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인 1표제…이번 전대 주인은 150만 권리당원
2026.07.18 01:43
민주당 전대 D-30, 권리당원 7인에 들어보니
전당대회의 스포트라이트는 후보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한때 최대 60대 1까지 벌어졌던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중치가 사라지고, 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처음 적용되기 때문이다. 150만 권리당원의 선택이 후보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첫 전당대회다. 과거엔 접근전(대의원 상대)이 중요했다면 이번엔 고공전(당원)도 중요해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장외의 유시민·김어준씨 등이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이는 배경이다.
중앙SUNDAY가 만난 민주당 권리당원 7명이 최우선으로 꼽는 기준은 다르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인가였다. 하지만 지지 후보는 제각각이었는데, 여당 대표가 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의견과 민심을 정부에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면서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예외 허용 여부를 놓고도 당원들 사이에선 전면 폐지론과 신중론이 팽팽했다. 처음 적용되는 당대표 선호투표제를 두고는 “사실상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도록 강요하는 제도”라는 불만도 나왔다.
17일까지 진행된 후보 등록 결과 당대표 후보 5명과 최고위원 후보 1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21일 예비경선을 거쳐 본경선에 진출할 당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이 가려진다.
“지금은 대통령과 똘똘 뭉칠 때…검찰 보완수사권 남겨야”
고향이 부산인 김씨가 민주당 권리당원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 12월이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그때부터 매달 1000원씩 당비를 내고 있다. 권리당원은 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해야 투표권이 주어진다. 김씨는 “민주당 내 끼리끼리 문화와 (친명) 계파정치가 너무 심하다고 느꼈다”며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시행되면 나도 (정청래 후보에게) 힘을 보탤 수 있겠다는 생각에 권리당원이 됐다”고 말했다.
Q : 이번 전당대회가 ‘명청 대전’이라는데.
A : “정 후보는 누구보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다. ‘친명(이재명) 대 친청(정청래)’ 구도라는 말 자체가 맞지 않는다. 민주당에서 가장 우선인 건 당연히 이재명 대통령이다. 오히려 내가 보기엔 ‘친석(김민석) 대 친청(정청래)’ 구도에 가깝다. 결국 다 친명이라고 생각한다.”
Q : 검찰 보완수사권을 놓고 대통령은 예외적 범위에서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A : “뒤통수가 얼얼할 정도로 충격이었다. 이 대통령도 검찰로부터 본인이 풍비박산 날 정도로 엄청난 공격을 받지 않았나. 검찰이 표적수사를 하는 경우에는 ‘정말 사람을 물어뜯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검찰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느낀다.”
Q : 결국 선호투표제가 도입됐다.
A : “당헌·당규에는 결선투표로 명시돼 있는데 전준위가 사실상 통보하듯 결정한 걸 보면서 ‘당이 이렇게 운영돼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정청래-고민정-송영길-김민석 순으로 투표할 것 같다.”
Q : 차기 주자로도 정 후보를 지지하는 건가.
A : “그것까지는 아직 모르겠다. 소위 말하는 잠룡들도 아직 많이 남아 있지 않나.”
20년 넘게 전남에서 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한 박씨는 “호남은 과거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고, 지난 총선에서는 조국혁신당 비례대표를 밀어주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집약된 민심을 보여왔다”며 “이번에도 민주정치의 발전을 위해 호남의 뜻을 하나로 모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남 고흥 출신인 송영길 후보를 “호남의 아들”이라고 표현했다. 호남엔 권리당원의 약 30% 이상이 몰려있다.
Q : 호남 당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당대표의 자질은 무엇인가.
A : “호남 사람들은 이재명 정부가 국정 운영 과정을 생중계로 공개하는 모습을 보며 민주주의가 한 단계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의 국민주권 철학을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제대로 된 대한민국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본다.”
Q : 김민석 후보도 전북 익산에 집을 구했는데.
A :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었나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재명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냈다는 점을 고려해 저는 송 후보 다음으로 김 후보를 2순위에 두고 있다.”
Q : 송 후보는 김민석·정청래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뒤처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
A : “송 후보는 정치검찰과 오랫동안 싸워 무죄를 받아냈고 민주당에 복당했다. 이후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인천 연수에 가라, 광주에 가라는 식으로 당시 민주당 지도부가 너무 흔들었다.”
Q : 그렇다면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인가.
A : “만약 보완수사권이 폐지돼서 사건 초기에 경찰의 부실수사로 억울한 피해자가 생긴다면 그 피해자는 누가 구제해주나. 당장의 당권을 위해 훗날 억울한 국민 한 사람이 생겨도 외면한다면, 그게 오히려 대한민국을 혼란으로 이끄는 것 아니겠나.”
서모씨(34·서울 영등포구·송영길 후보 지지)
20대 후반부터 민주당 권리당원이었다는 서씨는 “정치 개혁안을 놓고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과 직장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 정책부터 챙겨야 정부 지지율도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는 “지금 민주당 분위기가 너무 한쪽으로 쏠려 있고 강성 팬덤의 눈치만 보는 것 같아 피로감이 크다”며 “송 후보가 당의 외연을 넓히거나 정책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라고 했다.
Q : 강성 팬덤에 피로감을 느낀 계기는.
A : “당에서 다른 목소리를 냈다고 ‘수박’이라고 욕하고 문자 폭탄을 보내지 않나. 특히 정청래 후보는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굉장히 강하게 몰아붙인다는 인상이 강하다.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 거부감이 든다.”
Q :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도입됐는데.
A : “‘당원주권주의’라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실제로는 목소리가 크고 극단적인 팬덤 당원들의 영향력만 더 커진 것 아닌가 싶다. ‘그들만의 당원주권’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균형을 좀 잡아야 한다. 저처럼 지금 당 상황에 답답함을 느끼는 온건파나 중도 성향 당원들의 표심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변수가 될 것 같다.”
Q : 선호투표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A : “1순위는 송 후보, 2순위는 김민석 후보를 적을 생각이다. 정 후보의 독주는 막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너무 ‘명픽(이재명 픽)’ 이미지가 강해서 다소 수동적으로 보이는 면이 있다.”
Q : 청년의 입장에서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A : “결국 민생경제와 주거 안정이다. 청년 입장에서 집값 부담이 너무 크다. 규제에만 집중하기보다 청년 대상 대출을 확대하고 주택 공급도 늘려줬으면 좋겠다.”
송모씨(40·서울 영등포구·김민석 후보 지지)
금융권에 종사하는 송씨는 이재명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그는 “검찰개혁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정권을 다시 재창출하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민주당이 집권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Q :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부동산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보나.
A : “다주택자를 무조건 때려잡는 방식은 정책적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다주택자는 전월세 공급자이기도 한데 이들을 압박하면 결국 전월세 물량이 줄어든다. 그러면 1주택자들이 서로 사고팔아야 거래가 활발해지는데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선 그것도 매물이 잠기게 된다.”
Q :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놓고도 논란인데.
A : “보완수사권은 폐지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 대통령과 김민석 후보가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아는데, 정청래 후보가 전면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건 맞지만 어느 정도 절충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 김 후보 다음으로는 누구를 지지하나.
A : “송영길 후보다. 개인적으로 송 후보에게는 민주당이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인천 지역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내줬고, 수감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도 당이 충분히 손을 내밀지 못하지 않았나. 그다음은 고민정 후보다. 정 후보는 당대표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Q : 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A : “지금은 이 대통령과 합심해 똘똘 뭉쳐야 하는 상황인데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대립각을 세운 것이 잘못됐다고 본다. 그렇게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대통령의 든든한 지지 기반이 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원들이 바라는 것은 대통령의 성공이지, 당내 갈등과 싸움이 아니다.”
임혜란씨(45·경기 고양시·김민석 후보 지지)
2년 전 정청래 후보와 박찬대 인천시장이 맞붙었던 전당대회에서 정 후보를 지지했던 임씨는 이번에는 김민석 후보로 마음을 바꿨다. 그는 “2년 전에는 정 후보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역할을 워낙 잘해 대통령과도 호흡을 맞추며 시원시원하게 일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런데 당이 혁신되기보다 오히려 퇴보했고, 당원들을 갈라치기를 하면서 당이 너무 시끄러워졌다”고 말했다.
Q : 왜 김 후보를 지지하나.
A : “이 대통령이 당선된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당에서는 분열만 일어나고 대통령은 혼자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당대표였을 때 수석최고위원으로 함께 손발을 맞춰왔던 만큼 대통령과 가장 빠르게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Q : 여당은 정부에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A : “그 말은 맞다. 정부가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당대표가 잘못한 부분을 지적하며 ‘이런 부분은 수정·보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면 왜 그렇게들 발끈하는지 모르겠다.”
Q : 선호투표제가 도입되는데.
A : “후보가 김민석·송영길·정청래 세 명으로 확정된다면 저는 1순위는 김 후보, 2순위는 송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송 후보도 국민을 생각한다면 당대표보다 내각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Q : 새 당대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A : “정부와 한목소리를 내며 국회에 계류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민생 안정을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검찰개혁은 물론 사법부 전반의 개혁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느 한 쪽이든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꼭 문제가 생기더라.”
“대통령 당 장악 안돼…당원주권·검찰개혁 적임자 뽑아야”
30년 넘게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최씨는 2021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개혁적이고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후보는 이재명이라고 생각해 그를 지키기 위해 당원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혼란스럽다”며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고 이를 통해 당까지 장악하려는 것처럼 보여 불쾌하다”고 했다.
Q : 왜 정청래 후보를 지지하나.
A : “당시에도 이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지한 것이지, 이재명 개인이 좋아서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원주권을 지켜내고 검찰개혁 같은 과제를 민주당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실현할 사람이 누구냐를 기준으로 정 후보를 지지한다.”
Q : 당원주권주의가 왜 중요한가.
A : “대의원에게 더 많은 표의 가치를 부여하는 게 잘못됐다. 그 대의원들을 누가 뽑았나. 결국 국회의원들이 자기 사람을 심어놓은 것 아닌가. 민주당 안에서도 그런 기득권 구조는 무너져야 한다고 본다.”
Q : 김민석 후보 지지 측에서는 여당이 정부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A : “한목소리를 낸다는 게 결국 대통령 뜻에 무조건 맞춰야 한다는 의미라면 그건 독재다. 대통령의 뜻과 민심이 다를 수 있으니까 당정이 조율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의 뜻과 민심이 엇갈릴 때는 여당이 민심을 대변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Q : 선호투표제가 도입되는데.
A : “1순위 외에는 어떤 표도 주고 싶지 않다. 선호투표는 사실상 표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 3번을 반드시 찍어야 하지 않나. 결선투표를 하는 이유는 선거 과정에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선호투표는 그런 선택의 기회를 원천 봉쇄하는 거다.”
홍수희씨(54·서울 광진구·고민정 후보 지지)
홍씨는 서울 광진구에서 20년 가까이 장애인운동 활동가로 일해왔다. 서울 광진을이 지역구인 고민정 후보를 지지하는 그는 “광진갑·을 지역 의원들을 여럿 만나봤지만, 가장 심지가 곧은 사람이 고민정 의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집회 등에서 고 의원은 광진 지역이 순번인 경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고 했다.
Q :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전당대회다.
A : “지역위원회 상임위원분들께 들어보면 ‘이거는 정청래가 모험한 거다. 이렇게 흘러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신다. 내면에는 정 후보가 한 번 더 (당대표를) 하고 싶어하니까 인기 끌기 식으로 한다고밖에 안 느껴진다.”
Q :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의견은.
A : “중요한 게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같이 갖고 있지 않나. 그리고 검찰이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되는데 너무 유착돼있다. 그래서 검찰개혁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완수사는 필요하다. 경찰이 조사한다고 해도 부족하거나 미흡한 부분은 분명히 있지 않나.”
Q : 선호투표제가 도입되는데.
A : “1번은 당연히 고민정이고 2번 3번이 좀 바뀔 수는 있으나 2번은 송영길, 3번은 김민석이다. 정청래 후보는 절대 안 할 거다.”
Q : 3인을 뽑는 21일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고 후보 통과 확률은 높지 않다.
A : “고 후보가 당대표가 될 생각으로 나가는 게 아니지 않나. 2030 세대가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비명 대 친명 계파 싸움을 꼴보기 싫어하고 있지 않나. 2030이 이 대통령은 좋아하지만 민주당은 싫어하는 경향이 분명하다. 그래서 고 후보는 젊은 40대 주자로서 2030 세대를 돌아오게 하려고 나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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