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한겨레
한겨레
장윤기 사건으로 커진 보완수사권 논쟁, 언론은 시민의 숙의 도왔나

2026.07.17 11:41

[민언련, 7월 1~15일 기사 분석] 2436건 중 심층보도 거의 없어7월 1일 광주지방검찰청은 장윤기의 부친인 장아무개 경감이 장윤기의 주거지에 들어가 훼손된 리얼돌 등 성범죄 목적을 입증할 핵심 증거를 폐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다시 확인하면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쟁도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검찰과 경찰의 권한 배분뿐 아니라 피해자 권리와 국민의 형사사법 절차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언론이라면 정치권의 찬반 주장만 전달하기보다 보완수사권이 무엇인지, 왜 폐지 논의가 시작됐는지, 존치와 폐지를 주장하는 각각의 근거는 무엇인지 등을 시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합니다. 과연 국내 언론은 이번 논쟁을 시민의 숙의를 돕는 방향으로 보도했을까요.

정치권 공방에 묻힌 보완수사권 보도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광주지방검찰청이 장윤기 부친이 장윤기 범죄의 핵심 증거를 인멸했다고 밝힌 2026년 7월 1일부터 15일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17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검색어 '보완수사'로 검색해 총 2436건을 분석했습니다.

보완수사권의 필요성과 한계, 검찰개혁과의 관계, 해외 사례와 대안 등을 종합적으로 설명한 심층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보도 대다수인 2319건은 ▲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정치권 발언이나 여야 공방을 전달하는 보도 ▲ 개별 사건을 소개하며 보완수사권 언급하는 보도 등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특히 정치권 주장이나 정치공방을 전달한 보도가 1914건으로 전체의 78.6%를 차지했습니다. 언론이 보완수사권의 존치·폐지·숙의 입장을 직접 드러낸 보도는 117건(4.8%)에 불과했습니다.

 보완수사권 관련 보도 유형별 분류(7/1~7/15)
ⓒ 민주언론시민연합

숙의보다 존치가 압도한 언론 보도

언론사가 보완수사권의 존치·폐지 여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드러낸 보도 117건도 다양한 관점을 균형 있게 전달했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상당수 언론은 시민이 제도의 장단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숙의할 수 있도록 돕기보다 특정 논리를 강화하는 데 무게를 뒀습니다. 존치 필요성을 강조한 보도가 106건(90.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숙의 필요성을 강조한 보도는 8건(6.8%), 폐지 필요성을 강조한 보도는 3건(2.6%)에 그쳤습니다.

 보완수사권에 대한 언론사 입장 분류(7/1~7/15)
ⓒ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 <중앙일보>, 검찰 보완수사 사례 반복하며 존치론 강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 강조 보도를 각각 25건, 19건으로 다른 언론사보다 많이 내보냈습니다. 특히 두 언론은 경찰이 놓친 사건을 검찰 보완수사로 밝혀냈거나 혐의를 추가 입증한 사례를 반복적으로 소개하며 검찰 보완수사의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 강조한 언론사별 보도건수(7/1~7/15)
ⓒ 민주언론시민연합

<수면제 커피 먹여 친부 돈 4200만원 턴 '10대 남매'>, <아빠 수면제 먹인 뒤 폰 슬쩍…3000만원 대출 받은 '패륜 남매' 결국>, <옛 애인의 교제 남성 살해한 50대남… 검찰 보완수사로 스토킹 혐의 추가>, <전 여친 남자친구 살인사건, 검찰 "보완수사로 스토킹 혐의 추가">, <돈 받고 사설탐정에 '지명수배자 정보 유출' 현직 경찰관, 재판행>, <사설탐정에 경찰 정보 팔고 '단가표'까지…현직 경찰관 2명 기소> 등이 그러합니다.

보도에는 하나같이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범죄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는 내용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런 사례들을 잇달아 보도하면서 보완수사권 존치의 필요성을 부각했는데요. 보완수사권 존치를 직접 주장한 기사와는 별개로, 7월 1일부터 15일까지 '보완수사'로 검색된 단순사건 언급 기사 337건에도 검찰 보완수사의 성과를 강조하는 보도가 적지 않았습니다. 직접적으로 존치를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검찰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부각하는 효과를 냈습니다.

개혁신당 518명 여론조사, 검증보다 결과만 부각

대표적인 사례가 개혁신당이 발표한 보완수사권 관련 여론조사 보도입니다. <조선일보> '"보완수사, 검사가 직접 해야" 65.5% 개혁신당 여론조사'(7월 12일 최연진 기자)와 <중앙일보> '국민 10명 중 6명 "보완수사, 검사가 직접 해야"'(7월 12일 조문규 기자)는 개혁신당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경찰 수사에서 부족한 점이 발견돼 추가 수사가 필요한 경우 '검사가 직접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문제는 개혁신당 산하 개혁연구원이 7월 11일 실시한 해당 여론조사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조사방법(100% 무선 RDD 방식 ARS, 표본오차 ±4.3%포인트)은 소개하면서도 표본 규모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해당 조사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신고 대상은 아니지만 일반 정치 여론조사 기준에 준해 설계됐다"고 설명하며 조사의 신뢰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갤럽은 언론에 공표되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의 표본 규모가 대부분 1000명 안팎인 이유에 대해 "전국 성인 1,000명 정도면 전체 여론의 경향성을 파악하는 데 무리가 없으며, 한국보다 인구가 적거나 많은 나라에서도 공표용 여론조사 표본은 보통 1,000명 안팎"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해당 언론은 표본 규모를 기사에서 제시하지 않은 채 조사 결과를 비중 있게 소개하며 보완수사권 존치 주장의 근거로 활용했습니다.

검찰개혁 취지 인정하면서도 "충분한 숙의와 보완 필요"

JTBC와 MBC, <한겨레>와 <경향신문>도 장윤기 사건 이후 충분한 숙의와 보완을 주문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클로징>(7월 11일 김경호·김초롱 앵커)은 "아무리 좋은 취지의 개혁이라 해도 정교함이 떨어지거나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성공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실효성 있는 보완책을 제시해 제2의 장윤기 사건이 없을 거라는 믿음을 줘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JTBC <앵커 한마디/단 한 명의 억울함도 없도록>(7월 10일 오대영 앵커)도 "검찰의 '권한 남용'과 경찰의 '부실 수사'라는 양 극단 사이에서 최선의 묘수를 찾는 치열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겨레> '사설/여 형소법 발의, 국민 우려 해소 위해 철저히 숙의해야'(7월 9일)는 "새로운 제도 도입을 앞두고 제기되는 여러 우려 또한 최대한 해소할 수 있는 법안을 치열한 숙의를 통해 입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경향신문> '사설/민주당 보완수사권 논의, 개혁 초심과 현실성 조화 이뤄야'(7월 15일)는 "검찰의 수사농단을 막으려는 개혁이 경찰의 자의적 수사를 방치하는 폐단을 초래해서는 곤란"하다며 "수사권 남용을 막고 국민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당초 개혁 취지에도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회가 법안을 심도 있게 심사하고 의견을 수렴해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 유착 의혹과 부실수사로 인해 "경찰 수사권 독점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JTBC·MBC·<한겨레> <경향신문>은 <조선일보> <중앙일보>와 달리 검찰개혁의 취지를 인정하면서도 경찰 견제 장치와 피해자 보호 대책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는 '숙의론'을 제시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2026년 7월 1일~7월 15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17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키워드 '보완수사'로 검색한 보도 전체
- 방송 :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연합뉴스TV
- 신문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도 실립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한겨레의 다른 소식

한겨레
한겨레
1일 전
‘김병기 특종의 그늘’ 보도에 입단속부터 나선 뉴스타파
한겨레
한겨레
1일 전
유시민 "李 필연적 실패"… 경향신문 "유시민, 주장 과하다"
한겨레
한겨레
1일 전
종료 앞둔 종합특검 구속영장 잇단 기각…‘김건희 봐주기’ 사건 남았다
한겨레
한겨레
1일 전
‘장윤기 증거 인멸’이 부른 ‘친족 특례’ 논쟁…“처벌 해야” vs “인간 본능”
한겨레
한겨레
1일 전
구독 끊고 보도자료 막았지만... <열린순창> 지킨 건 순창 군민이었다
한겨레
한겨레
2일 전
노동부, 최저임금 제도 개선 착수…플랫폼 ‘최저보수제’ 도입 방안도 연구
한겨레
한겨레
2일 전
"사랑합니다·감사합니다"…의원직 잃은 권성동, 강릉 곳곳 내건 현수막
한겨레
한겨레
2일 전
[뷰리핑] 유시민 ‘저주’ 논란…청와대 내부 기류는
한겨레
한겨레
2일 전
“폐업 절벽 내몰릴 것”…1만700원 최저임금 후폭풍 [중기+]
한겨레
한겨레
2일 전
최저임금 심의 매년 벼랑끝 줄다리기…노동부, 제도 개선 본격화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