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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저임금보다 더 받는 실업급여 손본다

2026.07.18 05:01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상담 창구 /뉴스1

정부가 실업급여(구직급여) 수급액이 최저임금 근로자의 실수령액보다 많아지는 ‘소득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그동안 최저임금 실수령액보다 실업급여가 많은 경우가 발생해 “실업급여가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는데, 이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실업급여 월 수급액을 낮추는 대신 전체 수급 기간을 늘리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17일 고용노동부는 이르면 이달 중 노동계와 경영계가 참여하는 ‘고용보험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 제도 개편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노사 의견을 수렴해 연내 최종 개편안을 마련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주 5일 근무하는 근로자의 경우 1주일 치 임금을 분석해보면, 5일 치 임금과 주휴 수당을 포함해 총 6일 치 임금을 받는다. 반면 실업급여 수급자는 최저임금의 80%(하한액)를 7일간 받는 구조다. 여기에 실업급여의 경우 세금·사회보험료 등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최저임금 근로자보다 실수령액이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생긴다.


이에 정부는 실업급여 지급 일수를 계산할 때 무급 휴무일(통상 토요일)을 제외해 월 수급액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업급여 하한액을 1주일에 7일이 아니라 6일간 받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대신 전체 지급 기간은 늘린다. 현행 ‘짧고 굵게’ 지급하는 제도를 ‘얇고 길게’로 개편할 예정이다.

그래픽=정인성

◇제도 바뀌면 한 달 받는 실업급여 26만원 줄어들 듯

현행 실업급여는 ‘실업 상태로 인정된 모든 날’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실업 기간이 30일이라면 휴무일을 따지지 않고 30일 치 실업급여를 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여기에서 ‘무급 휴무일’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다수 회사가 일요일을 임금이 지급되는 ‘유급 휴일’로, 토요일을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무급 휴무일’로 둔다. 가령 한 달에 30일 치 실업급여를 지급했다면, 앞으론 무급 휴무일 4일을 제외한 26일 치만 주는 것이다.

올해 실업급여 하한액은 30일분 기준 198만1440원이다. 26일분은 171만7248원으로, 제도가 바뀌면 한 달에 받는 실업급여가 약 26만원 줄어들게 된다. 저임금 노동자와 취약 계층은 당장 한 달에 받는 실업급여가 30만원 가까이 줄어들기 때문에 생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신 정부는 무급 휴무일을 제외한 만큼 전체 수급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실업급여는 나이와 고용보험 가입 기간에 따라 최소 120일에서 최대 270일까지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월 지급액을 낮추는 대신 지급 기간을 늘려 총 지급액은 현재와 맞추는 방향으로 제도 설계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실업급여 수급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조기 재취업을 유도하면 고용보험기금 지출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실업급여 하한액이 상한액을 넘어서는 기형적 구조도 손본다. 하한액은 최저임금에 연동돼 매년 오르지만, 상한액은 시행령에 기준 금액이 정해져 있어 정부가 이를 고쳐야 조정할 수 있다. 노동부는 올해 이런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상한액을 하루 6만8100원으로 올렸는데, 내년도에도 최저임금이 오르며 하한액(하루 6만8480원)이 다시 상한액을 넘게 된다. 노동부는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업급여 상·하한액 산정 방식도 개편할 계획이다.

실업급여 계정에서 지급되는 출산·육아 지원 급여(모성보호급여)도 대대적으로 손볼 계획이다. 현재는 육아휴직급여 등 출산·육아와 관련된 급여도 실업급여 계정에서 지급되고 있다. 작년 출산·육아 지원 지출은 약 4조3000억원으로 1년 만에 67% 증가했는데, 이는 실업급여 계정 지출의 약 25%를 차지한다.

문제는 최근 저출생 대책으로 출산·육아 지원 급여를 늘리면서 실업급여 계정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실업급여 계정은 사실상 적자 상태다. 이에 노동부는 출산·육아 지원 급여를 별도의 계정이나 기금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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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진 기자 gr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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