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차 대신 '이거' 사요"…中 MZ의 행복 가성비[중국.zip]
2026.07.19 07:21
저렴한 일상 필수품으로 소비 전환돼
편집자주거대하고 복잡한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방면의 재밌는 이야기를 파헤쳐 알짜배기만 쏙쏙 '압축 해제'해 드리는 연재 기획입니다.
중국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내 집 마련, 자동차 구입, 해외여행 등을 포기하는 대신 '1위안'짜리 소액 결제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은 금액으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게임, 숏폼, 콘서트 등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대형 소비가 얼어붙은 자리를 잔돈을 굴리는 경제가 대체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친구 만나는 것보다 게임이 더 좋아
직장인 메이 씨는 최근 밥 먹고 차 한잔하자는 친구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대신 핸드폰으로 온라인 친구와 게임을 즐겼다. 그는 "오프라인에서 돈을 쓰는 대신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주말을 보내는 것이 좋다"면서 "전혀 외롭지 않고 편하다"고 했다. 메이씨가 즐기는 게임은 올해 1분기 기준 유저 2억 명을 돌파했으며, 동시 접속자는 1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인기다.
메이 씨 같은 젊은 층이 많아지면서 실제 중국 게임 회사 매출이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언론사 후난일보는 13일 "중국 대표 게임사 자이언트네트워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22억 위안(약 4822억원)을 돌파했다"면서 작년 동기 대비 약 183%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순이익 역시 약 24억 위안(약 5261억원)으로 추정되며, 최대 증가율은 200%에 육박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6년 게임 시장 규모가 357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귀여운 굿즈 모으고, 숏폼 보고
이러한 '잔돈 소비' 트렌드는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중국에서는 약 12만 8000편의 숏폼 드라마가 공개될 정도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작되는 작품도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최고 인기작은 누적 조회수 30억 회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다른 직장인 양 씨는 "아무리 월급이 적고 현실이 힘들어도 귀여운 것과 재밌는 것은 포기할 수 없다"며 "최근 유행하는 깜찍한 캐릭터 굿즈를 모으거나, 1~2위안(약 220원~450원)만 내도 도파민 터지는 숏폼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젊은 세대들은 이외에도 콘서트, 축제, 마라톤, 반려동물, 마사지 등 적은 비용으로 자신이 즉각 '행복'해질 수 있는 분야에 지갑을 열고 있다. 마트에서 단 몇 위안을 절약하기 위해 애쓰고, 친구와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콘서트 티켓 구매에는 열정을 쏟는 식이다.
미래 대비보다 현재의 행복과 가치가 중요
시나 파이낸스는 최근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을 보도하면서 이들이 주택이나 자동차 구매 계획은 무기한 미뤄두면서도 소소한 일상 소비에 집중하는 이들의 경향에 대해 "미래를 대비하기보다 실용성과 현재 느끼는 행복의 가치를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높은 물가와 고용난은 고가의 제품, 필수품에 대한 소비는 줄고, 저렴한 일상 필수품 소비 확장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저렴한 국내 여행이나 9.9위안(약 2만2000원)짜리 문화 야간 강좌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가성비, 가심(心)비를 추구하고 적은 금액으로 경험하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 '현명한 소비'로 꼽힌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공식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실제 올해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작년 소비 데이터를 보면 금·은·보석류(12.8% ), 스포츠 및 오락 용품(15.7%), 문화 및 사무용품(17.3%), 통신기기(20.9%), 가전제품(11.0%) 등은 많이 늘어났다. 반면 큰돈이 들어가는 자동차(1.5%), 석유 및 관련 제품(5.7%), 건축자재(2.7%), 브랜드 전문점(0.6%)과 백화점(0.1% 증가)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시시펑 저장성 사회발전연구소 경제학자는 "현대 젊은이들이 '돈이 없다'와 '자유 시간이 없다'는 이중고 속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나 저축보단, 지금 당장의 정서적 만족, 행복을 채워주는 항목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제·심리적 압박, 내면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대상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이 현재 젊은 세대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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