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특종의 그늘’ 보도에 입단속부터 나선 뉴스타파
2026.07.17 16:12
석연찮은 보도 지연 관련 내부 진상조사 언론보도에
유출방지 TF 꾸려…노조 “비민주적 조직에서나 할 일”
뉴스타파 집행위원회는 지난 15일 사내에 공지를 올려 ‘보고서 유출’의 재발을 방지하는 태스크포스(TF)를 3주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티에프는 자료 유출의 기초사실 확인, 문서 관리의 미비점 보완, 구성원 책임과 의무 명확화 등을 맡는다. 집행위는 “ 외부 기관에 대한 ‘뉴스타파 독립언론실천위원회’(독실위·노사 공동 기구) 보고서 유출 건은 독실위 위원들의 외부 유출 금지 요청을 어긴 부적절한 행위”라며 “집행위원들은 향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9월부터 김 의원의 비위 의혹을 연속보도해 대외적으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석연치 않은 보도 지연으로 뉴스룸 내 갈등이 있었다. 지난 2월 뉴스타파 노사 동수로 꾸린 독실위는 진상 조사보고서를 펴내며 “치열한 토론 대신 지시와 불응, 불신만이 자리 잡은 경직된 뉴스룸 문화”를 지적했다. 한겨레는 지난 1일 해당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뉴스타파 ‘김병기 특종’ 과정서 드러난 갈등과 상처…“책임자 견제 필요”)했다.
뉴스타파의 일부 간부들은 이에 대해 ‘보고서가 유출되다니 실망스럽다’,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또 산별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뉴스타파지부가 보고서를 제출한 것까지 문제 삼기도 했다.
노조 쪽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맞섰다. 이미 보고서의 존재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제보자를 내부 구성원으로 단정할 수 없고, 설사 맞더라도 제보자 색출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김성수 전국언론노조 뉴스타파지부장은 입장문을 내어 “제보자를 색출하는 건 비민주적 조직의 수뇌부가 하는 일”이라며 “뉴스타파가 공적 책무를 가진 기관에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면 뉴스타파 내부 일들과 정보도 최대한 공개하는 것이 맞는다”고 맞섰다. 또 독실위 보고서가 이미 공개할 만한 정보를 선별한 결과물이므로 그 이상의 비공개 요구는 권고일 뿐 강제력이 없다고 봤다. 기자들도 단체 대화방에서 ‘보도 갈등의 근본 원인은 왜 논하지 않냐’, ‘(유출 논란은)본질을 벗어난 문제’란 의견을 냈다.
뉴스타파는 정작 독실위가 권고한 건강한 토론 문화 조성, 데스크-취재진 신뢰 훼손 방지, 대표-총괄 간 편집권 행사 규정 명문화 등에 관해선 후속 조처를 논의하거나 티에프를 만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자료 유출에만 초점을 맞춘 티에프를 구성한 것은 “문제의 초점을 조직문화를 바꿔야 할 경영진에서 자료를 유출한 개인으로 옮기는 일”이라고 조직갈등 전문가인 서유정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조직 전체의 문제가 이미 드러난 상황에서 자료 유출만 문제 삼는 건 내부 고발자가 더는 발생하지 못하게 암묵적 압력을 가하는 행위” 라고 덧붙였다.
언론은 정부와 기업의 조직 보호 논리에 맞서 공익적 문제 제기의 가치를 내세운다. 그런데 막상 언론사조차 내부 문제가 불거지면 조직 보호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박영흠 성신여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언론사가 내부 정보 유출을 지나치게 금기시하는 폐쇄적 조직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자가 취재할 때는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과 공개를 주장하면서 정작 취재당할 때는 철저한 보안을 강조하는 건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정영주 서울대언론정보연구소 연구원도 “언론이 평판 문제나 조직 보호 등을 생각할 수는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의구심이 제기된 사안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재발을 예방하는 것이 오히려 대외적 신뢰와 조직 사기를 높이는 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한겨레는 박중석 뉴스타파 대표에게 이번 사안과 관련해 메일과 문자, 전화로 입장을 물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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