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수입 77%가 중동산 “위기 반복될 것···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해야”
2026.07.15 15:24
국내 나프타 수요를 절반 가까이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한국 경제 안보의 취약성을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중동에 나프타 수입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근본적으로 나프타 사용을 줄이는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중동 정세 변화와 나프타 공급망 위기’ 보고서를 15일 보면, 한국은 나프타 국내 수요 중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중동 지역 수입 비중이 7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나프타 공급망 위기가 단순한 일시적 국면이 아니라, 유한한 화석연료 수입을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진 중동에 의존할 때 일어나는 부작용이며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이란 전쟁 등 충격을 통해 화석연료에 기반한 나프타 의존 구조 자체가 경제와 안보의 취약점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며 “이는 의료·식품·포장재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산업까지 영향이 확산했으며 시차를 두고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까지 한 달 새 포장재 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의 가격은 25~50% 급증했다. 주사기 제조업체 출고가는 20% 인상됐다. 아스팔트 단가 역시 지난 4월 단가가 2월 단가보다 57% 높았다.
보고서는 정부가 기존 공급망 보호와 재고·조달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수입처 다변화 수준의 미봉책이 아닌 원자재의 대외 의존도 자체를 줄이는 구조 개혁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갑작스러운 공급 충격에 대응할 단기적 방안과 나프타 의존도를 원천적으로 낮추는 중장기적 해결 모델의 구축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다양한 접근법을 포괄하는 ‘탈나프타 순환경제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재활용 기술의 다각화, 나프타분해시설(NCC) 기반 생산 방식의 대체, 바이오 기반 소재 전환, 플라스틱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원천 감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재활용 방면에서는 폐플라스틱을 세척·파쇄 후 열변형을 거쳐 물리적으로 재생하는 ‘기계적 재활용’과 열분해 등을 통해 원료유로 환원하는 ‘화학적 재활용’, 난방유·디젤로 전환하는 ‘연료화’ 등의 다양한 기술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제품 생산법도 다각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보고서는 셰일가스 기반의 ECC나 석탄 기반의 CTO 공정을 주로 사용하는 북미나 중국에 비해 NCC 기반 방식에 의존하는 한국 석유화학산업이 유가 등락에 더욱 취약하다며 원료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활용성이 검증된 종이, 금속, 유리, 세라믹 등으로의 포장 용기를 대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층 복합 필름을 단일 소재로 전환해 재활용 공정을 개편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이소라 한국환경연구원 순환경제연구실장은 “플라스틱 가치사슬의 순환성을 높여 석유화학 원료의 국지적 공급 제약과 가격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높여야 한다”며 “나프타 의존도를 원천적으로 낮추는 중장기적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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