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갈등, 자존심 싸움 양상… 정치인들 분노 조장 땐 최악으로 갈 것”
2026.07.18 00:52
“양측 모두 한 발씩 물러서야
韓 정부, 조용한 해결 노력을”
“스티브 비건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16일(현지시각) 쿠팡을 둘러싼 한미 갈등에 대해 “안타깝게도 데이터 보안에 대한 정당한 규제 문제였던 것이 누가 결과를 좌지우지할 것인지에 관한 ‘남자다움(manhood)’을 겨루는 시험이 됐다”며 “양측 모두 한 발 물러서서 성숙한 태도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에서 시작된 쿠팡 문제는 백악관과 미 의회가 이를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규정하면서 반년 넘게 한·미 관계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조야(朝野)의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인 비건은 이날 애스펀안보포럼 현장에서 본지와 만나 “한·미 모두 경제 정책이 협력보다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종종 상호 불신을 드러내는 데 최근의 흐름을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건은 “한국 정부, 특히 국회와 쿠팡 모두 이번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본다”며 “정치인이 대중을 상대로 나서서 쿠팡에 대한 분노를 조장하면 최악이 될 것이다.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정치 리더십이 한·미 모두에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쿠팡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는 것을 삼가고, 대중의 시선과 (언론) 헤드라인에서 이 문제가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1기에서 대북정책특별대표로 발탁되기 전까지 포드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비건은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광범위한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제는 국가적 자존심, 주권, 기업의 품격을 시험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가 문제를 조용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권장한다”고 했다.
비건은 “한국은 미국이 자국 경제를 강화하고 중국에 대응해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파트너 조건에 정확히 부합한다”며 “지금은 한·미 경제 관계를 심화시킬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시기”라고 했다. 이어 “조선, 청정 에너지, 첨단 반도체 제조는 미국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분야”라며 “한화 같은 기업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방산 산업의 중대한 취약점을 해소해 줄 것”이라고 했다.
비건은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과 관련해 “주권이 얽혀 있는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로 한국 정부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한반도 방어를 위해 3만명을 주둔시킨 미군은 항상 미군의 지휘 아래 작전을 수행해 왔다. 작전 지휘권을 해체하는 일은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이 문제를 밀어붙이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이재명 정부는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비건은 “임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는 사령부에 작전통제권을 이양하는 건 어리석은(foolish) 일이 될 것”이라며 “군의 궁극적인 임무는 한반도를 방어하는 것이지 누가 지휘하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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