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피해자 알고 노린 정황…‘서장 지시’ 진술도 나와 윗선 수사
2026.07.15 21:44
증거 은폐 수사팀장 ‘서장에게서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와 연결 말라는 지시 받았다’ 진술
광주 고교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의 은폐·축소 수사 여부를 조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장씨가 전부터 피해자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을 포착하고 확인에 나섰다. 특별수사단은 이 사건 주요 증거를 은폐한 수사팀장에게서 ‘서장에게서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와 살인 사건이 연관이 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하고 수사를 윗선으로 확대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 규명 특별수사단’은 15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 장씨가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알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 나왔다고 밝혔다.
특별수사단 설명을 들어보면, 광주광산경찰서 수사팀은 사건 당일인 5월5일 장씨를 긴급체포하며 휴대전화 공기계를 확보했다. 장씨는 범행 전까지 쓰던 휴대전화를 5월3일 외국인 여성에게 스토킹 혐의로 신고당하자 영산강에 던진 뒤, 인터넷 사용 목적으로 공기계를 들고 다녔다. 수사팀은 공기계 포렌식 과정에서 그가 전부터 피해자 이채원(17)양을 알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을 발견했다. 하지만 수사팀은 “자살을 결심하던 중 피해자를 발견하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장씨 말만 들은 채 실제로 피해자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범행 목적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였지만 광산서 수사팀이 놓쳤다”며 “아직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사실로 확인되면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지검은 경찰의 설명에 대해 이날 언론 간담회에서 “경찰 수사기록에 이런 내용이 담기지 않았고, 장씨도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다’고 했다. 경찰보다 범위를 넓힌 추가 포렌식에서도 관련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양형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장씨가 피해자를 전부터 알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부실·은폐 수사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수사팀은 여러 증거를 무시하고 장씨에게 살인 등의 혐의만 적용하고 법정 형량이 무기징역 이상인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의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아 검찰과 경찰의 동시 수사를 받고 있다. 성범죄 계획을 부인했던 장씨는 지난 13일 2차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거기에 장씨가 피해자를 이미 알고 있었다면 시간을 두고 치밀하게 계획한 범죄로 사건의 성격이 바뀔 수 있다.
한편 특별수사단은 이날 수사팀장이었던 박아무개 경감이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의도적으로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박 경감은 사건 당일 장씨 주거지와 차량 수색 과정에서 성폭행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성인용품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고, 이튿날 팀원에게 장씨의 원룸 비밀번호와 차량 키를 현직 경찰관인 장씨 아버지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당시 광산경찰서장이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경찰 부실 대응 논란이 되풀이될 것을 우려해 박 경감에게 ‘관계성 범죄와 살인 사건이 연관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경기도 남양주에서는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스토킹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흉기에 여러차례 찔려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 사건을 감찰한 뒤 지난 4월 경찰관 2명을 수사 의뢰하고 16명을 징계위원회에 넘겼다.
다만 경찰과 검찰에 증거인멸 방조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입건된 당시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은 위법·부당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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