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0% “핵심기술 빼돌리면 재산 몰수”
2026.07.19 12:00
응답자 91.4% “경제안보 차원 법체계 신설 대응 필요”
“기업차원 문제 넘어…신속한 제도 보완 뒷받침 돼야”삼성전자가 1조6000억원을 들여 세계최초로 개발한 18나노 D램공정기술이 중국 창신메모리로 유출돼 수십조원으로 추정되는 직·간접적인 경제 피해가 발생했다.
법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역대 최고 수준의 징역 6년 4개월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그럼에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웠다.
이와 관련, 국민 10명 중 9명은 핵심기술 유출 범죄에 징역형과 별개로 재산 몰수와 같은 경제적 불이익을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19일 이같은 ‘핵심기술 해외 유출과 관련한 대국민 인식’을 조사한결과, 응답자 중 90.6%가 징역형과 별개로 경제적 불이익 부과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대는 5.0% 잘 모르겠다는 4.4%에 그쳤다.
경총은 “징역형만으로는 막대한 이익이 걸린 기술유출 범죄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몰수·추징 제도는 지금도 시행되고 있으나 현행 제도에선 유출된 기술의 가치 산정 자체가 어렵고, 산정된 가치가 침해자의 이익으로 인정한 사례도 없어서 몰수 추징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상태다.
경총은 대검찰청의 지난 2023년 연구용역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기술 유출 관련 1심 유죄판결 496건 중 유출 피해액을 산정해 경제적 불이익을 부과한 판결은 단 한건도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92.5%는 핵심 기술 유출사건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매우 심각’(9~10점)으로 응답한 비율이 62.6%로 절반을 크게 웃돌았다. 심각성 평가의 평균 점수도 10점 만점에 8.6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의 첨단산업 집중도가 크고, 최근 핵심기술 해외유출 적발 건수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핵심기술 해외유출 적발건수는 지난 2021년 9건에서 지난해 33건으로 급증했다. 또 2020년 이후 핵심기술 해외유출로 인한 국가경제 피해 추산액은 약 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설문에서 응답자의 91.4%는 ‘미국의 경제스파이법·중국의 반간첩법 등과 같이 경제안보 차원의 법체계를 마련하여 대응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재 방식으로 충분하다’는 응답은 7.8%에 그쳤다.
미국 경제스파이법의 경우 외국을 이롭게 하는 기술유출을 ‘경제간첩’으로 규정해 국가안보 차원에서 처벌하고 있다. 중국 반간첩법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기술·정보의 해외유출도 ‘간첩 행위’로 규정해 처벌 중이다.
그 결과 미국은 항공기 엔진 기술 유출에 징역 20년(2022년), 대만은 반도체 공정기술 유출에 징역 10년(2026년)을 각각 선고한 적이 있다. 중국은 한 엔지니어가 전투기 관련 데이터 등을 외국 정보기관에 판매한 사건에서 사형(2025년)을 선고했다.
응답자의 90.7%는 핵심기술 해외유출 처벌 수준에 대해 ‘처벌 수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행 유지’는 5.3%, ‘완화’는 3.2%에 그쳤다.
핵심기술 해외 유출로 가장 우려되는 피해를 꼽는 질문에는 ‘추격국가와의 기술격차 축소에 따른 국가경쟁력 약화’가 5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가 안보·공급망 안정성 위협’ 19.5%,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 16.4%, ‘핵심산업 쇠퇴에 따른 일자리 감소·세수 타격’ 10.0% 순이었다.
하상우 경총 이사는 “국민 다수가 핵심기술 해외유출을 단순 기업 차원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쟁력과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면서 “신속한 제도 보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 이사는 “첨단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주도형 경제인 우리나라는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부정적 파급효과가 다른 나라보다 클 수밖에 없다”면서 “핵심기술 해외유출에 대한 강력한 처벌법제 도입과 같은 경제안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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