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예측에 남아도는 일자리 추경
2026.07.17 17:33
본예산도 못쓴 사업에 증액
소부장 예산도 집행률 30%대
친환경차 전환, 15%사용 그쳐
"목적성·신속성 원칙 살려야"
정부는 고용 악화와 민생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그러나 추경에 편성된 항목 중 일부는 실제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수천억 원의 예산이 불용되거나 사업 목적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정된 본예산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정부가 재원을 추가 편성해 신속히 집행한다는 추경 원칙에 맞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2025회계연도 결산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로 일자리 창출과 소상공인 지원 분야를 위주로 추경 편성 시 예상했던 수요와 실제 집행 사이에 상당한 편차가 발생했다.
예정처가 추경과 관련해 지적한 사례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수요를 과도하게 추정해 추경을 충분히 집행하지 못한 경우와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하자 뒤늦게 사업 용처를 확대해 예산을 서둘러 소진한 경우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꼽혔다. 이 사업은 취약계층에게 구직촉진수당과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지난해 2차 추경에서 1651억5600만원이 증액됐으나 898억9000만원을 집행하지 못했다. 국회에서 추경 예산을 심사할 때도 목표 인원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항목이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도 비슷했다. 청년을 신규 채용한 기업에 장려금을 지급하는 사업인데 지난해 1차 추경에서 254억1600만원이 증액됐다. 하지만 연말에는 726억700만원을 불용 처리했고, 111억7100만원은 다른 인건비로 전용했다. 추경을 통해 증액까지 했지만 본예산조차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 셈이다.
산업 지원 사업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났다. '친환경차 보급 촉진 이차보전 사업'이 대표적이다. 해당 사업은 미래차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개편됨에 따라 부품기업의 친환경차 설비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이차보전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산업통상부는 2500억원 규모의 대출 공급을 목표로 추경에서 예산 19억2700만원을 증액했다. 그러나 실제 대출 실행액은 375억4000만원으로 목표의 15% 수준에 그쳤다.
국가첨단전략산업 소재·부품·장비 중소·중견기업 투자지원금도 1차 추경에서 686억4300만원이 신설됐다. 정부는 22개 기업에 예산을 일괄 지급했지만 연말 기준으로 실제 투자에 사용된 금액은 239억4500만원(집행률 34.9%)에 머물렀다.
예산을 모두 소진하기 위해 사업 범위를 넓힌 사례도 있었다. '소상공인 부담경감 크레디트'가 그렇다. 해당 사업은 소상공인의 전기·가스·수도 요금과 4대 보험료 등 고정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조5660억원을 편성했다. 예정처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차량 연료비, 통신비를 사용처로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추가된 용처에 사용된 예산이 전체 사용액의 47.7%를 차지했다. 예정처는 "기존 공과금, 4대보험료 지원만으로는 예산을 전액 집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추경 집행 과정의 비효율은 국가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재정보고서에서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이 올해 54.4%에서 2030년에는 61.7%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D2는 중앙 및 지방정부 부채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까지 합산해 산출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예산 운용에 대한 합리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추경은 낭비되는 부분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인선 기자]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민생지원금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