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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반도체클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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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하나 더 지어야 할 판”…삼성전자 前 사장도 비판한 호남 클러스터

2026.07.18 07:01

16일 ‘李 호남 반도체의 허구와 실상’ 국회 토론회
“잘못된 정치적 결정으로 국가 경제 흔들어선 안돼”
“인·수·전 삼박자 맞아야 클러스터 성공 가능”
산업부선 “투자 계획 없이 공급 계획 어려워” 반박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호남 반도체의 허구와 실상’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약 800조원을 투자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인·수·전(인력·용수·전력)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호남 반도체의 허구와 실상’ 토론회를 개최했다.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잘못된 정치적 결정으로 국가 경제를 흔들어선 안 된다며 광주 팹 건설에 대해 비판했다.

고동진 의원은 “정치적인 구호나 단기적인 지역 균형 논리만으로 국가 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와 국가 첨단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중대한 사안인데도 전력, 용수, 인력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구체적 실현 방안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중요한 국가정책이 정치적인 결정 때문에 실패한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그런 결정에 관여한 사람도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것이 잘못인 줄 알고도 막지 못한 사람도 책임이 없지 않다. 우리가 방관자가 돼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강제적 시장주의 정부”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에 8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을 대통령이 스스로 유인하고 유도했다고 하는데, 이거는 한 마디로 압박”이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의원은 “입지 선정이 기업의 자유의지로 이뤄졌는지, 과연 실현 가능한 선택인지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단순히 정치적 이유, 지역 균형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런 문제를 그냥 넘긴다면 자칫 (호남 지역에) 희망 고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소속인 한동훈 의원 또한 “일단 질러놓고 나중에 생각하자는 이재명 정부 정책 기조의 가장 대표적 사례”라며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자본주의 기본 원칙에 반하는 행동이며, 자신들이 상법에 주주에 대한 이사 책임까지 넣은 정책을 했던 것과도 배치되고 무엇보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배치되는 많은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호남 클러스터에 막대한 전력 필요”
“한국전력이 하나 더 필요한 수준”
“투자 계획 없이 공급 계획 어렵다” 반박도


이날 토론에는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인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심형진·박설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3대 메가 프로젝트, AI 데이터센터까지 들어가게 되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한국전력을 하나 더 만드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박지영 기자.


발표를 맡은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3대 메가 프로젝트, AI 데이터센터까지 들어가게 되면 약 40기가와트(GW)의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며 “이는 우리나라 전력 수요의 절반을 훨씬 넘는 규모이며, 한국전력을 하나 더 만드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 공급망에 우려를 표했다. 정 교수는 “태양광은 하루 4시간 발전에 불과해 간헐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반도체 공장을 위해 하루 4시간 뛰는 주전(재생에너지)을 두고 20시간을 뛸 벤치 멤버(백업 전원)를 앉혀놔야 하는 꼴”이라고 짚었다.

호남지역의 그리드(전력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호남은 계속 밀어주지 않으면 멈춰버리는 ‘약한 그리드’에 속한다“며 ”반도체 팹(Fab)이라는 대규모 부하가 갑자기 들어와 바닥을 긁게 되면 국지적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도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원전 확대 및 PPA(전력구매계약)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시고 LNG(액화천연가스) 열병합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한 바 있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차례 정전을 겪고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위해 미국 최대 원전 운영사인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와 에너지 PPA를 맺어 전력을 구매하고 있다”면서 “정부 기조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있어 원자력 에너지 PPA는 없는데,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선 정책 기조와 법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 다음으로 중요한 용수 문제도 지적됐다. 김진수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호남권은 영산강과 섬진강에서 용수를 공급받고 있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공업용수의 안전도가 가장 안좋다”며 “또 다른 지역에 비해 용수량 자체가 작아 다른 지역에서 용수 부족이 발생했을때보다 받는 타격이 더 크다. 댐을 지어 용수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호남은 반도체 클러스터 형성에서 중요한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2023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발간한 ‘반도체 리쇼어링에 있어 산업 클러스터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연구·기업과 숙련된 인력 생태계가 형성된 곳에 산업 클러스터를 지어야 실패가 없다고 결론지었다”며 “호남 반도체는 기존 시설과 산업기반이 없는 ‘그린필드’ 클러스터다. 인·수·전(人·水·電)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해야만 호남 클러스터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전 과기정통부 장관인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아무것도 없는 지역에서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하기는 어렵다. 주 지역에 이미 뿌리내린 광산업 인프라를 키우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박지영 기자.


호남 지역의 기존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도 제시됐다. 전 과기정통부 장관인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아무것도 없는 지역에서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하기는 어렵다. 주 지역에 이미 뿌리내린 광산업 인프라를 키우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AI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광(光) 반도체 ▷장기 계약이 가능해 호황·불황 부침이 작은 우주·국방용 화합물 반도체 ▷센서 부품·첨단 센서 패키징을 키우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안홍상 산업통상부 반도체 과장은 “일각에서는 인·수·전 모두가 갖춰진 곳을 찾아야 한다고 하지만, 전력과 용수의 경우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나오지 않으면 공급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며 “기업의 요구사항을 정리해서 어떻게 반영할지 각 부처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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