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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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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한 자작극, 누가 언제 알았나…풀리지 않는 의문 4가지

2026.07.18 16:00

공천 과정부터 경찰 인지 시점·개혁신당 대응·의무기록 논란까지
구속 이후에도 남은 핵심 쟁점들…수사로 규명될까
정이한 당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오른쪽)가 지난 5월 26일 열린 부산KBS 토론회에서 직접 준비한 거짓말탐지기를 꺼내며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부산광역시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photo 부산KBS 유튜브 캡처


'음료 테러 자작극 의혹'으로 지난 7월 8일 구속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를 둘러싼 의문들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경찰 수사로 자작극의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났지만, 사건의 배경과 경찰의 자작극 인지 시점, 각 선거캠프의 인지 시점, 의무기록 진위 여부 등 핵심 쟁점들은 아직 충분히 해명되지 않은 상태다.

의문 1_정이한은 어떻게 개혁신당에 입당했나

정이한 전 후보가 개혁신당과 인연을 맺은 경위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정 전 후보는 부산 의료계와 교육계에서 두루 영향력을 행사해온 부산 온병원그룹 정근 회장의 아들이다. 정근 회장은 국민의힘 계열 당적을 가졌다가 공천을 두번이나 받지 못하자 2012년 19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부산진구갑에 출마했다. 무소속이었음에도 24.71%를 득표한 전력이 있을 정도로 부산 지역에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당시 병원 직원들에게 특정 후보 지지를 요청한 혐의로 지난 3월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이한 전 후보가 어떤 경로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로 공천받게 됐는지, 당 내부에서 후보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올해 38세인 정이한 전 후보는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부친의 회사인 온그룹 경영본부장 등을 맡은 바 있다. 이후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재선·부산 금정구) 선임비서관, 한덕수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 사무관 정도의 정치경력이 전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자작극 의혹을 주간조선이 단독보도한 지 하루 만인 지난 6월 18일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중대한 선거범죄"라며 공개 사과했지만, 구체적인 공천 과정에 대해서는 "(정 전 후보가) 국민의힘 보좌진 및 국무총리실 비서실 경력이 있었다"는 해명 외에는 일절 내놓지 않았다.

정 전 후보의 개혁신당 입당과 출마 과정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정 전 후보는 국민의힘 재직 당시 국민의힘 소속 현역 A 부산시의원과 고교 동문으로 호형호제하는 관계를 맺었다. 이준석 대표는 최근 당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정 전 후보가 개혁신당에 입당할 때와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때 모두 A 시의원과 상의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A 시의원이 정 전 후보의 지난 2월 3일 출마 기자회견 때 부산시의회 브리핑룸 사용을 주선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A 의원은 "소개한 적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 중이다.

의문 2_경찰은 언제 '자작극'임을 알았나

경찰의 자작극 인지 시점도 최대 논란이다. 경찰은 지난 4월 27일 사건 발생 직후 현장 CCTV를 토대로 3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 등을 확인하고 정이한 전 후보를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한 것은 사건 발생으로부터 약 3주가 지난 5월 18일이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후보는 "A씨와 아는 관계가 맞다"며 자작극을 실토했고 경찰은 다음 날인 5월 19일 정 전 후보를 입건했다.

문제는 경찰이 입건 사실을 선거가 끝날 때까지 외부에 일절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찰은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후보자에 대한 수사 사항을 외부에 알릴 수 없다"며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정 전 후보는 5월 19일 입건된 후에도 선거운동을 계속했고, 지난 5월 26일에는 KBS부산방송총국이 주관한 TV토론회에서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부산광역시장)의 통일교 까르띠에 시계 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 경찰용 거짓말탐지기를 꺼내 들기도 했다. 자신이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임에도 상대 후보에게 거짓말탐지기를 들이댄 셈이었다.

자연히 정이한 전 후보의 선거 완주로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낙선한 박형준 전 국민의힘 후보 측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박형준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초선·부산 해운대구갑)은 "정이한이 자백했는데도 경찰이 선거가 끝날 때까지 숨겼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며 "부산시장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보수표 분열을 통해 전재수 후보 당선을 도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부산시장 선거에서 전재수 당시 민주당 후보(현 시장)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전 시장)를 4만5941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는데, 정이한 전 후보는 2만7418표를 득표하며 보수표 일부를 가져갔다. 동정 여론을 등에 업고 선거를 완주한 만큼 실제 영향이 더 컸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부산경찰 지휘라인을 직권남용·직무유기·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의문 3_개혁신당 지도부는 언제 알았나

이준석 대표 등 개혁신당 지도부가 언제 경찰 수사 사실을 인지했는지도 의문이 남는다. 선거가 끝난 뒤에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부실 공천 책임 정도만 물을 수 있지만, 자당 후보를 경찰이 지난 5월 18일 소환 조사했음에도 선거가 끝날 때까지 중앙당이 함구로 일관했다면 정치적 책임의 무게는 전혀 달라진다.

경찰 측에 따르면, 개혁신당 중앙당에 수사 사실을 알린 것은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 직후다. 이준석 대표는 주간조선이 해당 사건을 최초 보도한 다음 날인 6월 18일, "당 자체 진상조사단을 가동하겠다"고 첫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정 전 후보가 지난 5월 19일 입건 당일, 박형준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기자회견을 돌연 진행하려는 등 이상기류가 감지됐음에도 당 지도부 그 누구도 배경을 전혀 몰랐다는 주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정 전 후보와 박 전 후보 측의 단일화 논의가 있었던 5월 17일 오찬에는 앞서의 국힘 소속 부산시의원이 동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개혁신당 측은 "정 전 후보가 5월 19일 이후 당과 연락을 끊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 지도부가 수사상황을 선거일 전에 알았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의문 4_부친 병원서 발급한 의무기록, 진짜인가?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또 다른 쟁점은 의무기록의 진위 여부다. 정 전 후보가 사건 당일 이송된 곳은 부친 정근 회장이 운영하는 부산진구 당감동에 있는 온병원 응급실이다. 사건 현장인 금정구 구서나들목에서 거리로 12㎞, 차로 30분 이상 떨어진 곳이다. 이에 왜 더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놔두고 부친이 회장으로 있는 병원까지 찾아갔느냐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정 전 후보는 MRI 등 정밀검사 후 '뇌진탕'과 '근좌상'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작극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병원에서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된 상태다. 이에 경찰은 온병원 측의 의료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개혁신당 관계자는 주간조선에 "당시 정 후보가 음료수를 맞고 넘어진 것이 아니라 바닥에 주저앉은 것으로 들었다"며 "뇌진탕은 없었고, 추후 캠프에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뇌진탕이라 보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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