되었음을 뜻한다.

그의 이런 활동 뒤에는 가족의 든든한 응원도 있다. 아직 아이 둘이 어리지만, 남편이 육아를 많이 도와준 덕분에 그는 운동과 여행, 지도자의 삶을 병행할 수 있었다. 남편은 원래 캠핑과 축구를 즐기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김 교수는 종종 “축구하러 가는 비용보다 파크골프 치러 가는 비용이 이제는 훨씬 경제적”이라며 남편을 놀리곤 한다. 그 말에는 웃음도 묻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파크골프가 얼마나 현실적이고 생활 친화적인 운동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주대에서 그가 맡고 있는 교육의 중심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단순히 공을 잘 치는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김 교수가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에티켓과 대회 경험이다. 그가 지도하는 과정은 파크골프 지도자과정으로, 실기뿐 아니라 생활체육스포츠지도자 국가자격증, 대한파크골프 자격증 등 각종 자격 취득을 위한 이론 교육도 함께 이뤄진다. 학생들이 현장에서 실력을 쌓는 동시에, 지도자로서 필요한 태도와 이론적 기반까지 함께 갖추도록 돕는 것이다. 대학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해 실제 경기 경험을 쌓게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파크골프는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종목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방식과 현장을 읽는 감각까지 함께 배워야 하는 스포츠라고 그녀는 믿고 있다.

젊은 지도자로서의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 현장에서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들을 상대하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다양한 의견을 참고하되, 이 말 저 말에 쉽게 흔들리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했다. 중심을 지키는 힘은 결국 자신을 관리해온 시간에서 나온다. 그녀는 여행과 운동을 통해 스스로를 다잡고, 멘탈도 관리한다. 실제로 마라톤 풀코스를 6회 이상 완주한 이력은 그의 끈기와 체력을 잘 보여준다. 파크골프장 36홀을 돌고도 “36홀 더 돌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배경에는 축적된 자기 관리의 시간이 있다.

파크골프의 젊은 지도자 삶을 선택한 김영아 교수 사진

김 교수는 젊은 선수라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도 느낀다. 체력과 열정, 그리고 새로운 것을 빠르게 흡수하는 감각은 큰 무기다. 하지만 때로는 그 젊음이 편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대회 경험을 쌓기 위해 출전했을 뿐인데, 일부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상금 타러 온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속상하다. 젊은 선수들에게 대회는 단순한 상금의 장이 아니라 경험과 성장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더 많은 대회가 생기길 바란다. 다양한 세대가 각자의 목적과 수준에 맞게 참여할 수 있는 무대가 많아질수록, 파크골프도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20년 골프 인생 끝에 만난 파크골프는 김영아 교수에게 새로운 종목 이상의 의미가 됐다. 그것은 비용과 접근성의 장점을 갖춘 생활체육이자, 세대를 잇고 사람을 잇는 소통의 공간이며, 지도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다시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무대다. 골프가 오랜 시간 자신을 단련시킨 운동이었다면, 파크골프는 이제 그 단련의 결과를 사람들과 나누게 하는 운동인지도 모른다.

김영아 교수의 시선은 늘 앞으로 향해 있다. 더 많은 대회, 더 체계적인 교육, 더 많은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현장. 파크골프를 향한 그녀의 애정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그 속도와 밀도는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군가에게 파크골프가 노년의 운동으로만 보인다면, 김영아 교수의 이야기는 그 인식을 조금 다르게 바꿔놓을 것이다. 파크골프는 지금, 젊은 지도자와 함께 더 넓은 세대로 걸어가고 있다.

eddi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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