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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 늘어나면 치매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2026.07.16 00:36

건강관리, 계절 중심에서
기후 중심으로 바꿔 가야

폭염, 한파, 산불, 기온 상승 등 이상 기후 변화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기후 변화는 이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질병 발생과 관리 방식까지 바꾸는 ‘의료 변화’가 되고 있다. 지금은 기후 변화에 초미세먼지, 곰팡이, 감염병 확산이 연결되면서 새로운 질병 지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상 기후 자체가 질병을 양산하는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폭염은 초과 사망을 높이는 재해가 되고 있다. 여름철 일상화된 폭염은 체온 상승을 일으켜 심장 박동에 과부하를 주고 있다. 여기에 탈수로 혈액은 끈적해지고, 혈전이 생기기 쉬워졌다. 이는 여름철 심근경색증, 뇌경색 발생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 탈수 증가로 급성 신기능 손상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백형선

지구 온난화는 치매 발생에도 영향을 준다. 일본 도쿄과학대 공중위생학 연구팀은 65세 이상으로 같은 지자체에서 30년 이상 거주한 치매가 없는 고령자 5만7178명을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거주 지역에서 5~9월에 유난히 더운 날(최근 30년 일평균 기온 중 상위 10% 이상)이 총 30일 발생하면, 다음 해에 치매 발병 위험이 40~15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기온 상승이 수년에 걸쳐 이어지는 상황이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고온 스트레스가 기억과 관련된 해마 신경세포 퇴행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폭염 보호 대책이 고령자 치매 예방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무더위가 지속되면, 사람들은 외출을 줄이고, 운동을 안 하고, 사회활동이 감소하고, 수면이 나빠지고, 식사가 부실해지고,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런 변화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이뤄지면 인지기능 약화, 만성질환 관리 저하, 우울증 증가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하루 기온이 15~20도 차 나는 경우도 흔해졌다. 큰 일교차는 혈관의 수축과 확장을 롤러코스터처럼 불러서 혈압 변동이 심해진다. 이는 협심증, 뇌졸중, 편두통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연재해로 산불 발생이 늘고 있다. 산불 연기에는 초미세먼지, 벤젠,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등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이 폐 깊숙이 들어오면 천식,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증세 악화가 일어난다. 기온 상승과 습도 증가 등으로 곰팡이 질환이 늘어, 아스페르길루스, 칸디다, 피부진균증이 증가하는 추세다. 동남아 지역에서 유행하는 모기 매개 질환 뎅기열도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온 상승은 참진드기의 활동 기간을 늘린다. 이로써 진드기 매개 질환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농촌뿐 아니라 도심 공원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봄이 빨라지고, 가을이 늦어짐에 따라 꽃가루 비산 기간도 길어져 꽃가루 알레르기 계절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염병의 계절 개념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겨울 독감, 여름 장염이었으나, 이제는 호흡기감염바이러스(RSV), 코로나19, 수족구병,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등의 유행 시기가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불, 홍수, 폭우 같은 재난을 경험한 사람이 늘면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이에 기존의 계절 중심 건강관리와 의료에서 기후 중심 의료로 바꿔 가야 한다. 폭염·한파 경보를 활용해 고위험군을 미리 관리하는 보건 체계가 중요해졌다. 주거 환경의 단열·냉방·환기와 실내 습도 관리가 질병 예방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된다. 노인, 영유아, 임산부, 만성질환자, 야외노동자는 별도의 기후 건강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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