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끝났다…상반기 국내 자동차시장 지각변동
2026.07.15 17:40
2023년부터 깊어진 국내 전기차 시장 캐즘(수요 둔화)의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상반기였다. 터널을 밝히는 헤드라이트 역할은 수입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가 맡았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풀어야 하반기 숙제는 그만큼 많아졌다.
① 신차 4대 중 1대 전기차
산업통상부는 15일 상반기(1∼6월) 결산을 겸한 6월 자동차산업 동향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팔린 차는 15만9725대다. 이 가운데 3만9031대(24.4%)가 전기차였다. 전년 동월 2만314대(13.9%)에 견줘 판매량은 1년 사이 92.1% 급증했고, 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상반기로 넓혀 보면 ‘신차 4대 중 1대는 전기차’ 추세는 이미 굳어진 모양새다. 이 기간 국내 판매 84만7630대 가운데 23.7%인 20만1096대가 전기차였다. 캐즘 한복판에 있던 2024년 상반기(8.4%, 6만6930대)와 2025년 상반기(11.2%, 9만2235대)에 견주면 ‘판매량 급속 충전’인 셈이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 내수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8.4%(1만101대)였다. 2월 들어 29.5%(3만6332대)로 크게 늘었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지침이 예년보다 일찍 확정됐기 때문인데, 이후에도 3월 25%→4월 25.7%→5월 27.8%→6월 24.4%로 판매 비중이 줄지 않고 있다. 3∼6월 미국-이란 전쟁으로 폭등했던 기름값이 전기차 수요도 함께 견인한 결과다. 상반기 팔린 신차 10대 중 6대(58.3%)는 휘발유차가 아닌 친환경차(하이브리드·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수소차)였다. 하이브리드차 상반기 판매 비중은 33.5%(28만4310대)로 지난해 상반기 34.3%와 큰 차이가 없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지난달 발표한 올해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전기차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2300만대 이상으로 예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는 올해 전 세계 신차 판매 가운데 30%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② 국내차 선전 가린 테슬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의 상반기 분석 자료를 보면, 기아 EV3(1만8009대, 46.4% 증가), EV4(7645대, 150.9% 증가), EV9(1460대, 97.3% 증가), 현대차 아이오닉5(1만1569대, 66.8% 증가), 아이오닉9(7002대, 101.8% 증가), 아이오닉6(4878대, 68.1% 증가), 케이지엠(KGM) 무쏘EV(3839대, 41.8%) 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주력 전기차 모델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기아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EV5는 상반기 전체 차종별 판매 대수에서 16위(1만5411대)에 올랐고, 상반기 출시한 다목적 전기차 PV5(2233대)도 선전했다.
다만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 맨 앞줄에는 테슬라가 있었다. 산업부 자료를 보면, 테슬라는 1∼6월 모두 5만6139대를 팔았다. 지난해 상반기(1만9212대)와 비교해 판매량이 192.2% 급증했다. 중형 SUV 모델Y가 4만3359대 팔리며, 하이브리드가 주력인 기아 쏘렌토(5만5426대)에 이어 상반기 국내 판매 2위에 오른 결과다. 돌핀·아토3·씨라이언7 등 중저가 모델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는 상반기 1만1675대를 팔았다. 지난해 1월 아토3을 출시하며 한국시장에 진출한 비야디는, 그해 상반기 128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가성비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이 먹히며 판매량이 807.9% 폭증했다.
상반기 기준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년 사이 10만8861대 늘었는데, 이 기간 테슬라·비야디 판매 증가분은 4만7316대이다. 산술적으로 늘어난 전기차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두 업체가 가져간 셈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중국 전기차 지커에 이어 샤오펑도 한국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뛰어난 샤오펑은 ‘중국의 테슬라’로 불린다.
③ 현대차 제친 기아
승용차 부문만 떼어보면 상반기 국내 판매 1위는 판매량을 전년 동기 대비 8.1% 끌어올린 기아(27만8665대)가 차지했다. 기아는 지난 5월 현대차그룹 합류 28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를 이긴 뒤 그 기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상반기 판매량이 9.7% 감소(26만3722대)하며 2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하반기 신차 출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5일 편의 사양을 강화한 연식 변경 모델 ‘2027 캐스퍼’(1546만원∼) ‘2027 캐스터 일렉트릭’(2847만원∼)을 출시했다. 가솔린·하이브리드 모델인 디 올 뉴 아반떼, 대형 전기 SUV 제네시스 GV90도 하반기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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