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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잡겠다더니 ‘금수저 잔치’ 판 깔았나…터져버린 부동산 민심[주형연의 에구MONEY]

2026.07.18 05:35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쓴이주> ‘돈’은 우리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편리한 도구, 거래 수단일 뿐이지만 돈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냥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돈’에 대한 허물이 벗겨지는 순간 경제에 대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돈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지는 사회, 돈에 얽힌 각종 이야기와 함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이번 주 사흘간 이어진 정부의 부동산 릴레이 토론회는 한마디로 ‘현실’이었습니다. 각계의 상반된 논리가 정면충돌하는 ‘성토장’으로 변했습니다. 정책 당국과 전문가, 업계, 시민사회가 한자리에 모였지만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는 해법은 없었습니다. 그만큼 한국 부동산 시장이 금융과 공급, 세대와 계층, 지역 불균형이 복잡하게 얽힌 구조적 문제라는 점만 다시 확인하게 됐어요.

특히 15일 열린 금융 분야 토론회에선 “대출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결국 부모 찬스를 가진 사람만 집을 살 수 있다”는 주장과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출만 풀면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반론이 정면으로 충돌했어요.

두 주장 모두 틀리지 않았습니다. 현재 대출 규제가 자산 양극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최근 2030세대의 주택 구입 자금 상당 부분이 부모와 조부모 지원에서 나온다는 현실은 금융 규제가 오히려 사적 자산 이전을 강화하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어요.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청년은 부모의 자금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렇지 못한 청년은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부모 찬스’가 새로운 신용등급이 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죠.

반대로 대출 규제 완화 역시 만능 처방은 아닙니다.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만 늘어나면 시장은 가격 상승으로 반응합니다. 결국 추가 대출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보다 기존 집값을 끌어올리고 개발사업의 수익성만 높일 가능성이 큽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를 두고 “급하다고 소금물을 마시는 것”이라고 표현했어요. 당장의 갈증은 해소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더 큰 갈증을 부른다는 의미입니다.

전세 대출과 재건축 이주비 대출 논쟁도 뜨거웠습니다. 전세 대출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지만 갭투자의 자금줄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어요. 실수요자만 선별 지원하자는 데는 공감했지만 현실적으로 누가 진짜 실수요자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여전히 모호합니다.

“국민들은 이주비 걱정이나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반론도 나왔어요. 금융 논리와 국민 정서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사흘간 이어진 토론회를 관통한 핵심은 결국 “부동산 문제를 금융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문제, 전세 대출 규제를 손질하는 문제, 거시건전성 규제를 조정하는 문제는 모두 시장의 속도를 조절하는 정책일 뿐 시장의 방향 자체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금융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도구는 아니에요.

이번 토론회는 해답을 내놓기보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어려운 문제 앞에 서 있는지를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대토론회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공급과 국토 균형, 산업과 인구 구조까지 함께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소금물’과 ‘부모 찬스’ 사이에서 같은 논쟁을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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