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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스스로 청소한다면? 치매 정복을 위한 발상의 전환

2026.07.16 04:46

[스타트업 인사이트] 리소좀 이온채널 기반 뇌질환 신약 개발사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
김성영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 대표. /더비비드

스타트업 인사이트. 스타트업 대표를 취재하면서 나눈 대화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남들이 다 하는 건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곳은 그만큼 경쟁만 치열하죠. 그렇지 않은 분야에 가야 새로운 기회가 있습니다.”

김성영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 대표는 보장된 길 대신 진입 장벽이 높은 영역을 제 손으로 뚫어내야 대체 불가능한 기회가 열린다고 믿는다. 의학전문대학원 대신 일반 대학원에 원서를 내고, 석박사 후 교수의 길 대신 산업계를 택한 선택 모두 그런 가치관에 기인한 것이다.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는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설립 3년 만에 신약 후보물질 ‘3BT-1’을 도출해낸 데 이어,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서울특별시와 함께 개최한 경진대회 ‘서울-이노베이션 스퀘어 챌린지’에서 30.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우승했다. 최근에는 서울바이오허브가 주관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SK바이오팜과 연을 맺었다.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가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는 핵심은 질병을 바라보는 독창적인 접근법에 있다. 기존 치료제들은 뇌 속에 쌓인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방식이 주류인데, 뇌부종이나 출혈 같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많아서 실제로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가 많지 않다.

반면 김 대표는 뇌세포가 스스로 찌꺼기를 치우도록 내부 정화 시스템을 되살리는 방식을 택했다.

뇌 세포는 자가포식(오토파지) 과정을 통해 불필요한 노폐물을 모은 뒤 세포 소기관인 ‘리소좀’을 통해 분해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리소좀의 기능이 떨어져 독성 단백질 응집체가 축적되고 주요 뇌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는 리소좀 막에 존재하는 이온채널 ‘TRPML1’에 주목했다. 노화로 둔화된 TRPML1을 활성화하면 리소좀 내부의 칼슘 이온이 세포질로 방출되는데, 이 신호가 리소좀의 재활성화와 재생을 자극해 세포의 자체 정화 작용을 촉진한다는 원리다. 이 원리를 이용해 TRPML1을 활성화하는 신약 후보물질 ‘3BT-1’을 발굴했다. 이 후보물질은 현재 임상 1상을 위한 독성시험 단계에 있다.

새로운 기전의 약물인만큼,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일이 과제였다. 김 대표는 이온채널의 활성 정도를 미세 전류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AI 기반 전기생리학 플랫폼 ‘아이온’(AION)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을 보고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기업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 부가 서비스 매출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의 접근법은 질병의 근본 원인에 초점 맞춰, 몸의 항상성을 회복시켜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보다 넓은 범위의 질병에 적용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조현병, 우울증, ADHD 등 기존 약물의 부작용 문제가 큰 정신질환까지 아우를 계획이다.

“회사를 안정적인 궤도로 키운 후에 이루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소아 희귀질환 분야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이 분야는 시장이 크지 않아 제약사들이 잘 뛰어들지 않는데요. 소아 희귀질한 연구센터를 세워서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어요. 이 꿈을 실현하려면 우선 지금 손에 쥔 일부터 성공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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