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없이는 한 줄도 못 쓰겠어…' 인류를 향한 경고
2026.07.18 06:40
"스마트폰 알람에 깨어나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밤이 되면 무엇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일상의 공허함과 고단함.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내쉬었던 한숨들, 그 답답함. 우리의 의지가 약해서도, 능력이 모자라서도 아니다." 책은 그렇게 "우리 삶에 장착된 설계된 덫"에 주목한다. 정재승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기술로 인해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서늘하고도 우아하게 기록한 동시대의 초상화 같은 책"이라고 평가했다.
2시간49분짜리 영화 '인터스텔라'를 10분 요약으로, 복잡한 논문은 AI 요약으로 해결하는 시성비(시간 가성비) 시대, 저자는 "우리는 과연 그만큼 시간을 번 것일까"라고 묻는다. '연결되어 있지만 외로운' 소셜미디어, '취향을 갉아먹는 필터' 알고리즘, '24시간 돌아가는 가면 공장' 가짜뉴스와 딥페이크, '환각의 늪' AI 할루시네이션 등 오늘날 미디어사회에서 경험하는 일상의 문제를 각종 통계와 익숙한 사례로 지적한다. 특히 책은 "편리함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조용히 그리고 자발적으로 결정권을 AI에 이양해왔다"며 '생각의 외주화'에 주목한다.
저자들은 "AI의 오류와 환각보다 무서운 것은 AI가 답을 줄수록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책은 AI 과의존을 △1단계 위임 △2단계 의존 △3단계 위축 등 3단계로 분류한다. 자동비행장치가 발달하며 조종사들의 수동 비행 능력이 저하되었고, 이것은 일부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 업계는 이에 수동 비행 훈련을 의무화했다. 저자들은 "계산기가 있어도 기본적인 산수를 배워야 하듯, 글쓰기 도구가 있어도 직접 쓰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하며 "편의는 취약성을 낳는다. 그 취약성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를 배신한다"고 경고한다.
책에 따르면 AI의 즉각적 답변은 뇌의 도파민 회로를 자극한다. "10분 고민해서 스스로 풀어내는 깊은 만족감을, 1초 만에 얻는 즉각적 해답이 대체"하는 시대, 인류는 '지연된 만족'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로 바뀌고 있다. 데카르트의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나는 검색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바뀌어야 할 판이다. 언젠가 우리가 검색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다면, 우리의 사고는 멈추고 우리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어느 순간 AI 없이는 한 줄도 쓰지 못하는 나를 발견할지 모른다. "인지적 편안함이 인지적 무력함"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어떤 순간에도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와 사소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인간으로 남기 위한 훈련'을 제안한다. △AI보다 5분 먼저 생각하기 △AI 답변에 항상 '왜'라고 다시 묻기 △시간을 들여 읽고 쓰며 느리게 생각하기부터 △넷플릭스와 유튜브 설정 메뉴에서 '자동 재생' 기능 끄기 등이다. 저자들은 "기술은 끊임없이 우리의 생각을 빼앗으려 할 테지만, 우리는 여전히 내 삶의 주도권을 지키려 애쓸 것"이라며 인류를 긍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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