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땅에선 피파 규정보다 ‘표현의 자유’...월드컵서 “포클랜드 우리 땅” 외친 아르헨 선수단 두둔한 美
2026.07.18 21:40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 중인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선수 일부가 시합 후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제도(諸島) 영유권을 주장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논란이 된 가운데, 미국이 오히려 아르헨티나를 두둔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워싱턴DC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TF) 앤드루 줄리아니 사무국장은 이날 취재진에게 “아르헨티나 팀은 미국 땅에서 그런 말(포클랜드 제도 영유권 주장)을 할 기회와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권리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수정헌법 제1조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 헌법의 핵심 조항이다.
지난 15일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에 2-1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승리 이후 아르헨티나의 일부 선수들이 ‘말비나스 제도는 아르헨티나의 것’(Las Malvinas son Argentinas)이라는 스페인어 문장이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 말비나스 제도는 포클랜드의 아르헨티나식 명칭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키어 스타머 전 영국 총리 등 영국 정치권이 강력 반발, 국제축구연맹(FIFA)에 엄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영국 총리실은 성명에서 “월드컵은 우리 것이 아닐 수도 있으나, 포클랜드는 절대적으로 우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언론들 역시 일제히 경기장에서 정치적 색채가 짙은 상징물 또는 메시지를 공공연히 노출시키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 FIFA 규정을 근거로 “FIFA 조사 후 벌금형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백악관이 미국의 맹방인 영국보다 아르헨티나 편을 들어주는 듯한 입장을 내면서 아르헨티나 선수단에 대한 이렇다할 징계 없이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집권 후 노골적인 친미·친트럼프 성향을 보여온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 총선 당시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중동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최근 스타머 총리를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포클랜드는 물리적으로는 아르헨티나와 무척 가깝지만 1833년부터 영국의 실효적 지배가 계속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독립 당시 스페인으로부터 말비나스 제도 영유권도 함께 넘겨받았다”는 이유로 영국에 섬의 반환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82년 양국은 섬 영유권을 놓고 전쟁까지 벌였으나 영국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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