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차 물 뿌리고 쿨링재킷 입고… '지붕 없는' 산업 현장 폭염과 사투
2026.07.17 14:00
쿨토시, 식염 포도당, 보양식 등 제공
건설사들 작업시간 조정, 휴식 유도
한여름에 접어들며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잇따르자 전국 산업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붕조차 없어 열기를 피할 길이 없는 야외 현장 중심 기업들은 폭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총력전에 들어갔다. 살수차를 동원해 작업장의 열기를 낮추거나 각종 쿨링용품으로 체온을 조절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촘촘한 폭염 대책을 세운 대표적인 업종은 조선이다. 뙤약볕을 그대로 받으며 달궈진 철판 위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어느 곳보다 많기 때문이다. 이에 기온 상승에 따른 휴식시간 및 중식시간 연장은 기본이다.
HD현대중공업은 선상, 선실, 이동식 버스 등에 270여 개의 휴게시설을 마련했고, 작업장 곳곳에 그늘막과 몽골텐트를 설치했다. 환기팬, 이동식 대형 에어컨(스팟쿨러) 등 냉방장비도 총동원했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근로자들에게는 식염 포도당, 에어쿨링 재킷, 팬조끼, 쿨토시 등 혹서기 용품을 지급했다.
삼성중공업은 폭염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모니터링을 강화했고, 살수차와 쿨링포그로 물을 뿌려 작업장과 주변 온도를 낮추고 있다. 제빙기와 스팟쿨러, 에어쿨링 재킷 등도 구비했다. 한화오션은 냉방버스와 임시 휴게실, 스팟쿨러 등을 준비했고, 야외 현장에는 그늘을 만들기 위해 차광막과 파라솔을 군데군데 설치했다.
고온의 자재를 다루는 철강업계도 혹서기 극복에 여념이 없다. 포스코는 제철소에 냉풍기, 선풍기 등 냉방기기와 텐트, 아이스박스, 생수 등의 물품을 충분히 배치했다. 체감온도가 오를 때마다 작업 시간을 줄이고 휴식 시간을 늘린다. 현대제철은 냉장고와 혈압계 등이 있는 이동식 휴게버스와 음료 푸드트럭을 운영 중이다. 냉감 작업복과 아이스 안전모 패드, 온열질환 예방 키트 등도 지급했다.
한낮에 온도가 치솟는 물류센터 및 야외 노동이 많은 택배업계도 발 벗고 나섰다. CJ대한통운은 60세 이상 및 기저질환자 대상으로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필요시 배송 물량을 조정할 수 있도록 고위험군을 특별 관리 중이다. 체감온도 관측 시스템을 전국 40개 물류센터에 설치했고 현장 직원들에게는 허리선풍기 등을 지원했다.
땡볕에서 야외 노동이 불가피한 건설사들도 별도 대응책을 수립해 폭염에 맞서고 있다. DL이앤씨는 체감온도에 따라 휴식시간을 늘리거나 옥외 작업을 중단하는 기준을 세웠고, GS건설과 삼성물산도 폭염 수준에 맞춰 작업 시간 조정과 고위험 작업 축소 등을 시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근로자가 휴게시설 이용을 인증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해 휴식을 유도하고 있다.
각종 첨단 장비도 동원했다. 롯데건설은 '체감온도 사물인터넷(IoT) 모니터링 플랫폼'을 전국 80개 현장에서 가동하고 현장의 온·습도계가 실시간으로 측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 근로자의 체감온도를 5분 간격으로 업데이트한다. 위험 수위가 5단계로 분류돼 본사 및 현장 관리자는 상황에 따라 작업 중지 조치를 하거나 휴식을 부여한다. 대우건설은 AI 기반 폐쇄회로(CC)TV를 통해 근로자의 위험 행동과 이상 상황에 즉각 대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집중 건강관리가 필요한 근로자에게 체열 감지 손목 밴드를 제공해 체온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관리자에게 경고 알림을 송신하도록 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서 폭염은 큰 위험요소 중 하나로 자칫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엄격하게 관리 중"이라며 "임원진도 현장을 찾아 온열질환 관리 실태를 살피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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