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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AI 독주 안 돼”…WAIC 첫 연설서 美 주도 질서에 정면 도전

2026.07.17 17:33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관람객들이 부스에 진열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상하이에서 개막한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인공지능(AI) 발전은 한 국가의 독주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연주하는 교향곡이 돼야 한다”며 중국이 글로벌 AI 질서와 기술 표준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8년 시작돼 올해로 9번째를 맞은 중국의 대표 AI 행사인 WAIC 개막식에 시진핑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행사 주제는 ‘AI 파트너, 함께 만드는 미래’로, 나흘간 1100여개 기업이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제품 300여개를 포함한 3000개의 제품을 전시한다.

시진핑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AI 분야에서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는 데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며 “폭넓은 합의에 기반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반도체와 AI 기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AI가 가져올 2차 위험을 엄중히 다뤄야 한다”며 “위험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AI를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연설이 글로벌 AI 거버넌스 형성을 주도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딥시크와 문샷AI, 즈푸AI 등 중국 기업들이 저비용 AI 모델을 앞세워 미국 기업을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기술 경쟁을 넘어 국제 규범과 표준까지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디아시아그룹의 조지 첸 분석가는 “중국은 AI 기술에서 다른 나라를 따라가지 않고 세계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관람객들이 AI 컴퓨팅 시스템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가 전시된 화웨이 부스를 지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행사장에서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재를 극복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기술 성과가 집중적으로 전시됐다. 화웨이는 첨단 AI 컴퓨팅 수퍼노드 시스템인 ‘아틀라스 950 수퍼포드’ 실물을 공개했다. 최대 8192장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연결해 매개변수가 조 단위에 이르는 대형언어모델(LLM)의 훈련과 추론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장비다. 중국산 개별 반도체의 성능이 미국 제품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로 반도체를 연결해 연산 능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중국 매체들은 “미국산 첨단 AI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중국의 컴퓨팅 생태계”라고 홍보했다.

중국의 대표 휴머노이드 기업 유니트리는 사람을 태운 채 이동할 수 있는 양산형 변형 로봇 ‘GD01’을 전시했다. 높이 2.7m, 무게 500㎏인 이 로봇은 상황에 따라 이족 보행과 사족 보행 형태를 오갈 수 있다. 행사 기간에는 튜링상과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전문가 1400여명이 참석하는 140여개 포럼도 열린다.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변형 로봇 ‘GD01’이 전시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되는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새로운 성장 동력인 ‘신품질 생산력’으로 육성하고 디지털경제 핵심 산업의 부가가치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12.5%로 높인다는 목표다. 중국 정부는 2030년 자국의 AI 관련 산업 규모가 10조위안(약 2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첨단 기술 전시 개최와 맞물려 미국 주도의 AI 공급망 질서에 맞설 국제 협력체도 출범시켰다. 중국을 포함한 29국은 16일 상하이에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설립 협정에 서명했다. 창립 회원국에는 중국과 러시아, 벨라루스, 세르비아, 쿠바, 브라질,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아프리카 10국과 아시아 12국이 포함됐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와 AI 공급망을 중심으로 동맹국을 결집하는 가운데 중국은 글로벌사우스(개발도상국) 국가를 중심으로 별도의 AI 협력 체계를 구축해 맞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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