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호르무즈 이어 홍해 항로도 위협…글로벌 원유 공급망 충격 우려
2026.07.18 16:57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주요 우회 수송로인 홍해 항로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의 양대 원유 수송로가 동시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과 세계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확대해왔지만, 이를 뒷받침해온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과의 휴전 체제가 흔들리면서 우회 수출로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동부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동서 송유관을 통해 서부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운송하고 있다. 이후 원유를 유조선에 실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홍해 항로로 수출하고 있다.
이 우회 경로를 활용하면서 사우디는 원유 수출량을 하루 약 460만배럴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전쟁 이전의 하루 730만배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홍해 항로 덕분에 수출 감소 폭을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을 근거지로 둔 후티와 사우디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이 항로의 안전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후티가 홍해 관문인 이 해협의 봉쇄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홍해가 새로운 원유 공급망 불안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우디와 후티는 2022년부터 휴전 체제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서로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는 양상이다.
사우디와 예멘 정부군은 지난 13일 후티가 통제하는 예멘 수도 사나의 국제공항을 폭격했다. 이에 후티는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겨냥해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발사하며 보복했다.
양측의 충돌이 격화하면 후티가 사우디를 압박하기 위해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거나 사우디 항만과 석유 시설을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티의 선박 공격이 재개될 경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맞물려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 두 곳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유엔 예멘 특사실 선임 정치고문을 지낸 에이프릴 롱리 앨리는 “후티가 이를 본능적으로 감지했다”며 “판을 키워 크게 얻어낼 기회가 왔다고 보고 그 기회를 잡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홍해 상황이 다시 악화하고 있다”며 “후티의 미사일 공격은 육지의 불안정이 해상의 불안으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는 경고”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장기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현재 각국은 비축유와 상업용 원유 재고를 활용해 공급 부족분을 메우고 있다. 하지만 수송 차질이 장기화하면 재고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두 해협의 운항 차질이 장기간 이어지거나 사우디의 송유관과 항만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볼 경우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후티가 당장 전면전에 나서기보다는 군사적 긴장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며 사우디를 압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후티는 사나 공항 운항 재개와 물자 반입 확대 등을 얻어내기 위해 압박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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