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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팀 응원하던 ‘몽골 소년’…5명에 새 삶 남기고 떠났다

2026.07.17 11:01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태오군 사연 전해
6세 한국 와 자란 몽골 국적 고교생
교통사고로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 살려
16세 몽골인 이태오군( OTGON SANJMYATAV·오트곤 산지먀타브).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을 고향처럼 여기며 자란 몽골 소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전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6월11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16세 몽골인 이태오군(OTGON SANJMYATAV·오트곤 산지먀타브)이 심장·폐·간·양쪽신장을 기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군은 6월3일 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수술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평소 남을 돕고 베풀기를 좋아했던 이군의 성품을 떠올리며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누나 이윤아씨는 “태오는 자신보다 남을 먼저 돕던 아이”라며 “살아 있었다면 ‘내가 다른 사람을 더 도울 수 있게 해주지 그랬어’라고 말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태오군은 2010년 1월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태어났다. 6살 때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뒤 유치원과 초·중학교를 다녔고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몽골보다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더 익숙했던 이군은 축구 경기를 볼 때 한국을 응원하고 애국가도 자연스럽게 부를 만큼 한국을 고향처럼 여겼다. 농구·축구·유도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밝고 활달한 학생이었고, 한국에서 자신만의 사업을 일구겠다는 당찬 꿈도 품고 있었다.

함께 학교생활을 한 이들은 이군을 세심하고 다정한 아이로 기억했다. 중학교 졸업식 날에는 함께 사진을 찍을 사람이 없어 보이는 또래들에게 먼저 다가갔고,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반장으로 뽑힐 만큼 신뢰가 두터웠다. 장례식에는 친구와 교사 등 100여명이 찾아 이군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어머니 이순이씨는 “엄마의 사랑하는 아들로 태어나 줘서 고맙다”며 “태오에게 사랑을 주기만 한 것이 아니라 태오를 통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몽골에는 하늘로 떠난 영혼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다시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며 “나중에 꼭 우리 가족에게 다시 와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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