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금융회사 주인의 진짜 자격
2026.07.18 00:11
금융환경 바뀐 만큼 변화 필요
조미현 금융부 기자
네이버와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둘러싼 논란을 보며 지난해 대법원까지 간 이 사건이 떠올랐다. 대법원은 대주주의 불이익이 큰 만큼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로 금융위의 주식처분명령에 제동을 걸었다. 물론 법원이 공정거래법 위반을 가볍게 본 것은 아니었다. 앞서 1심은 담합 매출과 6억5000만원의 과징금, 관련자에 대한 인사조치가 없었던 점 등을 들어 사회적 신용을 문제 삼을 사유가 있다고 봤다. 다만 저축은행 부실경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담합을 이유로 시가 224억원 상당의 주식을 강제로 팔게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네이버와 두나무 앞에 놓인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저축은행 대주주 심사에는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등 예외 규정이라도 있지만 오는 8월 시행되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이런 예외가 없다. 네이버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두나무의 100% 주주가 되는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걸릴 수 있다.
고객 자산을 맡는 회사 주인에게 높은 준법성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복적인 법 위반은 대주주의 기업문화와 내부통제 수준을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특히 계열사 부당 지원이나 총수일가 사익 편취 등 금융회사를 사금고화할 위험은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등 경제 관련 법 위반을 일률적으로 금융사 대주주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이 타당한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경영권까지 제한하려면 법 위반 사실뿐 아니라 그 행위가 고객 자산 보호와 건전경영을 해칠 위험도 따져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적 신용을 폭넓게 판단한다면 환경·산업안전·개인정보 관련 법 위반은 왜 보지 않는지도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 위반의 책임을 가볍게 보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대주주 심사가 위법행위를 한 번 더 제재하기 위한 것인지, 고객 자산을 책임 있게 맡길 만한 주주를 판단하기 위한 것인지는 구분해야 한다.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흐려지고 사업 영역이 넓은 플랫폼 기업이 금융의 한 축으로 등장하는 등 금융산업은 크게 달라졌다.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한 심사 기준이 중요해진 이유다. 과거 잣대를 관성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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