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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전통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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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잃은 국방장관, 군 개혁 맡길 수 있나 [쓴소리 곧은소리]

2026.07.17 14:40

[박용후 육군·공군 발전자문위원  sisa@sisajournal.com]

제도의 변화보다 장병과 국민의 공감을 얻는 일이 개혁의 첫걸음
의혹은 투명하게 풀고 정책은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증명해야 한다


군 개혁은 낡은 무기를 새 무기로 교체하는 사업이 아니다. 병력 구조와 지휘체계는 물론 군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는지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따라서 개혁을 이끌 국방부 장관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자산은 예산도 권한도 아닌 신뢰다. 장관의 설명을 장병이 믿지 못하고 국민이 장관의 책임감을 의심한다면, 아무리 그럴듯한 개혁안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개혁은 명령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신뢰 없이는 완성할 수 없다.

최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은 바로 이 지점을 묻게 한다. 쟁점은 그가 방위병 출신인가가 아니다. 병적 기록 의혹이 객관적으로 해소됐는가, 군사 정책 답변이 정확하고 일관됐는가, '50만 드론전사'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같은 핵심 정책에 실행 가능한 설계도가 있는가, 그리고 혼선이 발생했을 때 최종 책임자로서 어떤 태도를 보였는가다.

먼저 병적 기록이다. 방위병 복무 자체는 비난받을 이유도 결격 사유도 아니다. 병적 기록 의문을 모두 '방위병 비하'로 규정하는 순간, 논점은 엉뚱한 곳으로 이동한다. 확인할 것은 병역의 종류가 아니라 기록의 정확성과 해명의 충분성이다. 병적증명서에는 안 장관이 1983년 11월 입영해 1985년 8월 소집해제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통상적인 방위병 복무 기간 14개월보다 약 8개월 길다. 안 장관은 실제로는 1985년 1월 소집해제됐고 행정 착오로 추가 복무 통보를 받아 최종 날짜가 늦게 기록됐다고 해명했다. 국방부도 탈영·구금 의혹은 명백한 허위라며 세부 기록과 당시 대학 성적표를 근거로 반박했다. 따라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는 것은 검증이 아니라 낙인찍기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7월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병적 기록보다 더 큰 문제는 검증의 공백

그러나 반박만으로 의문이 해소된 것도 아니다. 국방부는 8개월의 기록 차이가 왜 발생했는지, 구금 기록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답하지 못했고, 원기록은 독립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기록이 존재한다는 설명과 그 기록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는 것은 다르다. 최근 여권 인사 일부가 병적기록부를 열람해보니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한쪽 진영만 열람해 말로 전하는 방식은 검증이 아니다. 검증의 생명은 열람자의 선의가 아니라 절차의 중립성이다. 개인정보를 가린 부분 공개, 여야 국방위원의 비공개 공동 열람, 독립 기관의 확인 등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잘못된 기록이라 공개하지 않겠다" "정정은 퇴임 후 하겠다"는 설명은 오히려 의혹을 더 남긴다. 잘못된 기록이라면 왜 지금 정정하지 않는가. 자신을 둘러싼 의문조차 투명한 절차로 해소하지 못하면서 군 전체에 투명성을 요구한다면 개혁은 시작부터 설득력을 잃는다.

병적 기록이 과거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면, 국회 답변은 현재 직무에 대한 신뢰의 문제다. 국방부 장관이 반드시 군 출신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민통제는 민주주의의 원칙이다. 하지만 문민통제가 군사적 전문성의 부족까지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무기 제원의 암기가 아니라 핵심 군사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명료하게 설명하는 능력이다. 3월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안 장관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가 전작권 전환 조건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설명한 뒤, 북한 미사일은 KAMD로 막는다고 답해 논란을 낳았다. KAMD가 독립된 전환 조건은 아니지만 북한 핵·미사일 대응 능력의 핵심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 두 답변이 반드시 모순은 아니나, 어느 의미였는지 장관이 즉시 바로잡지 않은 것이 문제다. 안보 책임자의 말이 여러 의미로 해석되도록 방치되면 장병에게는 지휘 혼선으로, 동맹에는 의문으로, 국민에게는 불안으로 이어진다.

구호는 넘치지만 설계도는 보이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태도다. 혼선이 지적되자 안 장관은 실무진의 쪽지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최종 책임자는 쪽지를 쓴 실무자가 아니라 그 내용을 확인하고 답변한 장관이다. 답변의 혼선조차 실무자 탓으로 돌리는 장관이 더 큰 정책 실패 앞에서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책임을 아래로 내려보내는 순간, 조직의 신뢰도 함께 내려간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50만 드론전사 양성'의 방향은 타당하다. 국방부는 교육용 드론 6만여 대 도입과 2029년까지 11만 대 확보 계획도 내놓았다. 그러나 50만 명이 갖춘다는 '드론 운용 능력'이 기초 조종 수준인지, 전파방해가 계속되는 실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능력인지 기준이 없다. 기준이 없으면 목표 달성 여부조차 평가할 수 없다. 교육 명단에 50만 명의 이름을 올리는 것과 50만 명이 실제 전투능력을 갖추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전작권 관련 '94%' 발언도 그렇다. 안 장관은 지난 5월말 싱가포르에서 한미가 2020년 전환 조건의 94%를 충족했다고 합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3단계 검증의 첫 단계인 2020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의 평균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능력 하나가 미달이면 평균은 준비 상태를 왜곡한다. 게다가 국방부는 그동안 국회에는 한미 연합 비밀이라며 이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국회에 비밀이라던 숫자를 해외에서 공개할 수 있다면, 공개의 근거든 그간 설명하지 않은 이유든 둘 중 하나는 해명해야 한다. 

이들 사안은 서로 다른 문제지만 공통점이 있다. 병적 기록에는 독립적 검증이, KAMD 답변에는 명료한 정정이, 드론 정책에는 숙련 기준이, 94%에는 산출 근거가, 답변 혼선에는 책임지는 태도가 부족했다. 개혁은 장관의 지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장병이 필요성을 믿고, 국회가 뒷받침하고, 국민이 동의해야 한다. 그 연결고리가 장관에 대한 신뢰다.

국민이 안 장관에게 묻는 것은 자신의 기록을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군사적 쟁점에 정확하고 일관되게 답할 수 있는지, 정책 구호를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바꿀 수 있는지, 결과에 최종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여부다. 

국가안보에는 진영이 없다. 군 개혁은 장관의 명예를 위한 사업도, 정권의 시간표도 아니다. 전쟁이 났을 때 장병을 살리고 국민을 지키는 국가적 과업이다. 그렇기에 다시 물어야 한다. 자신의 의혹을 객관적으로 해소하지 못하고, 정책의 빈칸을 구호로 대신하는 장관에게 군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가. 군 개혁을 명령할 권한은 직책에서 나오지만, 개혁을 이끌 자격은 신뢰에서 나온다.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장관의 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군 전체가 대가를 치러야 하는 위험한 실험일 뿐이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용후 육군·공군 발전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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