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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서둘러라” 대통령까지 나선 레버리지 ETF…‘예탁금 높이고 교육 강화’ 자율규제 통할까 [투자360]

2026.07.15 19:01

금투협, 증권사 CEO 긴급회의…기본예탁금 상향·리밸런싱 분산 검토
2주 만에 ‘-53%’·거래대금 하루 18조…과열 양상에 투자자 손실 확대
자율규제 첫발 뗀 증권업계…F4도 보완책 논의 착수
李대통령, 15일 금융위 업무보고서 “보완 대책 신속히 마련”
황성엽(오른쪽 첫번째) 금융투자협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와 10개 주요 증권사 대표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장 상황과 투자자 보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증권업계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 과열을 막기 위해 기본예탁금을 높이고 투자자 교육을 강화하는 등 첫 자율규제에 나섰다. 다만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하루 18조원을 넘어서고, 일부 상품은 이달 들어 수익률이 절반 이상 급락하는 등 과열 양상이 이어지고 있어 자율규제만으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전날 황성엽 회장 주재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10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긴급 소집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금융당국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각각 투자자 보호 및 시장 안정 방안 마련을 요청한 이후 나온 첫 업계 차원의 대응이다.

회의에서는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기본예탁금 상향이 핵심적으로 논의됐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려면 1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이 필요한데, 업계는 투자 문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투자자 대상 사전교육을 강화하고, 연령과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한 맞춤형 위험 안내도 확대하기로 했다.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책도 추진한다. 장 마감 직전 집중되는 리밸런싱 거래가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반영해 유동성공급자(LP)의 시장 안정 기능을 강화하고 거래 시점을 분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기초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참석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장 영향은 전체 거래대금보다 일일 리밸런싱에 필요한 실제 거래 규모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일일 리밸런싱에 필요한 주식 거래 규모는 약 7000억원에서 최대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증권업계가 자율규제에 나선 것은 시장 과열 조짐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14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18조27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ETF 거래대금(46조8625억원)의 약 39%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13일(12조1553억원)보다 하루 만에 6조원 이상 늘었다.

투자자 손실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평균 수익률은 -42.1%,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평균 -53.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초자산인 삼성전자(-21.26%)와 SK하이닉스(-27.81%)보다 손실 폭이 두 배 가까이 커지면서 레버리지 구조의 위험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증시 대기자금도 빠르게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4일 139조694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10일 105조5758억원까지 감소했다. 이후 13일 109조1157억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110조원을 밑돌고 있다. 급락장마다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며 저가 매수에 나선 영향으로 증시 대기자금이 빠르게 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법을 둘러싼 고민이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보완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에 대해 “보완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삼성·SK하이닉스 ETF 때문에 많이 당하고 계신 것 같은데 한국거래소도 ETF 때문에 시끄럽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시장관리자로서 저희 책임이 있어서 책임을 달게 받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4일 언론 공지를 통해 “레버리지 ETF 관련 사항은 F4(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서 살펴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도 하반기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재정경제부와 금융위,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참여하는 시장점검회의에서 시장 영향을 감안해 방안을 고민하고 논의하고 있다”며 “정리되는 대로 적정한 계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도 보완의 방향을 놓고는 고민이 적지 않다. 규제 보완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규제가 과도해질 경우 투자 수요가 해외 유사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기능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만큼 뚜렷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두고 “구조적인 문제여서 명확한 답을 찾기 쉽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감내 가능한 수준 이상의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가 높은 손실 위험뿐 아니라 가계의 재무건전성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증권신고서가 좀 일찍 들어왔는데 어떻게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후회를 많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일종목 ETF는 구조적으로 리밸런싱 거래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지만 최근 시장 변동성은 거시환경과 글로벌 반도체주 변동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향후 AUM 증가 추이와 변동성 국면에서 리밸런싱 거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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