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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檢 보완수사 없었다면 아들 사건 묻혔다"…고 김창민 감독 父의 호소

2026.07.18 07:00

초기 경찰 수사 중상해 혐의…검찰 보완수사 거쳐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보완수사 폐지되면 억울한 피해자들 호소할 곳 없어"
photo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피해자의 아픔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느꼈죠. 오죽하면 피의자와 경찰 측이 유착관계라고 의심했겠습니까."

구리 영화감독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故) 김창민 감독의 아버지 김상철(70)씨는 지난 7월 10일 사건 당시를 회상하던 중 이같이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발달장애를 앓는 당시 20세 아들과 함께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의 한 음식점을 찾았다가 옆자리의 손님들과 시비가 붙은 뒤 집단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었다.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약 18일 만인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고 4명에게 새 생명을 나눠줬다.

당초 사건을 접수한 구리경찰서 형사과는 현장에 있던 일행 6명 가운데 이모씨 한 명만 중상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김 감독이 식기를 먼저 집어들었다"는 식당 종업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건을 쌍방 간 다툼으로 판단했다. 이후 이씨에 대해 중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이를 기각했다.

유족 측은 이에 반발해 직접 확보한 현장 영상과 녹취자료 등을 검찰에 제출하며 재수사를 요청했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은 지난해 11월부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고, 경찰은 같은 달 임모씨를 추가로 입건해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총 네 차례 신청한 뒤 지난 3월 24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지난 4월 2일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2부에 특별수사팀을 꾸려 피의자들의 주거지 및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특별수사팀은 목격자와 관련자 16명을 조사하고 김 감독 진료기록에 대한 법의학적 검토까지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의자 이모씨가 범행 직후 "죽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때렸다"는 취지의 통화녹음을 추가 확보했다. 검찰은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두 피의자를 지난 5월 21일 살인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아들을 먼저 보낸 김 감독의 부친 김상철씨는 중국 등지에서 제조업을 하다 현재는 구리에서 인터넷 언론사 '전국시민의소리'와 환경시민단체 '갈매천가꾸기시민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구리시 갈매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주간조선과 만난 그는 최근 국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과 관련해 "정치권의 논쟁을 떠나 실제 피해 당사자 입장에서는 보완수사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이마저 폐지되면 억울한 피해자들은 호소할 길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처음에 '경찰을 믿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는데, 경찰 수사가 미진했다고 보나. "10월 20일 사건 당일 현장 출동 당시부터 경찰이 피의자 무리를 현장에서 체포하지 않고 인적사항만 확인한 후 돌려보냈다. 당시 의식불명이었던 아들이 '걸어서 구급차에 탔다'는 거짓말에 대한 검증도 없었다. 1차 수사 당시 아들이 코마 상태인데도 '중상해죄'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심지어 기각됐다. 2차 수사 때 아들이 사망했고, 사망진단서를 제출했는데도 청구 내용과 결과는 같았다."

- 경찰 수사를 불신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수사가 진행되는지 물어봐도 답을 하지 않고 이상하게 행동했다. 그러더니 1차 수사 기각 판결이 나왔다. 이미 이때부터 억울한 마음이 들어 신뢰가 흔들렸다. 2차 수사에서는 확보한 자료와 증인 증언을 제출했고, 네 번에 걸쳐 영장을 청구했다. 추가로 특정된 임모씨는 이미 특수폭행죄 집행유예가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도 기각됐다.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고 나중에 알게 됐는데, 1차 수사 결과는 3일 만에 나왔다고 한다. 경찰들은 기각 사실을 미리 알고도 내 문의에 '아직 모른다' '영장 청구 안했다'라는 식으로 일주일 이상 지연시켰다. 나를 기만한 것이다."

photo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 검찰이 보완수사를 지시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통보받았나. "경찰 수사 기각 이후 확보한 자료와 증인 증언을 검찰에도 제출했다. 검사가 황당해하면서 '문제가 있다'더라. 그 길로 바로 보완수사가 시작됐다."

- 유족으로서 느낀 경찰과 검찰의 사건에 임하는 태도 차이가 있다면. "경찰과 검찰 간 수사력은 천지차이다. 경찰은 6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사람들을 불러서 조사했는데 아무 진전이 없었다. 반면 검찰은 바로 아들 사망원인을 파악한 후 피의자 전화기와 자택을 압수수색해 물증을 확보했다. 특별수사팀이 꾸려지고 한 달 만에 살인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죄로 구속이라는 결과를 이끌었다. 검찰 수사력을 경찰이 따라가지 못한다."

- 광주 장윤기 강간살인사건 수사은폐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당연히 존치돼야 한다. 더 나아가 검찰의 직접수사권까지 다시 살려내야 한다. 경찰이 수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경찰·검찰이 상호 견제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이런 수사력을 가진 경찰한테 다 맡기면 그 수사 결론을 믿을 수 있겠나. 아들 사건에서 경찰 수사가 미진했던 것도 견제가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논쟁을 떠나 적어도 살인·강도·성범죄 등 강력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뺏으면 안 된다."

-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찬성론자들은 피해자 이의제기 절차를 강화하면 된다고 주장하는데. "경찰의 폐쇄적인 시스템 안에서 이의를 제기한다고 그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 어차피 수사는 경찰이 하지 않나. 가재는 게 편이라고, 자기들 안에서만 움직이면 실제 피해는 우리만 받는다. 아들 사건도 지금 10개월이 다 돼간다. 내 고통은 어떻겠나."

- 검찰 수사에도 미흡한 점이 있다고 들었다. "검찰 수사를 통해 2명은 특정됐지만 당시 나머지 일행 4명에 관한 수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CCTV를 확인한 결과 그 4명 중 1~2명은 추가로 행위에 가담했다. 영상에서 현재 구속된 2명이 아들을 폭행하고 있을 때 일행 중 여자가 그들에게 달려들려 했다. 그러자 또 다른 남자 일행이 여자를 막았다. 이는 여자도 폭행에 가담하려 했거나, 혹은 폭행을 말리려던 여자를 남자가 막았음을 의미한다. 무혐의로 종결하더라도 최소한 이들에 대한 조사는 필요한데 일절 언급이 없다."

- 이 또한 검찰의 권한 문제인 건가. "검찰이 위축돼 있다. 경찰이 2명만 특정하고 종결하니 검찰도 그들만 조사한 것이다. 과거 판례를 조사해보니 일행이라면 방관하기만 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지금 그러지 못하는 건 검찰의 수사 권한이 보완수사에 국한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만약 검찰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아들 사건은 어찌 됐을 것이라 보나. "초기 경찰 수사 내용대로 '쌍방으로 싸우다 한쪽이 사망하며 끝났다'면서 묻혀버렸을 것이다. 보완수사가 없는데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법률 지식이 전무한 일반인은 어디에 도움을 요청하나. 경찰만 믿었다가는 억울한 피해자들이 더 늘어난다."

- 초기 경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사례가 이번이 예외적이라고 보나. "묻힌 사건이 한두 건이 아닐 거라고 본다. 아들 사건이 그나마 정의롭게 흘러갈 수 있었던 건 공론화 덕분이다. 지난 3월 24일 2차 수사가 기각된 후 언론에 엄청나게 제보해댔다. 그렇게 공론화가 되고, 이야기가 정성호 법무부 장관한테까지 흘러가서야 특별수사팀이 꾸려져 대대적 수사가 시작됐다. 법무부 장관한테 사연을 전달해야만 억울한 피해자들이 정의를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지금도 벌어지고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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