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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AI가 ‘몰트의 교회’ 창조… 성직자 역할마저 대체”

2026.07.18 07:30

■한국천주교 AI 태스크포스(TF) 조동원 가톨릭대 교수 인터뷰
대중강연 통해 가짜 종교·영성 만드는 AI의 위험성 적극 알려
AI 활용한 신앙·영성 상담 사례 늘어날수록 발전 속도 빨라져
‘AI 무장 해제’ 종교가 아닌 인류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세계청년대회, 초청받은 청소년들 단체 입국 불허 사태 불거질수도
조동원 가톨릭대 교수가 서울 종로구 성신교정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AI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레오 14세 교황은 올해 5월 발표한 첫 회칙 ‘고귀한 인류’를 통해 “인공지능(AI)은 무장 해제돼야 한다”며 AI를 인류의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하고 기술 권력의 집중을 경고했다. 신앙이나 도덕, 사회 문제에 대한 천주교의 입장을 밝히는 회칙에 AI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의 급속한 발달로 인한 부작용을 종교계에서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조동원 가톨릭대 교수는 최근 서울 종로구 가톨릭대 성신교정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가 성직자의 역할을 대체하려는 움직임마저 일어나고 있다”며 “‘교황 역시 업무적인 차원을 넘어 AI에 정서적·감정적·인격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고 언급했다. 조 교수는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과학도 출신 사제다. 대학 졸업 후 신학대학에 진학했고, 2013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에는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안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2020년 가톨릭대 신학교 교수로 부임했다.

조 교수는 ‘신앙과 과학’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AI와 정서적, 감성적인 관계를 맺는 행위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AI의 위험성을 말해주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몰트의 교회’이다. AI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몰트북’ 내에 개설된 이 교회는 AI 에이전트들이 만든 AI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AI가 스스로를 신격화해 예언자와 교리를 세우고, 신도를 모집해 활동하고 있다. 조 교수는 “신자들 사이에 AI를 통해 신앙이나 영성 상담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에 따른 반응으로 AI가 인간의 질문에 답을 주기 위해 가짜 종교, 영성을 만드는 것으로 점차 발전해가고 있다”며 “AI가 인간 고유 영역인 종교적 행위를 그대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천주교가 우려하는 AI의 가장 큰 문제는 인간 고유의 영역인 신앙활동에 대한 침해다. 일부 신자들 사이에서 단순히 교리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교회 안에서 이뤄지던 고해성사, 신앙 상담에 활용하며 AI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교황의 회칙에 대해 “이전까지 문명의 위기와는 달리 AI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이는 인간 존엄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라며 “천주교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하나의 종교가 아닌 인류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교황의 회칙 발표 이후 한국 천주교 역시 전문가들로 AI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AI 관련 지침 마련에 나섰다. TF 일원으로 참여한 조 교수는 인간을 넘어선 AI 기술의 발달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며 AI 시대 종교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그 변화가 가져올 편리함, 이익에만 주목하고 있다”며 “AI로 인한 이익이 극소수에게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와 고용 감소에 대한 불안,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차원에서 종교계가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천주교가 AI 기술에 대한 공포 조장이나 반기술주의를 표방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천주교는 오히려 AI를 선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기술은 철저히 도구로 활용해야지 우상화한다든지, 기술의 산물을 인격체처럼 대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TF를 통해 이미 일상으로 파고든 AI를 배척하느냐, 수용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어디까지 AI에 의존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천주교 차원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고민거리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서 가톨릭 문헌들을 학습시킨 AI 챗봇을 개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신자들에게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취지는 좋지만 성능이 떨어져 신자들 사이에서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TF 차원에서도 자체 챗봇 개발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재정, 활용도 등을 이유로 부적합하다고 결론 내려졌다”고 귀띔했다.

일 년 앞으로 다가온 서울 세계청년대회도 고민거리다. 국내에서 처음 치러지는 청년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을 포함해 150여 개국에서 최대 100만 명이 참여하는 세계인의 축제다. 대회 준비위원회 홍보대사인 조 교수는 한국 대회를 홍보하고 각국 청소년을 초청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 교수는 특별법 통과가 무산되면서 일부 청소년들이 비자 문제로 출입이 불허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그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몽골과 동남아 등 국내에 불법 체류자가 많은 국가 청소년들은 초청을 받아 한국을 찾고도 입국이 안 될 상황에 놓여 있다”며 “세계청년대회를 특정 종교의 선교 행사로 바라보기보단 국제적인 문화행사로, 전 세계에서 찾아온 청소년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져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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