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 진화 선언
2026.07.15 16:59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 성장 국면을 맞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이었던 백신 생산사업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면서 차세대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며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651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3.5% 성장했다. 지난 1분기(1~3월)에도 매출 1686억 원을 달성해 증가세를 이어갔다. 성장세와 함께 연구개발(R&D)비 또한 2023년 1173억 원에서 2025년 1559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 송도 글로벌 R&PD센터를 중심으로 연구개발부터 공정개발, 품질, 사업개발까지 연결하는 통합 체계를 구축했다.
몇 년 전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을 이야기할 때는 코로나19가 빠지지 않았다. 국내 최초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과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은 회사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현재 회사의 성장 전략이 백신사업을 바탕으로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는 국내 시장을 넘어 남반구 국가 등 해외 공급을 확대하고 있고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수두백신, 장티푸스백신 등 자체 개발 백신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RSV 예방항체와 6가 혼합백신 등 글로벌 파트너사로부터 도입한 프리미엄 백신까지 더해지면서 자체 제품과 도입 품목이 균형을 이루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성장동력은 단연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GBP410’이다.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GBP410은 미국과 유럽, 호주, 한국 등에서 약 7,7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중간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결과를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를 좌우할 최대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여기에 사노피와 성인·고령층 대상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해 후속 파이프라인까지 확대했고 계약에는 최대 5300억 원 규모의 기술료 조건도 포함됐다.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폐렴구균 백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경북 안동 엘 하우스에는 전용 생산시설도 구축을 마쳤으며, 지난 5월 국내 백신기업 최초로 확보한 3000억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자금 역시 GBP410 연구개발과 상업화 준비, 생산 역량 고도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연구개발과 생산, 정책금융이 하나의 전략 아래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GBP410은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상징하는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또 다른 축은 글로벌 위탁개발사업(CDMO) 사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를 통해 유럽 생산거점과 CDMO 역량을 확보했다. IDT는 올해 1분기 연결 실적 확대를 이끌었을 뿐 아니라, 최근 글로벌 제약사의 에볼라 백신 CDMO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시너지를 입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원액을 생산하고 IDT가 완제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구조로, 양사의 협력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IDT는 생산기지를 넘어 글로벌 사업 확장의 거점 역할도 맡고 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와 IDT는 유럽연합(EU) 산하 HaDEA 프로젝트에 선정돼 마이크로니들 기반 차세대 독감백신 개발을 공동 추진하게 됐다. 유럽 공공 프로젝트 참여는 향후 글로벌 공공백신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발판으로 평가된다.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보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주사용 로타바이러스 백신 기술을 도입해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과 후속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영유아 RSV 예방항체와 mRNA 기반 백신 플랫폼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사업 구조를 살펴보면 하나의 방향성이 읽힌다. 기존 자체 백신과 도입 백신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다지고, IDT를 통해 글로벌 생산·사업 역량을 확대하는 한편, GBP410을 중심으로 미래 기업가치를 높이는 구조다. 여기에 차세대 파이프라인까지 더해지면서 성장축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백신 산업은 오랜 연구개발과 생산 인프라, 글로벌 네트워크가 축적돼야 성과를 낼 수 있는 대표적인 장기 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지난 수년간 그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해 왔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준비 과정이 아니라 성과에 쏠리고 있다. 내년 하반기 예정된 GBP410 글로벌 임상 3상 중간 결과와 IDT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대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다음 성장을 가늠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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